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에서 만난 이:세계 사람들
제25회 부천국제만화축제가 화려하게 개막, 드디어 기다리던 이:세계가 열렸다. 작년과 재작년에는 비대면 온라인 축제를 개최한 탓에, 3년 만에 열린 이번 축제는 여느 때보다 더욱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풍성하였다.
이번 축제의 주제는 “이(異, 二, e):세계로의 초대”로, 판타지 세상이라는 ‘異세계’와 디지털 만화 세상인 ‘e세계’ 등을 아우르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만화와 웹툰으로 시대와 세대가 함께할 수 있는 축제, 그 축제의 서막이 열린 것이다.
이번 축제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끈 것은 단연 코스튬 플레이어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수많은 코스튬 플레이어들이 참여하였고 그들을 보기 위한 사람들로 복작거렸다.
축제 기간 내내 만화박물관 일대 곳곳에서는 코스튬 플레이어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첫날 개막식이 진행되던 날, 레드카펫 포토행사에서는 전 세계 각국에서 모인 코스튬 플레이어들이 자리를 빛내 주었다.
멕시코 코스튬 플레이어, “저희는 멕시코 대표인데 한국에 처음 왔어요. 멕시코에서 열리는 코스프레페스티벌도 매우 유명하고 인기가 있어요. 그런데 오늘 이 축제에서 하는 모든 경험이 멕시코에서 경험하던 것과 많이 달라서 더 흥미로워요. 기대했던 것보다 놀랍고 모든 것을 다 담아 가고 싶어요. 다음에도 꼭 참여하고 싶어요.”
싱가폴 코스튬 플레이어, “싱가폴에서도 이런 축제가 많고 유명한 편이에요. 한국에서 열리는 축제에는 처음 오게 되었는데 너무 멋있는 것 같아요. 다음 축제 때도 기회가 되면 다시 오고 싶을 정도예요.”
해외에서 참여한 코스튬 플레이어들은 이번 축제에 대해 매우 흥미롭고 색다르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인터뷰 내내 연신 “어메이징”을 외치기도 하였다.
10월 2일, 축제의 셋째 날에는 코스튬 플레이어들의 진가를 볼 수 있었다. 국내외 14개국 코스프레대회 챔피언과 일반인 코스튬 플레이어들이 함께하는 제6회 경기국제코스프레페스티벌(이하 GICOF)이 개막하였으며, 다음 날인 10월 3일에는 GICOF 챔피언십 결승전이 열렸다. 전년도 챔피언인 필리핀에서 온 ‘재닌’의 <라푼젤> OST 공연을 시작으로, 올해 참여자들의 공연이 진행되었다. 한국 대표의 <DOOM>을 비롯하여 각국 코스튬 플레이어들의 화려한 코스튬과 열정적인 작품에 감탄과 감동이 끊이지 않는 시간이었다.
올해의 대상은 <바람의 검심>을 선보인 필리핀 팀이 차지하며, 올해 GICOF는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물론 전문적인 코스튬 플레이어들의 잔치만 열린 것은 아니다. 아마추어 코스프레대회도 열려, 프로 못지 않은 실력을 뽐냈다. 아마추어 코스프레대회에서는 <캐리비안의 해적>의 주인공 ‘잭스페로우’를 선보인 참가자가 수상의 영광을 차지하였다.
세계 여러 나라의 코스튬 플레이어들의 참여와 그들의 코스프레스를 보러 온 사람들까지, 모두가 현실과 다른 판타지 세계, 만화 세상에 빠져 온전히 이:세계를 즐길 수 있었던 시간이었을 것이다.
물론 약간의 아쉬움도 있었다. 내년의 축제 역시 더 화려하고, 더 완벽해질 수 있도록, 이:세계 못지 않은 또 다른 세계를 기대하며, 마지막으로 한국 대표 코스튬 플레이어의 말을 전하고자 한다.
한국 코스튬 플레이어, “지금도 좋지만, 앞으로 더 다양한 사람들이 더 많이 활동할 수 있게끔 편의 시설을 늘려 주면 좋겠어요. 정기적으로 주기적으로 즐길 수 있는 장이 마련되면 좋겠어요. 그리고 규모가 커진 것에 비해서 스태프가 많이 보이지 않아서 이런 부분이 조금 더 보완되면 좋겠어요. 이런 점이 조금 아쉬웠지만, 제가 만화 축제에 참여한 지 어느 덧 15년 이상이 되었는데요. 해를 거듭할수록 규모도 점점 커지고 GICOF와 같은 행사도 생겨서 더 재미있어지고 있는 것은 분명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