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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네이버·카카오의 실적발표와 사라지는 만화경

2023년 2분기 네이버와 카카오의 실적 발표 내용과 주요 이슈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2023-09-15 장민지


지난 달 네이버와 카카오가 나란히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코로나19 이후 만화·웹툰 시장에서의 웹툰 플랫폼의 글로벌 확장이 가시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이 시기에 두 거대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분기별 실적과 향후 전략, 그리고 만화규장각에 아카이빙되고 있는 만화웹툰 유통 통계자료를 통한 웹툰, 출판만화, 전자책(만화부분)의 데이터를 꾸준히 살펴보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2분기 실적발표와 향후 전략들을 살펴보면 두 기업 모두 웹툰을 통한 IP 확장 그리고 나아가 해외콘텐츠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이는 해외콘텐츠산업 시장의 변화와도 연계되는데, 2023년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발표한 해외콘텐츠산업통계에 따르면 인쇄출판시장 규모가 하향하면서 2021년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반면, 전자출판 시장규모는 전체 감소세 가운데 증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출판시장의 디지털 전환 경향을 엿볼 수 있는 통계라 볼 수 있다. 이러한 콘텐츠산업의 흐름에 맞추어 만화산업 또한 급격한 디지털 전환으로 인하여 디지털 만화 분야의 성장률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외콘텐츠시장분석에 따르면 북미 만화시장의 경우 웹툰 콘텐츠가 Z세대를 중심으로 소비되며 확산된 것으로 드러났다. 글로벌 만화시장의 또 다른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일본시장도 마찬가지다. 전통적인 인쇄만화 시장이 발달한 일본에서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만화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했고, 그 중에서도 카카오가 운영하는 픽코마가 2022년 3월 기준 일본 웹툰 시장의 46.1%를 차지하고 있다(한국콘텐츠진흥원, 2023). 해외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네이버웹툰은 왓패드를 인수하여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를 설립했고, 카카오 엔터테인먼트는 타파스와 래디쉬를 합병하며 웹툰 콘텐츠 및 IP의 해외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한국콘텐츠진흥원, 2023, 75쪽)(1) 

각 기업의 실적발표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네이버의 경우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 이익 모두 2분기에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10.9% 증가했고, 순이익 또한 80.9%증가한 2천 867억원으로 나타났다. 그 중 콘텐츠 사업 분야 매출액은 4천 204억원 정도의 규모를 보이고 있다. 특히 네이버 웹툰의 2분기 기준 매출액은 3696억원, 거래액은 4448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말부터 3분기 연속 증가세롤 나타내고 있다(2). 영업적자 규모는 전년 동기의 절반인 130억원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의 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네이버 웹툰은 미국본사가 연결된 2020년 이후 손실액이 제법 큰 것으로 나타났다(약 1852억원)(3). 물론 기본적으로 매출액은 큰 규모이지만,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국내 네이버 웹툰과 달리 미국시장 진출과 함께 해외시장에 안착하기 위한 손실액 또한 함께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고무적인 것은 네이버 웹툰의 경우 일본 오리지널 비중확대를 통해 유료 이용자수를 증가시키면서 거래액 성장을 견인했다고 밝혔다는 점이다. 실제로 한국과 북미 시장 모두 유료 이용자당 결제액이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네이버 웹툰의 성장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지점이다. 

카카오의 경우 연결기준 2분기 매출액 전기 대비 17.4%, 전년 동기대비 12.1%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콘텐츠 부문 중에서도 카카오 스토리의 경우 매출액이 전기 및 전년 동기와 유사한 수준인 2,310억원을 기록했다. 일본에서는 피코마 7주년 기념에 맞춰 이벤트를 진행한 결과, 거래액과 매출액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콘텐츠 측면에서 K웹툰 지적 재산권(IP)이 전기에 이어 흥행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피코마의 트래픽과 플랫폼 운영 실적을 볼 때, 연재가 완료된 일본작품의 매출이 급성장하면서 성장의 원동력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동시에 카카오는 북미시장에서 사업구조 효율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이용자들을 위한 공급가능 작품수를 늘릴 예정이며, 하반기에는 타파스 앱 개편을 중점으로 하면서 IP의 양적 질적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웹소설을 확보하면서 타파스에 적합한 콘텐츠의 IP를 선별적으로 공급하고 확장시키면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상화에도 전략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는데, 오리지널 웹툰 IP를 활용, 슈퍼IP 활성화 기획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웹툰 산업과 온라인 유통의 다각화, 이용자 세분화의 진행

