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드라마가 웹툰으로
웹툰 시장은 국내 시장의 규모만 1조 원을 넘은 지 오래다. 세계 시장의 규모를 본다면 글로벌적으로는 더욱 엄청난 수익을 창출하고 있어서 앞으로 발전적인 예상 수익은 10조 원 까지도 가능할 전망이다. 이러한 웹툰의 수익이 극대화된 배경에는 다양한 콘텐츠로의 발전이 컸다.
스마트폰의 보급과 IT산업의 성장은 웹툰의 성장을 극대화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였다. 스마트폰으로 시간과 장소의 영향을 받지 않고 볼 수 있는 웹툰은 무료로 볼 수 있는 콘텐츠라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독자들로 하여금 수많은 작품들을 보다 쉽게 접할 수 있게 하였다. 짧은 시간에 스토리의 한 회가 만들어지는 성격상 빠른 호흡은 독자들의 마음을 휘어잡은 것이다. 그리고 매 화마다 스토리가 이어지는 이러한 극의 흐름은 드라마의 전개 방식과도 이어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웹툰은 드라마로 많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웹툰의 장점은 초기 제작비용이 적게 든다는 것인데 제작비가 100억 원을 훌쩍 넘는 드라마에 비해 상대적으로 웹툰 작가의 원고료만 있으면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도 제작할 수 있는 웹툰은 제작자 입장에서는 부담도 훨씬 덜 드는 제작 방식이다. 초창기에는 인기 있는 웹툰이 드라마로 만들어지기 시작했다면, 이후에는 드라마로 만들기 전에 웹툰으로 먼저 시도를 하고 반응을 보면서 드라마로 제작하곤 했다.
최초로 웹툰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진 작품 <메리는 외박 중>을 시작으로 정말 어마어마한 많은 웹툰들이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나중에는 드라마가 조금만 재미있으면 이거 웹툰을 가지고 만든 거 아니야 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현실까지 되었다.
웹툰의 파급력이 크다는 것이 입증이 되자 이제 인기 있는 드라마가 웹툰으로 만들어지는 제작방식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드라마를 웹툰으로 만드는 것은 여러 가지 형태가 있다.
△ <연애의 발견>, 별곡&멍짖 (출처_네이버웹툰)
첫 번째는 오래전에 인기가 있었던 작품을 다시 한번 웹툰으로 제작하는 것이다. 2014년에 드라마로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 <연애의 발견>은 8년이나 시간이 흘러서 웹툰으로 만들어졌는데도 반응이 엄청 좋으며 연재 중인 작품이다. 드라마로서의 향수를 가지고 있던 시청자들도 웹툰으로 보았을 때 색다른 매력으로 다가오는 점 때문에 많은 독자들이 웹툰 시장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웹툰이 드라마로 만들어져서 웹툰의 독자들이 드라마 시청자로 옮겨가는 것과는 또 다른 결과인 것이어서 더 긍정적인 면이 컸다. 드라마에서 좋아했던 대사들이나 장면들이 웹툰의 색다른 그림체로 보이고 마음에 드는 장면에선 잠깐 스크롤을 멈추고 감성에 빠질 수 있는 경험들은 웹툰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인 것이다. 일단 성공했던 작품들은 사람들에게 긴 여운을 남기기도 했고 향수 같은 것들도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독자층을 확보할 수 있다는 보장성이 있다. 제작자로서는 흥행 가능성이 높은 작품을 선호하기 때문에 되도록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들을 선별하게 되고 사람들은 이전의 드라마로서 기억되는 향수를 새로운 방식의 웹툰으로 만남으로서 보다 신선한 느낌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 <그 해 우리는 - 초여름이 좋아!>, 한경찰 (출처_네이버웹툰)
