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산업 직무 현황(1부) _ 제작 부문
만화는 개인 창작으로 시작됐고, 여전히 혼자 작업하는 작가가 존재한다. 그러나 보편화된 주간 연재 시스템은 개인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의 노동량을 요구한다. 그래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협업 제작 방식이 도입됐다.
특히 웹툰 산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양질의 작품을 더 빨리, 더 많이 공급할수록 더 큰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협업 방식이 더 확산됐고, 다양한 전문 직무가 등장하고 있다.
웹툰 협업 제작 방법 구분
웹툰 협업 제작 방법은 크게 ‘작가와 작가 협업’, ‘대표 작가 중심 협업’, ‘기업형 스튜디오 협업’으로 나눌 수 있다.
‘작가와 작가의 협업’은 두 명 이상 대등한 관계의 작가가 다양한 방식으로 협업하고 작품 저작권을 공동 소유한다.
‘대표 작가 중심’ 협업은 작품을 기획하고 제작을 주도하는 대표 작가가 있고, 여러 전문 직무 작가가 조력자로 참여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조력자를 ‘어시(어시스턴트 작가)’라고 부른다. 이 경우 단기 프리랜서 계약으로 전문 직무 작가를 고용하고, 저작권은 대표 작가가 소유한다.
대표 작가가 웹툰 제작사를 설립한 후 제작사 사장을 겸하기도 한다. 이 경우 전문 직무 작가를 프리랜서 단기 계약하는 방식, 전원 직원으로 고용하는 방식, 또는 일부는 직원으로 고용하고 일부는 프리랜서 단기 계약하는 방식으로 나뉜다.
‘기업형 스튜디오 협업’은 대규모 자본으로 설립된 웹툰 제작사의 방식이다. 보통 제작 팀을 여러 개 운영한다. 이 경우도 전문 직무 작가를 모두 직원으로 고용하거나, 일부는 직원으로 고용하지만 일부는 외부 프리랜서로 단기 계약하기도 하고, 작품 제작을 총괄 관리하는 ‘웹툰 제작PD’만 직원으로 두고 그 외 모든 전문 직무 작가를 프리랜서로 단기 계약하는 방식 등이 있다.
작가와 작가
협업 |
ㆍ 두 명 이상 대등한 관계의 작가가 다양한 방식으로 협업
ㆍ 저작권 공동 소유 |
대표 작가 중심 협업 |
ㆍ 개인 작가가 본인 작품의 대표 작가를 맡고 작품 제작을 주도
ㆍ 필요에 따라 프리랜서 전문 직무 작가와 단기 계약 체결 후 협업
ㆍ 저작권을 대표 작가가 소유 |
ㆍ 개인 작가가 웹툰 제작사 설립, 대표 작가 겸 사장을 겸하고 작품 제작을 주도
ㆍ 필요에 따라 단기 계약으로 프리랜서 전문 직무 작가와 협업하는 경우, 일부 직원으로 채용하거나 또는 전원 직원으로 채용하는 경우로 나누어짐
ㆍ 저작권을 대표 작가가 소유하거나 웹툰 제작사가 소유 |
기업형 스튜디오
협업 |
ㆍ 보다 대규모 자본으로 웹툰 제작사 설립
ㆍ 웹툰 제작PD가 작품 기획 및 제작 관리, 참여 작가 관리
ㆍ 필요에 따라 단기 계약으로 프리랜서 전문 직무 작가와 협업하는 경우, 일부 직원으로 채용하거나 또는 전원 직원으로 채용하는 경우로 나누어짐
ㆍ 저작권을 웹툰 제작사가 소유하거나 참여 작가와 공동 소유하기도 함 |
△ 협업 제작 방식 구분
웹툰 전문 직무 현황
협업을 통한 웹툰 제작이 활발해지면서 관련 전문 직무도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작가와 작가 협업’의 경우 가장 흔한 방식은 이야기 작가와 그림 작가가 각 전문 직무로 협업하는 것이다. 또 드물긴 하지만 여러 작가가 집단 창작 방식으로 함께 이야기를 만들고, 직무 구분 없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면서 공동으로 원고를 제작하기도 한다.