규장각에서 집계하고 있는 만화·웹툰 유통통계를 살펴보면, 2023년 2분기 웹툰 등록작품 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전년 동분기와 대비해서도 웹툰 부분에 있어서의 등록 작품, 신작 모두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은 전자책(만화부분) 비율이 급격하게 늘었다는 것인데 이는 실제로 플랫폼이 저작권을 확보한 인쇄만화(출판만화)를 전자책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서비스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웹툰 플랫폼의 수익성 창출은 새로운 신작과 오리지널 웹툰을 런칭하며 발생하기도 하지만 기존의 인쇄만화, 즉 종이 만화로만 유통되던 작품을 전자책으로 유통하면서 발생하기도 한다. 이전까지 절판되어 구할 수 없는 구작들을 전자책 전환을 통해 이용자들로 하여금 용이하게 접근할 수 있게 한다. 특히 웹툰은 연재를 진행하면서 편당 결제를 유도할 수도 있고, 완결된 후 전자책으로 전환하여 서비스하면서 유료결제 비율을 높일 수도 있다. 실제로 일본 웹툰 플랫폼 내부에서는 기존의 출판만화 형식으로 제공되거나 전자책으로 제공되던 만화를 세로스크롤인 웹툰 형태로 재연재, 혹은 재유통하면서 수익을 재창출하기도 한다. 이는 웹툰 플랫폼들이 저작권을 확보하고 이를 유통하는데 있어 다각화를 어떻게 진행해야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동시에 기존의 출판만화 시장에 익숙했던 독자들이 전자책으로 만화를 이용하면서 데스크톱이나 패드 등 다양한 하드웨어를 통해 만화를 이용하는 웹툰 이용 관습의 세분화도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웹툰을 이용하는 이용자들은 기존의 출판만화 형식에 익숙한 세대들뿐만 아니라 PC와 스마트폰 각각의 기기로 웹툰을 경험한 세대들이 혼재되어있다. 이 때문에 이용자 관습에 있어서의 다각화도 눈에 띄게 가시화되는 중이다.


배달의 민족과 웹툰, 만화경



전 세계 규모의 전자 상거래 유통업체인 아마존은 2014년에 트위치TV를 약 1조원에 인수한다. 트위치TV는 우리나라의 아프리카TV와 유사한 인터넷 방송 중계 플랫폼인데, 유튜브처럼 다양한 콘텐츠를 다루는 양방향 생방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게임 쪽 콘텐츠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아마존은 트위치TV를 인수하고 7년쯤 뒤 뉴월드(new world)라는 오픈 월드 유형의 게임을 출시하기에 이른다. 

우리나라에서도 물류회사인 쿠팡이 쿠팡플레이라는, 본업과는 무관해 보이는 콘텐츠 플랫폼을 출시 한 것도 이와 유사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대부분의 플랫폼 사업자들이 자신의 플랫폼으로 모여든 이용자들의 대부분의 시간을 점유하고 싶어한다. 이를 위하여 플랫폼은 자신이 주력하던 사업과는 무관해보이지만, 이용자들이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다양한 비즈니스 전략들을 실행하려고 하는 것이다. 아마존의 경우 게임이라는 콘텐츠 장르를 활용해서 이용자들이 자신들의 플랫폼에서 많은 것들을 해결하기를 욕망했다. 특히 게임이라는 장르는 매일 매일 접속해서 퀘스트를 수행하고, 이에 대한 보상을 꾸준히 지속해야하는 특성을 가진다. 그렇기 때문에 일회성의 접속이 아닌, 다회성 접속과 지속기간이 확장되는 콘텐츠적 특성을 갖는다.  

이를 통해 우리가 알 수 있는 사실은 콘텐츠와 관계없다고 생각했던 플랫폼조차도 끊임없이 이용자 관습을 성형하기 위해 콘텐츠를 제작하고, 이를 전 세계적으로 유통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이를 양면 시장(two-sided market)이라고 하는데, 넷플릭스가 게임 콘텐츠 등, 이전까지 주력으로 삼던 콘텐츠 산업이 아닌 것들을 자신의 플랫폼에 이식하려는 것 또한 이러한 전략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서로 전혀 관계가 없거나 무관해보이는 플랫폼일지라도 두 개의 개별 사용자 집단을 통해 네트워크 혜택을 제공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멀티-시장 플랫폼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제는 시장 점유율이 아닌 이용자의 시간 점유율이 중요해진 것이다. 

