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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상반기 만화웹툰 유통 통계자료를 통해 만화웹툰의 현재와 과제

24년도 상반기 만화웹툰의 현재와 과제는

2024-09-23 양지훈

2024년 상반기 만화웹툰 유통 통계자료를 통해  만화웹툰의 현재와 과제

들어가며: 만화·웹툰 유통 통계자료의 의의

  2024년 상반기 만화·웹툰 유통 통계 자료가 지난 8월에 발표되었다. 만화·웹툰 유통 통계 자료는 기존 만화 통계자료에서 부족하거나 비어있는 부분을 보완하고자 만화규장각 아카이브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성하여 제공하고 있는 통계자료이다. 이 통계자료의 의의는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먼저, 즉시성을 들 수 있다. 사실, 그동안 기초자료로 산업과 정책에 큰 기여를 해왔던 만화 관련 통계들에서 한 가지 아쉬웠던 부분 중 하나는 시의성에 대한 부분이었다. 통계를 활용하는 주된 이유 중에 하나는 현재 직면한 산업의 변화와 정책적 요구를 양적인 근거를 기반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2년 정도까지 발생하는 기존 만화 통계 자료들에서의 조사기간과 발표시점의 시차는 현재를 대응하기 위한 자료적 가치를 감소시키는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였다. 그에 비해 본 자료의 시간적 범위는 202411일에서 2024630일까지 등록된 만화이고, 발표되는 시점은 불과 2개월이 지난 8월로 가장 최신의 자료를 즉각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산업적, 정책적, 학술적 이용가치를 높이고 있다.

  다음으로 정확성이다. 만화산업 통계를 비롯한 대부분의 콘텐츠 관련 통계 자료들은 데이터 기반의 전수 조사이기보다는 샘플링을 통해 모수에 대한 통계자료를 추정하고 있으며, 조사 방식도 설문기반의 자기기입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에 비해 만화·웹툰 유통 통계자료는 웹툰 플랫폼 34, 출판만화 플랫폼 3, 전자책 플랫폼 4개의 자료를 전수 조사하여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전수 조사한 자료를 검증 및 표준화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신뢰도와 타당성을 높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만화·웹툰 유통 통계자료는 유통 관련 새로운 통계를 제시하였다. 웹툰은 디지털 플랫폼을 중심으로 비즈니스가 고도화되고 있는 상황이며, 전자책의 거래역시 활성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디지털 유통의 중요성과 영향력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통계에서는 간접적으로 살펴볼 수밖에 없었던 플랫폼 관련 유통 통계를 제시함으로써 디지털 플랫폼 만화 유통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한 것 역시 본 통계의 중요한 의미중 하나이다.

국내 웹툰 산업의 성장 둔화, 포화의 시그널? 웹툰 등록 작품 수 감소

  이번 만화·웹툰 유통 통계 2024년 상반기 자료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결과 중 하나는 웹툰 플랫폼에 등록된 작품 수가 작년에 비해 확실히 감소했다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 웹툰 등록작품 수는 9,528개로, 202310,499개에서 9.2%나 감소를 기록하였다. 특히 주목할 점은 플랫폼 중복 연재를 제외한 신작 수는 2,712개였는데 이는 20233,274개에 비해 무려 17.2%나 감소한 결과였다.

 

  새로 등록한 작품의 수가 감소했다는 결과는 국내 웹툰 산업의 성장 둔화 추세를 반영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2024년 들어 국내 웹툰 주요사업자의 월간 이용자수, 결제 이용금액 등이 모두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웹툰엔터테인먼트의 20242분기 국내 월간 활성이용자 수(MAU)2,320만 명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6.6% 감소했으며, 이용자 당 평균 수익(ARPU)10,233원 수준으로 2023년에 비해 9.9%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 스토리 부문 매출 역시 20242분기에는 매출이 2,16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한 결과가 발생했다. 이러한 동향은 코로나 19 엔데믹 이후 코로나 특수 효과가 감소한 것도 있지만, 그동안 성장을 지속한 국내 웹툰 산업이 성숙해 포화상태에 이르게 된 하나의 시그널로도 볼 수 있다. 즉 이미 국내에서 웹툰을 볼 사람은 다 보고 있고, 새로운 독자층의 유입이 둔화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최근 웹소설 IP를 활용한 노블 코믹스의 활성화와 스튜디오 생산 체계가 자리를 잡는 과정에서 특정 장르와 소재의 쏠림 현상이 발생했는데, 이와 같은 장르나 소재의 작품들이 성장기에는 큰 인기를 누리며 성장의 촉매제로 작용하다 독자들의 피로감을 유발하면서 정체 국면에서는 독자층의 폭을 감소시키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기도 하다.

