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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만화책을 사? 응, 사!

주변에 책 읽는 친구를 찾기가 힘들다. 만화책도 마찬가지다. 웹툰을 보는 친구들은 많은데, 만화책(종이책)을 보는 친구는 드물다. 만화책을 보는 소수의 친구들 역시 음지(불법사이트)를 통해 접하는 아이들이 많다. 그런데 신기하게 매년 판매되는 만화책은 꾸준히 늘고 있다.

2018-12-21 이주현



주변에 책 읽는 친구를 찾기가 힘들다. 만화책도 마찬가지다. 웹툰을 보는 친구들은 많은데, 만화책(종이책)을 보는 친구는 드물다. 만화책을 보는 소수의 친구들 역시 음지(불법사이트)를 통해 접하는 아이들이 많다. 그런데 신기하게 매년 판매되는 만화책은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타 분야 도서들에 비해 상승폭이 더 크다. 그래서 살펴봤다. 대체 어떤 만화책이 팔리는가? 그 만화책은 누가 사고 언제 사는가? 그리고 어떻게 사는가? 만화책 시장의 모든 것, 지금 한 번 만나보자. (아래 모든 내용은 인터넷 서점 기준)

어떤 책을 사?

팔리는 책은 무척 다양하다. 하지만 크게 네 가지 범주로 나눌 수 있다. 참고로 여기서 분류하는 만화는 액션/학원물/로맨스/코믹/스포츠와 같이 테마 분류가 아닌, 판매자의 시선에서 바라본 분류이다.
처음으로 소개할 만화군은 ‘일본 수입 만화’다. 일본 만화는 만화 분야 내에서 가장 대표적인 동시에, 가장 많이 판매 되는 분야다. <원피스>, <하이큐>, <요츠바랑>,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원펀맨> 등이 있다. 이 외에도 무수한 만화들이 있는데 방금 소개한 5가지 만화는 출간과 동시에 (혹은 출간보다 앞서 예약판매 시점부터) 불티나게 팔린다.


이말 인즉, 충성도가 상당한 팬 층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 그래서 판매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무척 편한 책들인데, 동시에 신준하고 조심해야하는 책이기도 하다. 독자들의 충성도가 높은 만큼 민감도도 높기 때문. 만화책의 품질이나 배송 상태, 그리고 무엇보다 책과 함께 제공되는 ‘부록 사은품’에 상당히 민감하다.

두 번째 소개할 만화군은 ‘국내 웹툰’이다. 웹툰 도서의 경우 몇 년 전만 해도 새롭게 떠오르던 신예였는데, 요즘은 1등을 견제할 만큼 성장한 분야다. 물론 1~2년 안에 뒤집힐 것 같진 않지만, 이대로만 성장한다면 언젠가는 일본 만화와 대등하거나 넘어서는 순간도 오지 않을까 싶다. 대표적인 도서로는 <신과 함께>, <송곳>, <죽음에 관하여>, <미생>, <치즈인더트랩>, <낮에 뜨는 달>, <유미의 세포>가 있는데, 누군가는 “이미 인터넷으로 만나본 작품인데 그렇게 잘 팔리냐” 의문을 가질 수도 있겠다. 그건 아마도 좋았던 작품을 소장하고 싶은 마음 때문일 텐데, 그 못지않게 완결된 웹툰을 재 구독하기 위해선 추가 결제가 필요하단 점도 영향을 미치지 않나 싶다. 그리고 또 하나, 웹툰을 도서로 제작할 때 도서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웹툰에는 없었던 특별 부록, 보너스 삽화, 작가 후기 등이 추가되기도 하니 그런 부분에서 소장가치가 높아지기도 한다.


