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속 웹툰 세상은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가?
전 세계 가입자 수 3억 명, 한 달 평균 2천만 명이 이용하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가 네이버웹툰과 만나 IP 융복합 서비스의 일환으로 ‘웹툰 테마파크’를 선보인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테마파크라면 사람들이 직접 방문하여 체험하고 즐기는 놀이 장소를 떠올리게 되지만, 메타버스 안에서 구현되는 IP형 테마파크라면 분명 현실과는 차별화된 새로움이 존재할 것으로 생각이 될 만하다. 그렇다면 과연 그 차별화는 무엇이고 디지털 콘텐츠인 웹툰 IP와 가상공간 기술을 활용한 메타버스가 어떻게 융복합하여 구현이 되었을지 알아보면서, 웹툰과 메타버스의 만남이 디지털 콘텐츠에 제시하는 미래를 짚어 보기로 하자.
△ 기기괴괴 in ZEPETO (출처_네이버웹툰)
가장 첫 번째는 웹툰의 작품 속 공간을 그대로 메타버스 안에 옮겨 놓은 것이다. 웹툰을 사랑하는 독자라면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웹툰 속 세상을 방문하여 구경도 하고, 사진도 찍고 싶을 것이 당연하다. 네이버웹툰은 첫 촬영지를 호러 스릴러 웹툰인 ‘기기괴괴’로 선정했다. 이것은 IP 선정에 있어 단순한 공간 탐방을 넘어서서 공포라는 컨셉을 적극 활용한 체험, 체감형 콘텐츠를 고려하고 있음이 예상된다.
△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 (출처_http://www.meta-ent.com)
두 번째는 웹툰의 캐릭터를 구현하여 제공하는 것이다. 웹툰 독자들의 작품을 감상하는 성향 중에는 작품 속 캐릭터를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고자 하는 목적이 큰 타입이 있다. 특히 게임 판타지나 로맨스 판타지 장르의 독자들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단순히 메타버스 안에 방문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자신이 직접 원하는 캐릭터가 되어 대리만족의 체험을 보다 직접적이고 능동적으로 행할 수 있으며 그 만족도 역시 크게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접근이나 시도는 네이버웹툰만이 아니라 카카오에서도 보인다. 2021년 10월에 넷마블의 자회사 넷마블에프앤씨가 설립한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 것을 보면 앞으로 동일한 방향의 프로젝트들이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이나 카카오의 움직임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메타버스의 특성 상, 투자와 운영을 위한 자금의 규모가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때문에 아직은 다른 웹툰 플랫폼 기업이나 웹툰 제작사들은 물론 개인 창작자들이 쉽게 뛰어들 수 없는 영역이라는 제한적인 특징이 있다. 따라서 웹툰 기업들과 웹툰 창작자들은 직접 메타버스를 구축하여 제공하기 보다는 네이버웹툰이나 카카오의 웹툰 서비스에 연재를 하면서 동행을 하는 방식이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이고, 향후 메타버스 플랫폼들은 그 안에서 자생적인 웹툰 IP 생태계를 구현하기 위하여 일반 기업이나 개인들이 참여하여 운영할 수 있는 별도의 다양한 상품들을 만들어 제공할 것이 당연한 수순이라 그 범위도 점차적으로 확대, 확장될 것은 뻔하다. 따라서 웹툰 산업은 이로 인해 새롭게 생겨나는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 모델과 이용 유형을 연구하고 준비해야 한다.
웹툰은 디지털 콘텐츠라는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이는 다시 말하면, ‘IP 기술 융복합’에 가장 적합한 기술 친화적인 대표 콘텐츠라는 말이다. 웹툰에 적용되는 기술은 그 목적에 따라 여러 가지로 나뉘는데 보통은 다음의 4가지 사례로 구분된다.
첫째. 작업의 효율과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
둘째. 작업의 속도를 단축시키거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
셋째. 작품의 시각적 효과와 퀄리티를 높이기 위한 목적
넷째. 작품 감상의 몰입도와 체험 수준을 높이기 위한 목적
초창기 웹툰과 메타버스의 결합은 이 중 네 번째 목적인 감상의 몰입도와 체험 수준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접근하였다. 하지만 기술이 발달하고 본격적인 활용에 대한 모델들이 제시되기 시작하면서 현재는 4가지 조건을 모두 포함하게 되었다. 첫째로는 현재 웹툰 배경에서 거의 100%의 수준으로 사용되고 있는 스케치업을 들 수 있겠다. 이는 웹툰의 배경을 드로잉하는 형태에서 3D 소스를 사용하는 형태로 전환시켰지만 이제 머지않아 모든 배경은 메타버스 안에서 구현된 공간을 활용하는 형태로 이루어질 것이다. 즉, 이미 메타버스 안에 구현되어 있는 컨셉별, 시대별, 시간별, 상황별, 상태별 공간을 통해 원하는 배경을 촬영하는 혁신적인 개념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원하는 공간을 찾아 내는 것은 물론 필요한 앵글과 거리를 조정하는 것도 가능하겠지만, 시간과 계절, 그에 따른 날씨를 포함하여 새것이거나 낡은 것, 폐허 혹은 폭발 등의 상태까지도 사용자가 지정하여 스케치업을 사용하던 때보다 작업 효율과 편의성은 크게 올라가게 된다. 이것은 바로 이어서 둘째 목적인 작업의 시간과 속도를 단축시키는 것을 만족하도록 하는 것이며, 셋째 목적인 시각적 효과와 퀄리티를 높이는 목적까지도 수용한다.
나아가 메타버스는 공간의 활용만이 아니라 캐릭터까지도 포함을 하는데 이는 아바타로서의 사용뿐 아니라 다양한 동작과 상황묘사를 통해 툰렌더링 방식을 거치면 웹툰에서의 등장인물로 활용이 될 수 있다. 결국 메타버스는 웹툰의 제작에 있어 배경은 물론이고 캐릭터까지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궁극적으로는 웹툰 체험을 넘어선 제작의 개념까지 도달하는 것이다.
이것은 두 가지 중요한 특이점을 만들어 내는데 메타버스를 통해 제작되어지는 웹툰으로 인해 작화나 채색의 스킬보다는 기획과 연출의 스킬이 주가 될 수 있다는 점, 일반인들도 기획과 연출만 보완이 되면 시각적으로 동일한 수준의 웹툰을 제작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이것은 굉장히 혁신적이고 뛰어난 장점으로 부각이 되기도 하지만 장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상황은 다양하고 수많은 작품을 만들어 낼 수는 있겠지만 작품의 질적 하향 평준화가 일어날 수 있으며, 특히 작품 간의 혹은 작가 간의 개성이 사라져 버린다는 치명적인 문제가 존재한다.
최근에는 이야기의 세계관을 공유하는 슈퍼 IP 유니버스가 아닌 메타버스 상의 공간을 세계관으로 공유하는 슈퍼 IP 유니버스가 시도되고 있다. 메타버스는 분명 우리에게 웹툰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 주고 있지만, 단점을 인지하고 장점을 잘 살려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