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만화축제 및 행사를 매년 주최하고 있는 한국만화영항진흥원(이하 진흥원)은 세계 유명만화축제와 긴밀한 네트워킹을 전개해 오고 있다. 이 글을 통해 해외 주요 만화축제에 대해 살펴보고 부천국제만화축제 등 우리나라 만화 산업과의 협력 현황 및 향후 전망 등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 2022 리옹만화축제 포스터(출처_https://www.lyonbd.com)
우선 올해 6월 부천국제만화축제와 업무협약(MOU)를 맺은 프랑스의 리옹만화축제(Lyon BD Festival)를 들 수 있겠다. 2005년에 시작된 리옹만화축제는 프랑스는 물론 유럽 만화계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중요 행사로 매해 6월에 실시된다. 프랑스의 주요도시 중 하나인 리옹 각처에서 유럽식 만화인 방드데시네 (Bande-dessinée)는 물론 아시아 만화, 그래픽노블, 미국의 코믹스, 일러스트레이션 등이 선보이는 대형 만화축제다.
△ 한국만화영상진흥원과 리옹만화축제사무국 업무협약식(출처_한국만화영상진흥원)
리옹만화축제사무국과 부천국제만화축제의 주최 측인 진흥원이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니 앞으로 양측의 만화축제 프로그램 교류는 물론 한국과 프랑스 사이의 만화, 웹툰, 방드데시네 문화 진흥을 위해 협력하게 될 것이다. 특히 리옹만화축제는 프랑스 및 유럽에서 앙굴렘국제만화페스티벌 다음으로 유명한 만화축제인 만큼 앞으로 유럽 만화와 우리 만화의 교류 및 만화 문화 산업 확산에 기반이 될 것이다. 프랑스는 이제 유럽 웹툰의 허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곳이 되었다. 따라서 이번 협약은 우리 작가들 및 기업의 유럽 진출에도 든든한 기반이 되어 줄 것이라 보인다.
해외 주요만화축제에서 단연 빼 놓을 수 없는 행사는 위에 잠깐 언급한 프랑스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Festival International de la Bande-dessinée d’Angoulême)일 것이다. 매해 1월 말에 실시되는 앙굴렘국제만화페스티벌은 그야말로 제9의 아트인 만화를 위한 세계적 축제다. 올해로 50회를 맞은 앙굴렘국제만화페스티벌에는 매해 40여국의 만화관계자 및 360여 개의 출판사, 5천여 명의 작가, 20만여 명의 관람객들이 참여한다. 프랑스 남서부에 위치한 앙굴렘이라는 도시 곳곳에서 4일 동안 진행되는 대형 행사다.
△ 2022 리옹만화축제 현장 (출처_https://www.lyonbd.com)
세계에서 모인 만화전문출판사 관계자들의 만남의 장이 되기도 하고, 각 출판사가 신간을 선보이는 무대가 되기도 한다. 유명 작가들의 작품전 및 도서전이 진행되며, 작가들에게서 직접 사인을 받는 부스가 마련되기도 한다. 앙굴렘국제만화페스티벌 주최 측에서 마련하는 여러 시상식, 강연, 라운드테이블, 다양한 기획전, 콘서트 등이 열리기도 한다. 2003년에는 한국만화특별전이 열려 일본 망가에만 익숙해졌던 프랑스, 유럽 관객들에게 한국 만화의 다양성과 위력이 소개되기도 했었다. 그 이후에도 축제 때마다 꾸준히 한국만화홍보관이 운영되어 일반 관람객들에게 한국 만화를 알릴뿐만 아니라 만화콘텐츠의 해외수출을 위한 수출 상담이 해마다 이루어지고 있다. 앙굴렘국제만화페스티벌은 앙굴렘시는 물론 같은 도시에 위치한 국제만화이미지단지(Cité Internationale de la Bande-Déssinée et de l’Image, 이하 CIBDI)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도 하다. CIBDI는 만화 도시 앙굴렘에서 실시되는 모든 종류의 만화 관련 행사 및 영화, 일러스트레이션, 도서 등 문화 산업 진흥을 위해 만들어진 곳이다. 이미 진흥원과 앙굴렘 CIBDI는 2011년 엄무협약을 체결하여 밀접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었다. 그러던 2021년에는 CIBDI, 진흥원, 앙굴렘시와 부천시가 4자간의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도시 간의 연계를 통해 문화·경제적 발전을 도모하도록 하는 유네스코 문학 창의도시인 앙굴렘과 부천시는 물론 진흥원과 CIBDI까지 힘을 모아 만화는 물론 각종 예술 장르에 있어서의 국제 교류 협력 사업 및 튼튼한 네트워킹 관계가 유지되고 있다.