<배달의 민족> 또한 다양한 의도로 <만화경>을 시도했다. 2019년 음식과 배달 플랫폼으로 알려진 ‘우아한 형제들’이 웹툰 플랫폼인 <만화경>을 활용하여 문화적*사업적 확장을 꿈꾼 것이다. 무엇보다 10대 청소년들, 영-어덜트로 세분화된 젊은 독자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었다. 문화적으로는 자극적이지 않은 콘텐츠의 대중화를 지향하면서, <만화경>은 4년 여간 웹툰 플랫폼의 다양성에 기여한바가 크다. 동시에 사업적으로 <만화경>에서 웹툰을 일상적으로 접하는 이용자들은 상대적으로 배달의 민족 서비스를 더 많이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삼시세끼를 챙기는 것만큼이나 일상적으로 웹툰을 접하고 이를 통해 배달의 민족과의 동반 수익 상승효과를 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기도 했다.  

그러나 기존의 플랫폼 이용자들을 신생 플랫폼으로 끌어오기 위해서, 혹은 신규 이용자 확장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마케팅과 홍보에 있어서 대대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콘텐츠 이용관습이 한번 고정된 산업 생태계, 즉 거대 과점 플랫폼의 쏠림현상이 집중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국내 웹툰 시장 안에서는 새로운 시장 창출기회를 얻기에 신생 플랫폼은 굉장히 제한적인 기회를 갖는다. 이 때문에 만화경은 지난달 8월, 만화경 서비스를 2024년 5월까지 유지하고 종료하기로 발표한 것이다. 

물론 배달의 민족이 만화경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다양한 맥락이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기존 주력 사업 생태계 또한 세분화되고, 코로나19 이후 집 밖 활동이 많아지면서 배달앱 이용자들의 이탈 또한 가속화되기도 했다. 이러한 연유로 수익성이 낮은 사업들은 철수할 수 밖에 없는 전략이라는 분석 또한 나오고 있다.

만화경의 플랫폼 서비스 종료는 첫 번째, 다양한 산업적 경계를 아우르며 플랫폼이 확장될 수 있는가에 대한, 멀티-시장의 주요 사례가 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배달이라는 물류 플랫폼에서 콘텐츠의 다양한 실험을 진행하고, 이를 두 이종 산업 간의 시너지적 확장으로까지 나아갔다면 이후 더 다양한 타 산업 연계와 플랫폼 확장이 진행될 수 있었을 것이다. 

동시에 웹툰 산업은 이제 산업의 생태계적 요소를 모두 갖추고 원천 IP로서의 경제적 가치 확장으로 타 산업과의 융합과, 유동, 그리고 전환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산업적, 경제적 가치의 충분한 성장과 더불어 하나의 작품으로서의 웹툰, 그리고 작품의 사회·문화적 가치에 대한 고민을 이제는 시작해야한다는 것이다. 네이버에서 조석과 가스파드가 다시금 연재를 시작하는 이때, 우리는 웹툰의 문화적 가치와 생태계적 다양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웹툰은 기본적으로 종합예술작품이면서 동시에 콘텐츠다. 웹툰은 이 때문에 다양한 작품들이 끊임없이 생성될 수 있는 환경적 토대가 필요하다. 다시 말해, 창작 생태계가 획일화되지 않도록 작품의 문화적 다양성을 추구해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획일화된 장르, 반복되는 플롯은 이용자들의 피로도를 높일 수 밖에 없다.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가진 작품들을 발굴하고 이를 대중들이 충분히 소구할 수 있도록 창작 환경과 이용 환경이 다양화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창작자들이 상품가치로서만 자신의 작품을 대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과 창의력을 충분히 대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창구가 다양하게 존재해야만 웹툰 생태계가 풍요로워질 수 있다. 


(1) 한국콘텐츠진흥원(2023) <2022 해외콘텐츠시장분석>

(2) 이재현(2023.09.01.). 몸집 키우는 네이버웹툰, 2024년 상장추진, 풀어야 할 과제는. <머니S>

https://www.moneys.co.kr/news/mwView.php?no=2023083109524061767

(3) 김재훈(2023. 09.05).‘적자’ 네이버웹툰이 찾은 흑자전환 해법은 ‘AI’. <TOP Daily>

https://www.topdaily.kr/articles/94889

(4) 윤상호(2023.08.03.). 카카오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전문.<THEELEC>.

https://www.thelec.kr/news/articleView.html?idxno=22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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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지

작가, 문화평론가
경남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 조교수
前 한국콘텐츠진흥원 선임연구원, 前 한국여성학회 연구위원
2016 한국방송작가협회 한국방송평론상 수상, 2015 한국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 학술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