이 분야의 또 다른 특징은 영상이나 영화로 제작되었을 때 판매가 폭발적으로 뛴다는 것인데, 대표적인 성공 케이스가 <신과 함께>와 <김비서가 왜 그럴까>다. 두 작품은 영화와 드라마로 방영되는 시기에 엄청난 판매고를 찍음으로써, 얼마동안 일본 수입 만화를 넘어서는 발판이 되기도 했다. 그렇다고 모든 작품이 반응하는 건 아니어서 <치즈인더트랩>이나 <여중생 A>의 경우 영상화 이슈가 있어도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

세 번째 분류는 ‘팬덤 만화’다. 앞서 소개한 일본 수입 만화나 국내 웹툰과 겹치는 부분도 있으나 따로 분류해도 될 정도로 이 만화들만이 갖는 특징이 있다. 우선 팬덤 만화의 ‘팬덤’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작가의 팬덤 다른 하나는 캐릭터의 팬덤이다. 작가 팬덤의 대표적인 케이스는 일본의 마스다 미리(수짱 시리즈)와 네코마키(고양이 시리즈)... 이 작가들의 작품은 어떤 내용이든 구분 없이 출간과 함께 꾸준히 판매된다.


특히 마스다 미리는 두세 달에 한 권 꼴로 신간 만화를 출간하는데, 그때마다 항상 반응하는 게 판매하는 입장에서도 신기할 정도다. 국내에도 비슷한 팬덤 작가가 있나 살펴봤더니, 1세대 웹툰 작가인 스노우캣이 있었다. 스노우캣 역시 만화가 출간되거나 관련 도서가 출간되면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을 거둔다. 그 외에도 <며느라기>로 이름을 알린 수신지 작가가 떠오르는데, 당장은 아니지만 훗날, 언젠가, 이 부류로 묶일 수 있을 것 같다. 작년과 올 한 해 워낙 이슈가 된 작품이자 도서이니 말이다.


이제 작가 팬덤을 살펴봤으니 캐릭터 팬덤을 간단히 살펴보자. 캐릭터 팬덤의 경우 지금 뜨고 있는 캐릭터보다는 세월을 견뎌낸 고전 캐릭터가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보노보노>가 대표적이다. 이런 캐릭터 만화의 경우 만화책뿐만 아니라 캐릭터를 활용한 연관도서의 판매가 무척 높다.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는 보노보노를 소재로 한 국내 저자의 에세이 도서인데, 엄청난 열품을 일으켰다. 보노보노 외에도 곰돌이 푸, 빨강머리 앤 등이 주목할 만한 만화 캐릭터였다. 앞서 소개한 보노보노처럼 이 캐릭터들 역시 올 한 해 에세이와 콜라보(?)하여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만화군은 ‘그래픽 노블’이다. 앞서 소개한 만화들에 비해 다소 작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모닥불 같달 까? 은은하게 이어지는 분야를 빼놓을 수 없다. 이 만화군은 대부분 프랑스나 유럽, 미국 쪽 작품들이 수입되어 출간되는데, 다른 분야에 비해 사회적인 목소리를 내거나 작품성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대표적인 도서로는 <쥐>가 있고 최근 주목받은 만화로 <내가 좀 별나긴 합니다만>이 있다.


그리고 또 하나, 요즘 따라 그래픽 노블 인 듯 그래픽 노블 아닌 그래픽 노블 같은 녀석이 하나 있는데, 바로 마블과 DC코믹스다. 이곳에서 발간되는 히어로물은 몇 년 전만 해도 일반적인 그래픽 노블 군에 묶여 평범한 성적을 기록했었다. 하지만 영화 <아이언맨>의 선전과 <어벤져스> 시리즈의 거듭된 흥행과 함께 도서 판매 역시 고공행진 했는데, 이제는 별도의 한 분야로 묶어도 될 만큼 파이가 커졌다. 히어로물 그래픽 노블은 앞서 소개한 ‘캐릭터 팬덤’에도 속하는 도서로써, 다양한 파생 도서로 이어진다는 특징이 있다.

누가 사?

