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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실전이다, 덤벼라 AI - 3부) 잡아먹을 것인가, 잡아먹힐 것인가?

저작권과 인식 등 가야할 길이 험난한 AI 기반 사항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행복한 창작의 장이 될 수 있기를

2023-06-07 김한재

잡아먹을 것인가, 잡아먹힐 것인가?

일자리에 대한 걱정이라는 건 언제나 우리 곁에 있었다. 웹툰 스튜디오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며 압도적인 분량과 높은 퀄리티의 원고들을 제작할 때 개인 웹툰작가들은 좌절했었다. 하지만 웹툰 스튜디오들이 현재 겪고 있는 현실은 펜터치, 채색, 후보정 등의 작업 단계에 필요한 인력 비용 상승과 수익 분배 비율의 증가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AI의 도입은 많은 변화를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AI는 웹툰 작화의 각 단계를 간략화하면서도 퀄리티를 유지하거나 향상시키는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스튜디오 입장에서는 작업 효율과 경제성을 향상시키는 유익한 선택일 것이다. 이런 변화는 필연적으로 일자리 감소를 초래할 것으로 보이는데, 특히, 펜터치, 채색, 후보정 등의 작업들이 AI로 대체될 수 있을테니 말이다.

이렇듯 웹툰 스튜디오의 시스템이 분업화되어 있는 현 상황에서 AI의 활용은 개인 웹툰작가들에게 오히려 매우 효율적인 방법으로 작용하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AI는 개인 웹툰작가들이 스토리라인 개발, 캐릭터 디자인, 배경 그리기 등에서 어시스턴트를 고용하는 것과 같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작가가 다양한 작업을 혼자서 처리했던 상당 부분의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또한 AI는 스케치, 레이아웃, 색상 채우기 등의 작업을 자동화하거나 가속화가 가능하게 해 주어 시간을 단축시키고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이는 작가가 더 복잡하고 창의적인 부분에 집중할 수 있게끔 창작환경을 개선시켜 줄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위의 흐름으로 보자면, 지금까지의 웹툰 스튜디오들이 안정적인 스토리와 연출, 그리고 많은 스텝들의 손을 거친 화려한 작화를 무기로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아왔다면, AI의 도움을 받을 개인 웹툰작가들의 입장에서 이 부분은 더 이상 스튜디오만의 무기가 될 수 없게 되었다. 왜냐하면, AI가 우리 삶에 더 깊숙히 들어와서, AI를 통해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비서를 다룰 수 있게 되었으니 개인 웹툰작가들의 작업 효율은 상당히 높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 그림 1 마감 넘기기 1초 전, 오픈한 네이버 툰필터 서비스를 발견함. ]


이제부터는 콘텐츠 IP의 싸움이다. 개성 넘치는 개인 웹툰작가들의 이야기와 그들만의 독특한 작화체를 따라잡기란, 스튜디오 입장에서는 상당한 도전이 될 것이다. 그래서 스튜디오는 더 이상 작화나 후보정에만 집중하기보다는, 그들만의 아이덴티티를 뚜렷하게 보여주는 스토리 작업에 더 많은 투자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AI를 활용 시 의도하는 바 대로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는 능력과 생성된 이미지에 디테일한 연기를 불어넣는 후작업 또한 중요한 요소로 잡힐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덤으로, 스튜디오의 조직 구조나 인력 배치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스튜디오의 방향성이 바뀌면서, 인력 관리와 조직 구조도 자연스럽게 변해야 하니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웹툰계는 스튜디오와 작가들, 그리고 사회는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AI 기술의 발전은 멈출 수 없는 흐름이지만, 이로 인한 사회적 영향을 최소화하며 발전해 나가는 방법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웹툰 스튜디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한편, 웹툰 스튜디오에 종사하고 있는 작가들의 방향을 잡아주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시점으로 보인다.


[ 그림 2 그리고 최진규 작가님이 생성해준 스테이블 디퓨전 버전의 이미지.]


또한 국내에서 AI를 바라보는 저작권에 대한 정리도 시급한 것으로 보이는데, 현행법으로는 창작자의 저작권이 보장되지 않을뿐더러 AI의 개발 영역은 제한없이 확장이 될 수 있겠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보 분석에 필요하다면 이용 허락 없이도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는 '정보 분석을 위한 복제·전공 허용 조항' 같은 것들이 포함이 되어 있는데 이는 창작자의 기본적인 권리를 무시하고 진행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리고 어떤 면에서는 AI를 활용한 작가의 저작권 문제를 비윤리적으로 해석하는 경우도 있어 이러한 모든 입장들을 조속히 정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부디 입장 편하고 흘러가는대로 굳어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과거에도 그러했지만, 웹툰 산업의 미래는 어느 전쟁터보다 치열한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고민하고 발전시켜, 전쟁터가 아닌 자유롭고 모두가 행복한 창작의 장이 될 수 있기를.


* 참고자료 및 관련 링크

(1) 네이버 이어 문체부도 무작정 AI 만세!···설 곳 없어진 웹툰 저작권, 여성경제신문, 김혜선, 2023년 04월 05일, 

https://www.womaneconom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6325&fbclid=IwAR3xhFpSNLGdFXdl_Fl3T2cr6hMdExKgZuuyADWxE-YAa5TN-Mcl4uB2FRw


1부) 기술의 발전과 현재

2부) AI 기술을 활용한 웹툰 제작 활용 및 사례

3부) 잡아먹을 것인가, 잡아먹힐 것인가?



필진이미지

김한재

강동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콘텐츠과 조교수 
만화애니메이션콘텐츠연구 노리토이 대표 

* 저서
Chat GPT로 만화/웹툰 제작하기, 2023
작가들을 위한 캐릭터 타로카드,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