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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전공 대학의 성장과 지역발전의 긍정적 시너지

대학과 지역의 공동 성장을 위한 노력에 대해 알아보자

2024-09-16 김세종

만화전공 대학의 성장과 지역발전의 긍정적 시너지

2024년 기준으로, 만화 관련 전공이 있는 대학의 수는 70여 개에 달한다. 수도권을 제외하고서라도 50여 개의 만화 관련 전공 대학이 지역에 위치해 있다. 웹툰 산업의 성장으로 공공기관 역시 지역 발전과 웹툰 산업의 시너지를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2023년 기준,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의 지원을 바탕으로 웹툰창작체험관 37개소, 지역웹툰캠퍼스 10개소가 운영되고 있는 것이 하나의 예이다. 비단 공공의 이익을 위한 지원이 아니더라도, 관련 산업체에 대한 공간 제공, 인프라 제공을 통해 부천은 만화 도시로서의 지위를 획득했다.

대한민국 만화, 웹툰, 애니메이션과 거버넌스

  부천의 성공 사례의 바탕에는 민간, 공공기관, 대학 등 다양한 단체들의 협업이 깔려 있다. 이러한 거버넌스(Governance)는 조직, 국가, 또는 지역사회에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고, 그 결정이 집행되는 과정을 의미한다. 이는 단순히 정부의 통치 활동을 넘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여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협력적이고 참여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포괄한다. 거버넌스는 공공 부문뿐만 아니라 민간 부문과 시민 사회의 다양한 주체들이 상호작용하며, 권한과 책임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만화규장각웹진_9월_2_기획기사_2_만화전공 대학의 성장과 지역발전의 긍정적 시너지_김세종_그림1.jpg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620pixel, 세로 411pixel

  부천 뿐만 아니라 지역 만화 및 웹툰 발전을 위하여 대학, 공공기관, 산업체의 거버넌스 구축의 움직임이 발생 되고 있다. 2024년들어 만화 및 웹툰 관련 거버넌스 구축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대전시는 웹툰 분야의 민관 협력을 강화하고 정책 거버넌스를 구축하기 위해 '대전웹툰진흥위원회'를 설립했다.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 한국만화웹툰학회, 한국웹툰산업협회, 대전만화연합이 거버넌스에 참여하고 있으며, 웹툰 산업의 현안 논의, 민간 기업과 대학의 지원 수요 파악, 정부와 지자체의 산업 육성 및 인력 양성 방향에 대해 논의하며 지역발전의 방향성을 찾으려 한다. 대전웹툰진흥위원회의 추진 동력은 공공기관이며, 산학관 협력사업, 행사를 여러 웹툰 협단체와 지역 대학들과 협력하며 지역의 웹툰산업 동력을 일으키기 위한 노력을 보이고 있다. 이는 대전국제웹툰잡페어, 대학만화웹툰최강전, 산학공동캠퍼스의 성과를 잇는 긍정적인 움직임이라고 볼 수 있다.

  2024년에 또 다른 거버넌스 구축 시도로, 순천시의 '문화콘텐츠 산업 기회발전특구' 지정 추진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순천시는 지역 내 3개 대학이 관련 학과를 보유하고 있어 웹툰, 게임, 방송 등과의 융복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클러스터 조성 예산이 확보, 스타트업 쉐어하우스 및 복합 문화공간 조성을 추진중이다. 순천시는 이를 통해 기업과 청년을 유치하고 지역 일자리를 창출해 지방소멸에 대응하는 모델을 수립을 도모하고 있다. 대전시와 순천시의 거버넌스 구축을 통한 지역 웹툰 및 애니메이션 산업 발달 로드맵은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만화규장각웹진_9월_2_기획기사_2_만화전공 대학의 성장과 지역발전의 긍정적 시너지_김세종_그림2.jpg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600pixel, 세로 401pixel  사진 찍은 날짜: 2024년 09월 24일 오후 13:40  프로그램 이름 : Adobe Photoshop CS5.1 Windows  색 대표 : sRGB

  이러한 거버넌스 구축의 목표를 정리해보면, 대전시와 순천시 모두 지역으로의 산업체 유지와 더불어 정주 인구수 향상을 통한 지역 활성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공공기관에서는 계획의 추진과 인프라 구축, 지역 대학에서는 인력 공급과 내용적인 측면에서의 프로그램 실행, 산업체에서는 공간 및 물질적인 지원과 상생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앙굴렘 국제만화축제와 거버넌스