그럼 이렇게 나눠지는 만화책을 사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어떤 작품이냐에 따라 다르고 어떤 만화군인지에 따라 다를테니, 크게 만화책 전체를 놓고 살펴보자)

우선 성별을 비교해보면 여성 고객의 비율이 살짝 높다. 물론 그 해의 주력 만화가 무엇이었느냐에 따라 비율이 변하기도 하는데, 예를 들어 마스다 미리 만화가 선전한 시기에는 여성 구매자의 비율이 높아지고 마블이 주목받은 해에는 남성 구매자의 비율이 여성을 따라오기도 한다. 그렇다고 급격히 변하는 경우는 드물고 만화 전체를 놓고 봤을 땐 6:4 정도가 된다.


연령은 고르게 분포되어있다. 그래서 좀더 세부적으로 들여다 볼 필요가 있는데, 10대의 경우 <하이큐>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 30대는 웹툰 도서를 구매하는 비율이 높고 30대 ~ 40대는 <슬램덩크>, <드래곤볼>, <원피스> 등을 구매하는 비율이 높다. 그리고 40대~50대, 그 이상의 연령대 역시 만화책을 소비하는 비율이 적지 않은데, 이 연령대가 구매한 도서로는 허영만 작가의 작품들 그리고 대하소설 <토지>를 만화화 한 작품, <임꺽정> 만화 세트 등이 있다.



성별, 연령과 같은 구분 기준은 아니지만 특징적인 도서가 하나 있어 살짝 언급하고자 하는데, 바로 <신과 함께>다. 이 작품은 이후 챕터에서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영화 개봉 이슈와 함께 엄청난 판매가 이어진 만화다. 하지만 영화 개봉 이전에도 매번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상당히 많이 판매된 만화인데, 그 이유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신과 함께>를 사는 사람은 40~50세 사이의 여성이 많았는데, 그 이유는 자녀들 때문이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웹툰을 본 자녀들이 만화책을 사달라고 졸랐을 때, 유일하게 허락되는 웹툰이란 것. 그러니까 부모의 입장에서 여전히 ‘만화’ 혹은 ‘웹툰’은 썩 달갑지 않은 소재이지만, 그 와중에 <신과 함께>는 어느 정도 허용해줄만한 만화로 인식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주호민 작가는 만화 그림 말고도 ‘큰 그림’도 잘 그린다)

언제 사?

이 고객들이 만화를 구매하는 시점은 당연히 책이 출간된 직후 2달 정도다. 그 이후부터는 판매가 뚝 떨어지는 게 일반적이다. 다만 일본 수입 만화 중 여전히 연재 중인 인기 시리즈 (<원피스>와 <하이큐>, <드래곤볼>, <명탐정 코난>,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는 지나간 시리즈들도 꾸준히 판매가 이어지긴 한다. 그리고 불멸의 스테디셀러들이 몇 개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슬램덩크>. 이 만화의 경우 꽤 많은 권수로 이루어진 세트 도서가 지속적으로 판매된다. 소설로 치면 고전에 오른 작품이다.


국내 웹툰의 경우는 사뭇 다르다. 앞서 소개한 것처럼 출간과 동시에 반응하는 책도 있으나, 전반적으로 완결된 시점에 출간되는 ‘세트 도서’를 선호한다. <나빌레라>, <신과함께>, <송곳>이 대표적이다. <유미의 세포들>의 경우 상당한 인기를 얻은 작품이지만, 여전히 연재 중인 점 때문인지 판매 성적은 기대에 못미친다. (웹툰의 완결 시점과 최종 세트 도서가 출간되는 시점에 판매가 크게 뛸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하나, 국내 웹툰의 구매 시점에 독특한 점이 있는데, 바로 영상 이슈. 앞서 만화를 분류하며 살짝 언급한 내용인데, 국내 웹툰 중에는 꽤 많은 작품들이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되고 있다. 그리고 흥행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제법 있는데, 이 시점에 만화책 판매가 최소 몇 배에서 최대 몇 십 배까지 뛰기도 한다. <신과 함께>의 경우 기존에도 꾸준히 판매되는 스테디셀러였으나 영화 시즌 1이 개봉하자마자 영화를 관람한 고객의 주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그 열기는 대략 2 ~ 3달 가까이 이어졌는데, 시즌 2가 상영할 때도 비슷한 상승세를 기록했다. 올해 이슈가 되었던 <김비서가 왜그럴까>의 경우 드라마 방영과 함께 만화책이 출간됐다는 점에서 <신과 함께>와는 조금 다른 케이스이긴 하나, 이 역시 상당한 판매로 이어진 건 마찬가지다. 그러니까 영화(드라마)를 관람한 관객들이 원작을 찾을 때, 만화책은 팔린다.