‘대표 작가 중심 협업’은 대표 작가가 얼마나 원고 작업을 직접 담당하느냐에 따라 협업 구조가 달라진다. 가장 간소할 경우 대표 작가가 원고 제작 대부분을 책임지고, 채색 전문 작가 한 명 정도만 조력하기도 한다.
대표 작가가 웹툰 제작사를 설립한 경우 더 여러 단계로 분업이 이루어진다. 보통 대표 작가가 작품 기획, 이야기, 콘티, 밑그림까지 담당하는 경우가 많지만, 대표 작가가 그림을 주력으로 하는 경우 이야기 전문 작가의 조력을 받기도 하고 반대로 대표 작가가 이야기를 주력으로 하는 경우 그림 전문 작가를 고용하기도 한다.
그리고 선화 작업을 맡는 선화 작가, 채색을 담당하는 채색 작가, 배경 작업을 수행하는 배경 작가, 그리고 원고를 최종 마무리 하는 후반 마무리 작가가 차례대로 작업을 수행해 원고를 완성한다. 그리고 최종 검수를 다시 대표 작가가 한다.
이 경우 대표 작가가 총감독 역할을 하면서 참여 작가 관리, 품질 관리, 일정 관리, 인건비 지급, 복리후생 관리 등 다양한 행정 업무도 담당하거나, 이를 맡을 직원을 따로 두기도 한다.
‘기업형 스튜디오 협업’의 경우가 가장 세분화된 전문 직무 분업이 이루어진다. 이 경우 웹툰 제작PD가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그래서 웹툰 제작PD의 전문성, 역량, 책임감이 매우 중요하다.
첫 단계로 웹툰 제작을 위해 웹툰 제작PD가 신규 프로젝트 기획을 한다. 경영진이 기획하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아무래도 웹툰 주 소비층과 비슷한 세대인 젊은 웹툰 제작PD가 신작을 기획하는 것이 좀 더 웹툰 소비 유행을 반영하기 좋다.
오리지널 스토리로 웹툰을 제작할 경우 신작 기획 방향과 비즈니스 전략에 맞춰 이야기 작가를 발굴하고 섭외하는 것이 우선이다. 반대로 기획에 맞는 그림 작가를 먼저 구한 후 이야기 작가를 찾는 경우도 있다. 오리지널 스토리 작가가 그림 콘티까지 담당하기도 하고, 시나리오나 글 콘티만 제공하면 그림 작가가 그림 콘티부터 작업하기도 한다.
웹소설 원작으로 웹툰을 제작하는 노블코믹스 경우는 조금 다르다. 적당한 웹소설을 발굴하고 선별해 원작자와 웹툰화 계약을 체결한다. 인기작의 경우 여러 업체가 경쟁적으로 나서기 때문에 좀 더 빠르게 가능성 있는 원작을 발견하거나, 다른 업체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 경우도 기획에 맞는 그림 작가를 먼저 섭외한 후 어울리는 웹소설을 찾거나, 회사가 확보해 놓은 여러 웹소설 원작 중 하나를 그림 작가에게 고르게 하기도 한다. 또는 반대로 웹소설 원작자에게 여러 그림 작가의 포트폴리오를 보여 주고 선택하게 하는 방식도 있다.
노블 코믹스의 경우 각색 콘티 작가도 필요하다. 웹소설과 웹툰은 서로 표현하고 연출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웹소설을 각색 없이 그냥 그대로 웹툰으로 만들면 어색한 결과물이 나온다. 비유하자면, 외국어 소설을 한글로 번역하는 것처럼 웹소설 형식으로 만들어진 이야기를 웹툰 형식으로 번역하는 각색이 필요하다.
더 세분해 작업할 경우 웹소설 원작을 글 콘티로 각색하는 각색 작가와 글 콘티를 그림 콘티로 연출하는 그림 콘티 작가로 나누기도 한다. 각색 콘티와 원고의 자연스러운 조화를 위해 그림 작가가 각색 콘티까지 맡는 경우도 있지만, 참여 작가의 노동 부담을 줄이고, 좀 더 빠른 작업 진행을 위해 가급적 더 분업하는 것이 일반적 추세이다.
