저작권법은 창작자 보호장치가 되어 왔는가
저작권법은 창작자의 노력을 장려하고, 제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다. 저작권법이 창작자들에게 부여하는 저작권은 창작자가 자신의 저작물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법에서 정한 방식에 따라 이용 허락을 하거나 금지시킬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1)
최근 웹툰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국내외 산업규모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나, 불법유통 문제 또한 심각해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1년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2) 2020년 웹툰산업 매출액 규모가 전년도 6,400억여 원에서 64.6% 이상 성장한 1조 538억여 원이었지만, 웹툰 불법유통 시장으로 인한 피해 규모도 약 5,488억여 원으로 급증한 것으로 추정하였다. 이는 웹툰 창작자 보호를 위해 저작권법 등 여러 제도적 장치가 존재하지만 웹툰 창작 환경은 여전히 녹록지 않은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웹툰 분야의 어려움은 웹툰 작가들이 사업자와의 계약에서 명확하게 권리관계를 정립하지 못하거나, 웹툰 이용자들이 불법 복제 내지 유통함으로써 주로 나타나지만, 웹툰 작가들이 저작권법 등 실질적 보호 장치를 잘 알지 못해 권리를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도 상당수 있다.
창작자의 불공정 경험은 여전히 존재
웹툰 창작환경 실태와 관련하여 웹툰 작가와 사업자 간의 계약관계를 보면, 먼저 웹툰 작가의 계약 상대방은 대부분 플랫폼 사업자·에이전시 등이었는데, 이 과정에서 웹툰 작가들이 불공정 경험을 하는 경우가 과반수를 상회하였다. 구체적 사례로는 2차적저작권·해외판권 등을 제작사에 유리하게 하는 계약, 매출 또는 정산 내역 미제공, 계약 체결 전 수정 요구 거절, 적정한 수익 배분을 받지 못하거나 제한하는 경우, 계약서에 포함된 전문 용어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는 경우, 기타 일방적 계약해지, 매절계약, 계약서 사전 미제공, 비밀유지조항을 근거로 전문가 검토를 받지 못하게 하는 경우, 계약범위를 벗어난 무단사용 등이 있었다.
이에 반해 웹툰 작가들이 웹툰 분야 표준계약서를 인지하고 있는 경우는 84.6%로 높았으나, 표준계약서 양식을 그대로 사용하거나 일부 계약조항만이라도 활용하는 경우는 38.6%에 불과하였다.3) 또한 웹툰 작가들은 웹툰 불법공유 사이트에 자신의 작품이 게재된 경험을 74.6%나 하였고, 최근 5개년간 저작권 침해를 받은 경험도 68.9%나 되었지만, 저작권 침해 문제가 발생하면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보다는 업계의 지인이나 동료의 도움, 혼자 대응, 인터넷 커뮤니티 활용 등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4)
저작권 침해 발생 시 창작자의 대응은?
웹툰 관련 저작권 침해 문제가 발생하면 창작자들은 권리구제를 위해 민형사상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먼저 형사절차는 저작권 침해사건의 경우 권리자가 고소를 제기하는 것이 원칙이나, 영리를 목적으로 상습적으로 저작권을 침해하는 경우 권리자가 아닌 다른 이도 고소를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권리자의 재산 등을 침해하거나, 원권리자를 달리 표시하여 공표하는 부정발행, 그리고 출처 표시를 하지 않는 경우 징역 또는 벌금에 처할 수 있으며, 침해 복제물의 몰수도 가능하다. 다음으로 민사절차는 손해배상 청구가 대표적이다. 저작권 침해로 권리자에게 손해가 발생하면 침해자에게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한데, 저작권법은 침해자가 침해로 인해 받은 이익액 또는 권리자가 침해로 인해 받은 손해액을 기준으로 손해배상액을 산정·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외에도 침해가 계속되거나 침해가 예상되는 경우 가처분·가압류·침해정지 청구를 할 수 있으며, 저작권 침해로 권리자의 명예가 훼손된 경우 명예회복을 위한 조치도 가능하다.