△ 2022 루카 코믹스 앤 게임즈 포스터(출처_인스타그램@luccacomicsandgames)
한국 만화계와 밀접한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는 또 다른 대형만화축제 중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이탈리아의 루카 코믹스 앤 게임즈(Lucca Comics and Games)일 것이다. 1965년에 시작된 살로네 인테르나치오날레 델 코믹스가 그 전신이며 1996년부터 루카라는 도시로 옮겨 와 매해 10월에 열리고 있다. 유럽 제1의 만화축제로 매년 27만 이상의 관람객이 몰려드는 대형 행사다. 매해 한국 만화 관계자들도 참석해 한국 만화를 알리고 있으며 2017년 이후에는 한국 웹툰이 진출해 행사 측에서는 물론 관람객과 해외 만화 관계자들에게도 큰 관심을 끌고 있다.
△ 2022 뉴욕코믹콘 포스터(출처_인스타그램@newyorkcomiccon)
북미의 여러 만화축제 중 진흥원 및 만화관계자들과 꾸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행사 중 하나로 뉴욕코믹콘(Newyork Comic Con)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코믹스, 방드데시네, 만화, 그래픽노블은 물론이고 각종 비디오게임, 피규어, 장난감 등을 볼 수 있으며 코스튬 플레이로도 유명한 만화 축제다. 2006년 이후 매해 제이컵 K. 재비츠 컨펜션 센터에서 개최되고 있으며 10월에 열린다. 2018년에는 ‘코리안 웹툰&코믹아트 인 뉴욕’ 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뉴욕코믹콘이 열리는 나흘 간 우리 웹툰을 소개하는 자리였다. 이후 한국 웹툰 전시는 물론 작가들과의 만남 등의 행사가 열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세계 만화 축제 중 제 1로 꼽히기도 하는 코믹마켓 (コミックマ-ケット / Comic Market, 이하 코미케)을 빼 놓을 수 없을 것 같다. 여름과 겨울 연 2회 주로 도쿄빅사이트에서 개최되는 행사이다. 추정 관객만 약 120만 명 이상인 세계 최대 규모의 만화축제이며 1975년에 시작되었다. 원래는 동인지 연합 모임이라는 작은 행사에서 시작한 코미케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만화축제 중 하나로 정평이 나 있다. 원래는 아마추어 동인지 판매를 주목적으로 하는 행사였으나 만화출판, 애니메이션, 서브컬처 관계자들이 부스를 마련해 상품판매 및 홍보가 이루어지는가 하면 세계적 규모의 코스튬 플레이가 코미케의 네임 밸류를 높이고 있기도 하다. 해외만화축제 중 우리에게 익숙한 행사이기도 하고, 우리나라 만화 동인, 동인지 관계자들이 꾸준히 참여하고 있는 만화게임애니메이션 축제다.
다양한 스타일과 주제를 선보이는 우리 만화와 깊은 고찰이 담긴 한국 그래픽노블이 전 세계적으로 뻗어 나가고 있는 추세다. 뿐만 아니라 하나의 장르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웹툰은 해외 주요 만화축제는 물론 만화관계자들과 소비자들에게 있어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앞으로도 우리 만화 관계자들은 해외만화축제 및 주최 측 등과 각종 연계 관계를 유지하며 제9의 아트인 만화 산업의 진흥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