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웹툰 불법 복제의 역사
웹툰의 시작을 정확히 이야기하기 어렵지만, 1990년대 말 신문사의 인터넷 사이트에서 기존 종이 신문에 연재되던 만화를 온라인 사이트에서 제공하면서 사람들이 종이 신문에 실리던 연재만화를 인터넷에서 무료로 볼 수 있게 되었고 많은 사람이 만화를 보기 위해 신문사 사이트를 방문했었다. 그 후 2000년대에 포털사이트에서 웹툰 서비스를 시작하였고 다양한 웹툰이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으며 포털사이트의 주요 콘텐츠로 자리를 잡았다. 이때까지는 웹툰은 무료로 제공되었으며, 사용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된 측면이 강했다. 2010년도 무렵에 기존 인기작들의 연재 종료와 단행본으로의 출판이 이어지면서 웹툰 불법복제물의 유통이 본격화 되었다. 당시 웹툰 불법복제물은 주로 웹하드에서 유통되었는데 웹하드는 웹툰뿐만 아니라 음악, 영화, 방송 등 모든 콘텐츠의 불법 유통 통로로 그 문제점이 대두되고 있었다. 다른 장르의 불법 복제가 더욱 심각했던 상황에서 웹툰의 불법 복제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분위기마저 존재했던 것이 사실이다. 웹툰의 해외 수출 등 그 상업적 가치가 커지면서 2013년도 무렵의 해외사이트에서의 웹툰 불법 유통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지만 그 문제점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뒤로 다양한 웹툰 플랫폼의 등장과 유료 서비스의 개시와 함께 웹툰 시장이 성장했지만, 그만큼 불법 복제 문제도 커지게 되었다. 웹툰 불법 복제와 관련된 크고 작은 사건들이 많았지만 지난 2018년 5월에 ‘밤토끼’ 사이트 사건이 웹툰 불법 복제와 관련해 가장 큰 사회적 관심을 끌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부산 경찰에서 당시 가장 문제가 되었던 ‘밤토끼’ 사이트의 운영자를 검거하고 해당 사이트 메인에 부산 경찰이 검거했다는 사실을 올려서 많은 웹툰 작가들이 반가워했고, 사회적 경각심을 일깨우는데 큰역할을 했다. 그 후 2019년도 1월과 5월에 문체부 저작권 특별사법경찰이 ‘마루마루’와 ‘마루마루2’ 사이트 운영자를 검거하고 사이트를 폐쇄하였다.
[ 그림1 웹툰작가 마인드C의 밤토끼 검거 기념 만화 ]
[ 그림2 밤토끼(파란선), 마루마루(빨간선)에 대한 관심도 변화, 출처: 구글 트렌드 ]
단속 이후에는 해당 사이트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가 크게 하락하였고 이젠 그 기억조차 흐려졌지만 문제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제2의 밤토끼 사이트가 등장하고 유사 사이트들도 다시 생겨나기 시작했으며 지금도 여러 개의 불법 복제 사이트가 운영중이다.
2. 불법 유통 사이트 단속의 어려움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은 성공적인 단속 사례가 있기는 하지만, 불법 복제물을 유통하는 사이트 단속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며 그 원인은 다음과 같다.
* 글로벌 네트워크의 복잡성:
불법 웹툰 사이트는 대부분 해외에서도 운영되고 있고, 인터넷의 경계를 넘어 다양한 국가와 서버를 이용하여 운영되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행정권, 사법권이 미치질 못하고, 국경을 넘어가는 협력과 조치가 필요하다. 운영자 추적이 매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설령 운영자에 대한 정보를 확보하더라도 나라마다 다양한 법적 체제와 문화적 차이로 인해 협력과 정보 교환이 어렵고, 단속과 처벌 절차가 복잡해지는 문제가 있다.