두 번째는 드라마에서 보여 줬던 스토리에 벗어나 보다 이전의 이야기를 다루는 프리퀄 웹툰의 제작 방식이 있다. 대표적으로는 2021년에 만들어졌던 드라마 <그 해 우리는>이 있다. 많은 인기가 있었던 작품인데 시청자들이 시즌2를 제작해 주기를 원했지만 제작자는 작품의 리얼리티를 해치지 않기 위해 불가하다는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드라마로는 만나 볼 수 없게 된 이 작품은 <그 해 우리는 - 초여름이 좋아!>의 이름을 가지고 웹툰으로 만들어졌다. 인기가 있었던 작품들은 자연스럽게 캐릭터들의 과거가 궁금할 수밖에 없고 작가 또한 미처 드라마에서 풀어내지 못한 과거의 내용들이 많이 있을 것이고 그런 부분들을 어떠한 방식으로든 풀어내고 싶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들의 얘기를 웹툰으로 만들게 되면 독자들의 궁금증과 흥미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고 색다른 재미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처음부터 드라마와 웹툰을 동시에 시작하는 제작방식이다. 대표작으로 2021년에 16부작으로 만들어졌던 <해피니스>가 있는데 동명의 웹툰도 같이 시작하여 51화로 연재가 끝났다. 우선 드라마를 보면 등장 캐릭터들은 아파트라는 하나의 공동체에서 고층과 저층으로 마치 신분을 나눈 것처럼 설정한 부분도 재미있고 의문의 병이 퍼져서 주인공들이 사는 아파트가 봉쇄가 되면서 점점 좀비처럼 변하는 스토리인데 그 과정에서 일반적인 사회의 축소판이라고 느껴질 만큼 다양한 일들과 사건들이 일어난다. 스토리의 전개 속도도 빠른 편이며 일반적인 좀비물과는 약간 결이 다른 느낌이다. 코로나 시대를 사는 우리들에겐 보다 현실적이고 사실적인 설정들이 훨씬 리얼리티로 다가온다. 그리고 웹툰과 같이 작품을 시작한 것도 재미있는 점이지만 웹툰의 스토리는 드라마와 조금 다른 부분이 있어서 또 다른 감상 포인트로 다가온다. 예를 들면 드라마에서는 새봄이라는 캐릭터가 감염되지 않았지만 웹툰에서는 감염이 되는 설정이다. 신작이라는 장점을 동시에 전달할 수 있고 작품의 인기가 올라가면 같이 동반 성공을 맛볼 수 있는 점이 강점이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리스크가 크다는 것이고 비록 같은 작품일지라도 장르가 다르기 때문에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 몇 배는 더 많아진다.
이런 식으로 드라마에서 웹툰으로 만들어졌던 작품들을 보면 <힐러>, <시그널>, <굿닥터>, <쌈 마이웨이> 등이 더 있다. 모두 드라마가 가지고 있는 매력을 더해 웹툰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살려서 좋은 사례를 보여주었다. 드라마를 웹툰으로 만들어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고 시장성이 있다고 입증을 한 것이다.
△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유일&화음조&이예지 (출처_네이버웹툰)
그런 점에서 최근에 종영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보여 준 에너지는 엄청나다. 초반부터 엄청난 반응이 오던 작품은 회를 거듭할수록 폭발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했고 그로 인한 콘텐츠로서의 가치는 기대 이상으로 커졌다. 대성공이었다. 그리고 제작사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웹툰으로 제작하여 서비스하기 시작하였는데 웹툰의 반응도 엄청 좋았다. 연재는 현재도 진행형이다. 비교적 짧은 호흡으로 읽어 내려가는 웹툰의 전개 방식은 보다 긴 스토리의 흐름으로 끌고 가는 드라마와는 차이점이 있다. 이러한 부분을 잘 이용하면 정말 매력적인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것이 웹툰이기 때문에 웹툰을 잘 보지 않던 TV 시청자들도 친근하게 느껴질 연출 방식을 많이 사용하면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형식의 콘텐츠를 보다 재미있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웹툰이 가지고 있는 가능성은 무한대라고 생각한다. 일반적인 제작방식에만 머물 것이 아니라 다양한 시도는 계속되어야 한다고 본다. 이렇게 서로 다른 장르의 이용자들까지 포용할 수 있는 작품을 많이 만든다면 웹툰이 가진 가치는 앞으로 더욱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