노블코믹스 제작에 참여하는 그림 작가가 선화까지 작업하기도 하지만, 캐릭터 밑그림만 그리는 경우도 많다. 이 경우 선화만 전문 작업하는 선화 작가가 작업을 이어 받는다. 선화 작업이 끝나면 채색 전문 작가가 색을 칠한다. 채색도 한 명의 작가가 담당하기도 하지만, 기본 밑색만 맡는 작가와 채색 완성도 향상을 전문으로 하는 작가로 나누기도 한다. 채색까지 완료된 원고는 배경 작가에게 넘겨진다. 예전에는 그려서 배경을 만들었지만, 최근에는 스케치업 같은 3D 툴을 활용하곤 한다. 배경까지 완료된 원고는 후반 마무리 작가에게 넘겨진다. 마무리 작가는 허술한 부분을 보완하고, 여러 가지 효과와 요소 등을 추가해 시각적 만족감을 높여 보다 양질의 결과물로 원고를 완성한다.
이 모든 과정 중에 웹툰 제작PD가 단계별 검수를 하고, 미흡한 부분이 있을 경우 수정 또는 보완 작업을 각 분야별 전문 작가에게 요청한다. 최종 결과물도 웹툰 제작PD가 검수한 후 바로 확정하거나, 최종 결정권이 있는 상급자에게 결재를 받아 확정한다.
이와 같이 웹툰 제작PD는 총감독, 기획자, 참여 작가 섭외 및 관리, 일정 관리, 품질 관리, 최종 결과물 관리 등 웹툰 제작 전반에 걸쳐 다양한 관리 업무를 수행하며, 회사에 따라 참여 작가 인건비 지급 처리, 연재 플랫폼 발굴 및 협상, 연재 원고 업로드, 작품 홍보, 작품 관련 이벤트 등 각종 행정 업무를 병행하기도 한다. 웹툰 제작의 시작, 중간, 끝을 모두 책임진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최근 웹툰 작가를 하다가 웹툰 제작PD로 전직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자신의 손으로 직접 웹툰 원고를 A부터 Z까지 제작해 봤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전체 과정을 더 잘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덧붙여 여러 참여 작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소통 능력도 필수다.
웹툰 제작PD |
웹툰 제작 관련 기획, 진행, 검수 등 총감독, 참여 작가 관리 등 |
원작자 |
노블코믹스일 경우 원작 웹소설 작가 |
각색콘티 작가 |
웹소설을 웹툰 형식으로 각색하고 콘티로 연출하는 작가 |
이야기 작가 |
오리지널 웹툰일 경우 웹툰 이야기를 만드는 작가, 콘티까지 작업하기도 함 |
밑그림 작가 |
콘티를 바탕으로 캐릭터 밑그림을 그리는 작가 |
선화 작가 |
캐릭터 밑그림에 선화 작업을 하는 작가 |
채색 작가 |
선화 원고에 채색 작업 하는 작가 |
배경 작가 |
그림 또는 3D 이미지로 배경 작업을 하는 작가 |
후반 마무리 작가 |
원고의 허술한 점을 보완하고, 여러 효과와 요소를 추가해 완성도를 높이고 원고를 마무리하고 완성하는 작가 |
△ 기업형 스튜디오 기준 웹툰 전문 직무 목록 예시
예전에는 혼자 힘으로 온전하게 원고를 다 만들 수 있어야 작가를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전문 역량만 가지고 있으면 해당 전문 직무로 일하는 전문 작가가 될 수 있다. 웹툰 작가로 일하고자 하는 사람이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많아진 것이다. 물론 여전히 개인 창작을 하는 작가도 많기 때문에 원한다면 그렇게 해도 된다.
그러나 기존 개인 창작을 하던 작가들도 웹툰 제작사를 창업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을 정도로 협업으로 웹툰 제작을 하는 방식의 장점이 상당하기 때문에 웹툰 제작 관련 전문 직무 세분화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서, 웹툰 산업 직무 현황(2부)_유통부문이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