  앙굴렘시는 1972년 열린 만화 행사를 시작으로 만화 도시로 성장했다. 이 행사를 이어 비영리단체가 결성되어 1974년 첫 앙굴렘 국제만화살롱을 개최했다. 이 행사는 만화가, 출판사, 관객들이 모이며 큰 성공을 거두었고, 매년 확대되어 앙굴렘국제만화페스티벌로 발전했다. 만화가들은 축제의 성공에 감사하며 만화 원고를 기증했으며, 1990년에는 국립만화이미지센터(2008년 국제만화이미지시티로 변경)가 설립되었다. 앙굴렘시와 인접 지자체에서는 만화 교육을 강화하고, 국립만화이미지센터의 지원으로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 창조적 산업을 통해 지역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앙굴렘 국제만화축제는 민간 비영리단체가 주최하여 유럽의 대표적인 만화 축제로 자리 잡았다. 성공 요인은 만화의 문화적 측면을 담당하는 국제만화이미지시티, 교육적 측면을 담당하는 만화학교, 산업적 측면을 다루는 이미지 클러스터의 협력이었다. 그러나 안정적인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다. 공공기관의 과도한 개입으로 인한 자율성 훼손, 권력 독점과 사적 이익 추구로 인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관련 분야 전문가의 투입, 사적 이익 추구에 대한 견제책, 공공기관의 규칙 정상화 등의 방법으로 어느 정도 협력을 통한 앙굴렘 국제만화축제의 정상화를 이뤄냈다. 2017년 한상정의 프랑스 문화분권과 문화거버넌스 사례연구-앙굴렘국제만화축제를 중심으로논문에서는 권력의 독점과 사적 이익의 견제, 실제 축제 진행의 뿌리가 되는 민간 조직의 존재, 분권과 자치의 경험이 바탕이 되는 독립성 등이 앙굴렘 국제만화축제를 살리는 여러 방법들로 보고 있다. 

파주출판도시와 지역산업체 유치

  파주출판도시는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대규모 출판 산업 단지로, 출판 문화의 중심지로 자리 잡고 있다. 1997년 파주출판문화정보국가산업단지 지정이 그 시작이지만, 본격적으로 현재 파주출판도시 총합지원 플랫폼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파주출판도시에는 약 900여 개의 제조업 및 비제조업 업체가 입주해 있다. 이곳은 출판사의 편집과 기획, 인쇄, 유통까지 출판의 전 과정을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는 장소로, 출판 산업의 클러스터 역할을 하고 있다.

  파주출판도시는 문화와 출판의 융합을 촉진하는 공간으로서 다양한 문화 행사와 전시, 강연이 열리며, 출판사와 작가들이 독자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매년 봄과 가을에는 북소리 축제가 열려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과 강연, 공연 등이 개최되며, 많은 방문객이 모여든다. 이러한 문화적 활동은 파주출판도시를 단순한 산업 클러스터가 아닌, 출판과 문화를 아우르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발전시키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파주출판도시의 성공은 여러 가지 요인들이 결합한 결과이다. 첫째, 출판사들이 모여 클러스터를 형성함으로써 출판 산업의 효율성을 높였다. 둘째, 세금 해택, 정부 지원 등 수도권을 벗어나는 단점을 상회할 장점이 존재했다. 셋째, 여러 필요성에 의해 산업체가 주도적으로 이주하여 장기적인 정주기업으로 정착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지역 사회와의 긴밀한 협력과 소통을 통해 상호 이익이 되는 관계를 형성할 수 있었다. 이러한 파주출판도시의 모델은 다른 지역에서도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출판 산업뿐만 아니라 다른 문화 산업 클러스터 조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만화 전공 대학, 공공기관, 산업체 등 모두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

  2015지방정부연구18권 제4협동 거버넌스에서의 성공 및 실패 요인 탐구에 따르면, 협동 거버넌스의 성공을 예측할 수 있는 요인으로 리더십, 협의체, 민주적 과정, 신뢰, 이익추구, 권력관계를 들고 있다. 이러한 요인들 중 각 요소가 원할히 작동하지 않는 제한요인으로 작용하면 거버넌스가 실패로 돌아간 사례가 발생한다. 반면, 원할한 상호의사소통을 기반으로 참여 단체 각각의 이익과 전체의 이익을 조정할 수 있다면 만화 및 웹툰 분야에서도 성공적인 사례를 남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필진이미지

김세종

배재대학교 아트앤웹툰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