이러한 민형사상 절차가 저작권 분쟁과 관련하여 물론 종국적인 조치이지만 시간적·경제적 비용이 만만치 않아 도입된 것이 대체적 분쟁해결수단(ADR, Alternative Dispute Resolution)이다. 이는 분쟁 발생 시 아주 적은 비용으로 신속하고 간편하게,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재판에 의하지 않고도 관련 분쟁을 해결할 수 있다. 저작권 분야의 대표적인 ADR은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현재 운영하고 있는 저작권 분쟁조정 제도를 들 수 있다. 동 제도는 10만원 이내의 저렴한 비용으로 간단한 절차를 통해 조정신청이 가능하며, 조정절차가 진행되면 저작권과 해당 산업 분야의 전문가들인 조정위원의 도움을 받으면서 신청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분쟁을 마무리할 수 있다. 특히 조정절차 진행 중에는 비밀이 보장되고, 양 당사자 간의 합의로 조정이 성립될 경우 법원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부여된다는 장점이 있다.
창작환경 개선, 향후의 과제
정당한 권리를 보호 받을 수 있는 실질적인 창작환경 정착을 위해 관련 업계의 전문가들은 제정된 표준계약서의 산업현장 적극 활용 유도, 공정한 웹툰 저작권 거래 환경 조성, 저작권 침해 발생 방지를 위한 지속적인 예방 활동, 저작권 침해 발생 후 실효성 있는 사후 조치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함을 지적하고 있다. 전문가, 창작자, 사업자, 이용자 등 웹툰 관련 각 계층이 각각의 위치에서 창작이 가능한 환경으로 개선되기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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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저작권법은 창작자의 명예 내지 인격적 이익을 저작인격권으로, 창작자의 경제적·물질적 이익을 저작재산권으로 보호하고 있다. 이에 따라 창작자는 저작인격권에 근거해 자신의 저작물을 일반 공중에 발표할 것인지 말 것인지 결정하고, 자신의 저작물에 이름 또는 성명 등을 표시할 수 있으며, 다른 사람들이 창작자의 허락 없이 저작물의 제목, 형식 등을 함부로 바꿀 수 없도록 할 수 있다. 또한 창작자는 저작재산권에 근거해 자신의 저작물을 인쇄·사진촬영 등의 방법으로 복제, 상연·연주 등의 방법으로 공연, 방송·전송 등의 방법으로 송신 또는 이용, 미술저작물 등의 원본 또는 사본을 전시, 양도 또는 대여, 원저작물의 2차 사용 등의 행위를 다른 사람이 할 수 있도록 허락하거나 금지할 수 있다.
2) 이하 본 글의 웹툰 창작환경 실태 및 웹툰산업 규모와 관련된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2021.12.24.에 발행한 ‘2021 웹툰 작가 실태조사’와 ‘2021 웹툰 사업체 실태조사’, 2021.12.22.에 발행한 ‘2021 만화웹툰 이용자 실태조사’의 내용 중 해당 부분을 발췌 요약하였음.
3) 동일한 내용으로 진행된 웹툰 사업자 대상 실태조사에서는 사업자들이 만화분야의 표준계약서를 인지하고 있는 경우가 80.6%로 높았으며, 이들 사업자 중 79.6%가 표준계약서 주요 조항을 준용하고 가감 필요 조항을 반영하여 활용하고 있다고 하여 웹툰 작가를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와 상이한 결과가 나왔다.
4) 웹툰 이용자 대상 실태조사에서 웹툰 이용자들이 웹툰을 유료로 결제한 경험이 있는 경우는 44.3%이었고 그 비율도 증가추세에 있었다. 그리고 만화 내지 웹툰 불법 이용 경험이 55.6%로 전년 대비 약 5% 감소하였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