* 사이트 운영자의 은닉성:
클라우드 플레어로 대표되는 CDN(Contents Delivery Network)이나 VPN(Virtual Private Network)등을 활용하여 실제 서버의 위치나 운영자의 정보를 파악하기가 어렵다. 불법 웹툰 사이트 운영자들은 익명성을 유지하며 CDN, VPN과 같은 기술적인 수단을 사용하여 추적을 피한다. 서버의 위치나 운영자의 신원을 파악하는 것은 어려운 작업이며, 이는 단속의 어려움을 야기한다. 또한, 사이트 운영자들은 추적을 피하기 위해 서버를 자주 이전하고 IP 주소를 변경하는 등의 방법을 사용하여 단속을 피하기도 한다.
* 빠르게 변하는 기술과 서비스:
불법 웹툰 사이트는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과 서비스에 적응하여 새로운 형태로 등장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의 단속 방식과 기술은 이에 대응하기 어렵다. 불법 사이트는 다양한 도메인, 암호화 기술, P2P 네트워크 등을 이용하여 접근성을 제한하고 추적을 어렵게 만들어 단속의 어려움을 증대시킨다. 또한, 불법 사이트 운영자들은 신속하게 사이트를 재구성하고 변형하여 법적 조치를 회피하는 경우도 많다.
3. 단속을 위한 한국저작권보호원의 노력
한국저작권보호원(이하 보호원)은 앞서 이야기 한 바와 같이 단속의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기술적인 역량 강화:
보호원은 디지털 포렌식과 사이버 수사 등의 전문 지식과 기술을 보유한 전문가들을 확보하여 불법 사이트를 탐지하고 추적하는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웹툰 인식 기술 및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하여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하고 불법 웹툰 사이트를 자동으로 탐지하는 시스템(저작권 침해 종합대응시스템)을 개발하고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단속의 효율성을 높이고 대응 속도를 높일 예정이다.
* 국제적인 협력 강화:
보호원은 국내외 저작권 보호 단체, 법 집행 기관,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 등과 긴밀한 협력을 유지하고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해외 권리자 단체뿐만 아니라 행정기관, 사법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여 국경을 넘어 불법 사이트를 추적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글로벌 저작권 침해 대응 체계를 구축해 가는 중이다.
* 법적인 대응 강화:
보호원은 불법 웹툰 사이트에 대한 법적인 대응을 강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관련 법률과 제도를 개선하고, 불법 사이트 운영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등의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광고주와 온라인 광고 대행 업체들과의 협력을 강화하여 불법 사이트의 수입원을 차단하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 교육과 홍보 활동 강화:
보호원은 웹툰 작가들과 독자들을 대상으로 저작권 보호에 대한 교육과 홍보 활동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웹툰 작가들은 자신의 작품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과 합법적인 이용 경로를 인지할 수 있도록 상담, 컨설팅을 추진하고 있으며, 독자들은 불법 사이트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합법적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해 다양한 홍보활동과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불법 웹툰 사이트 단속은 완전히 해결되지 않는 한계가 있다. 불법 웹툰 사이트 단속은 오랜 시간과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한 복잡한 과제이며, 완전한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 관련 기관, 사회적 참여자들의 협력과 지원이 필요하다. 단시간에 해결하긴 어렵겠지만 관계자 모두가 노력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불법 웹툰 사이트 단속을 위한 노력은 웹툰 작가들의 창작 열정과 권리를 보호하며, 웹툰 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지속 가능성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웹툰 작가들은 안정적인 창작 활동을 할 수 있고, 독자들은 안전하게 웹툰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웹툰 작가들은 자신의 작품이 존중받고 보호받는다는 인식을 갖게 될 것이며, 더욱 창의적이고 질 높은 작품을 만들어 낼 것이다. 독자들 역시 웹툰 작품에 대한 저작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합법적인 경로로 작품을 소비하는 문화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은 웹툰 불법 유통 사이트도 존재하고 단속이 신속하게 이루어지지 않지만, 지속적인 단속과 인식제고를 위해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작가들은 창작에만 전념할 수 있고 독자들은 감동과 재미를 느낀만큼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여 좋은 작품을 계속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될 것이다. 보호원을 비롯한 웹툰 불법 복제 단속을 위한 모든 사람의 노력이 빠른 시일내에 좋은 결실을 맺기를 바라며 글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