  플랫폼 별로 등록 건수를 살펴보면, 네이버 계열과 카카오 계열의 등록 작품 수 증감의 방향이 일관성 있게 나타나는 부분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네이버 계열은 모두 증가, 카카오 계열은 모두 감소하는 추세가 나타났다. 네이버 웹툰은 2023년 상반기 대비 26.9%가 증가(156198)했고 네이버 시리즈는 6.3%가 증가(1,1201190)했다. 카카오웹툰은 2023년 상반기 대비 등록 건수가 27.7%가 감소(251189)했고, 카카오페이지는 27.4%가 감소(799580)했다. 그 외에 레진코믹스는 11.8%가 증가한 1,015개를 기록했고, 봄툰은 27.3%가 감소한 651, 미스터블루는 18.1%가 증가한 405, 리디북스는 24.2% 증가한 646개 등을 각각 기록하였다.

미스터블루 착시를 제외해도 감소하고 있는 전자책 만화 등록

  2024년 상반기 전자책에 등록한 만화 작품 수는 4,519개로 2023년 동기간 23,151개 대비 무려 80.5% 감소세를 기록하였다. 이 수치만 보면 2024년 상반기 전자책에서의 만화 등록 건수가 급감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0236월 한 달 동안 미스터블루 한 업체에서 이례적으로 19,000개 이상의 작품을 등록하면서 발생한 수치이다. 정확한 증감을 확인하기 위해 미스터 블루를 제외하면 2024년 상반기 전자책 만화 등록 수는 9.7%정도의 감소를 보였다(미스터 블루를 제외한 2023년 상반기 전자책 만화 등록 수: 3,988, 2024년 상반기 전차책 만화 등록 수: 3,601). 업체별로 살펴보면, 미스터 블루가 918개로 가장 많았고, 그 뒤로 코리아컨텐츠네트워크 868, 대원씨아이 624, 학산문화사 405, 서울미디어코믹스 199, AK커뮤니케이션즈 169, 아이온스타 158, 시프트 코믹스 145개 순이었다.

유일하게 증가한 출판만화 등록 수, 그러나 완만한 증가

  2024년 상반기 만화·웹툰 유통 통계에서 작년 상반기와 비교해서 유일하게 등록 수의 증가세를 보인 부문은 출판만화였다. 2024년 상반기에 출판만화를 등록한 전체 출판사는 234개였고, 등록 만화 건 수는 2,228개로 2023년 동기간 2,172개에 비해 소폭 증가하여 2.6% 증가율을 보였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대원씨아이가 558개와 서울미디어코믹스 204, 이렇게 두 업체가 가장 많이 출판만화 등록 건수를 생산하였고 그 이후에 소미미디어 123, 학산문화사 284, YNK MEDIA 44, 문학동네 37, 디앤씨미디어 36, AK커뮤니케이션즈 34개 순으로 출판만화를 등록하였다.

 

종합: 국내 웹툰 산업의 정체를 보여준 2024년 상반기 만화·웹툰 유통 통계 자료,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2024년 상반기 만화·웹툰 유통 통계 자료에서는 만화·웹툰 관련 지수가 처음으로 정체되거나 하락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그동안 지속적인 성장만을 보여 온 웹툰에게 있어서는 더욱 이러한 그래프의 방향은 생경하게 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새로운 작품이 등록되는 수가 줄어들고 있는 이러한 신호를 결코 무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유통의 통계가 국내 웹툰 산업 자체의 매출액 감소, 이용자 감소의 추세를 반영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다양성을 강화하고 저변을 넓혀야 한다. 현재의 웹툰 산업은 일부 장르에 지나치게 취중되어 있고, 인기를 중심으로 소재가 한정적이며 젊은 세대에 집중 타겟되어 있는 등 그 폭이 좁은 형태로 발전되고 있다. 잠재 소비자가 웹툰 콘텐츠를 접하게 되어 웹툰을 구독하기 시작하였을 때, 로맨틱 판타지 장르와 환생과 같은 일부 소재가 반복적으로 접하게 되면 장르의 충성도가 발생하기도 전에 피로도가 유발될 수 있다. 따라서 다양한 세대가 다양한 소재와 장르를 넘나들며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웹툰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의 방향을 고려해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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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훈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