영화 이슈 얘기가 나온 김에 국내 웹툰이 아니더라도 올해 반응한 작품들을 조금 더 살펴보려한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리틀 포레스트>와 <어벤져스>다. <리틀 포레스트>는 기존에 2권으로 출간된 만화였는데 도서를 찾는 고객의 수가 턱없이 낮았다. 그런데 김태리, 류준열 주연의 동명의 영화가 개봉에 맞춰 서서히 찾는 고객이 늘더니 영화가 입소문을 타는 시점부터 꽤 높은 판매를 이어갔다. 그리고 영화 상영관이 내려간 이후로도 꾸준히 판매가 이어졌는데, 실제 원작 만화는 내용이나 전개가 영화와 많은 부분 다름에도 불구하고 찾는 고객이 많았다. 그리고 <어벤져스>의 경우 과거 사례가 있기에 출판사와 서점이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는데, 그 예상치 이상으로 판매가 뛰었다. 이 경우는 다음 영화를 기다리기 힘들었던 관객들이 그 궁금증을 먼저 해소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그 외에도 올해는 아니지만 작년 말에 신호탄을 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너의 이름은>, 그리고 <너의 이름은>과 비슷한 느낌의 일본 애니메이션 <목소리의 형태>,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가 영화 개봉과 함께 높은 판매로 이어졌다.

지금까지 만화 별 판매시기를 살펴봤는데, 만화 분야 전체로 바라봤을 때도 특징이 몇 가지 있다. 먼저, 방학이 시작할 무렵에 주문이 튄다. 7월과 12월이 그 시기인데, 긴 방학을 만화책과 함께 하려는 고객이 꽤 많다. 그리고 명절 이후에도 평소보다 만화책이 많이 나간다. 명절에 받은 용돈으로 만화책을 사보는 인원이 있는 것인데, 이런 측면에서 바라보면 여전히 젊고 어린 세대가 만화책을 찾는다고 할 수 있다.

어떻게 사? (어떻게 팔아?)

인터넷 서점 기준으로 PC보다 스마트폰으로 만화책을 구매하는 분들이 늘고 있다. 1 ~ 2년 안에 스마트폰을 통한 주문 비율이 PC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는 사람이 많다. 이건 비단 만화책 독자만의 이야기는 아닐 텐데, 그럼에도 다른 도서 분야에 비해 만화 분야에서 모바일 주문자가 더 빠르게 늘어나는 게 사실이다.
인터넷 만화 서점의 또 다른 특징으로는 세트 구매가 높다는 점이다. 만화책의 경우 한 작품이 5권을 넘는 경우가 허다하다. 따라서 고객이 직접 집까지 들고 가는 것에 대한 부담이 크다. 그래서 주문과 동시에 배송까지 이뤄지는 인터넷 주문이 늘고 있다. 그리고 고객이 인터넷 만화 서점을 찾는 이유 중 하나로 사은품도 있다. 출판사에서 혹은 서점에서 고객에게 주문을 유도하기 위해 만화 속 캐릭터를 활용하여 특전 사은품을 제작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고 대부분의 사은품은 인터넷 서점에 한정돼있기 때문에 팬심이 강한 소비자들의 경우 사은품 때문에라도 인터넷 서점을 찾게 된다.

앞서 언급한 독자들의 경우, 애초에 구매할 도서를 정해놓고 사이트에 들어오는 목적 구매자에 가깝다. 많은 고객이 이 경우에 해당한다. 이런 분들에게 서점은 더 많은 책을 팔고 경쟁자보다 먼저 팔기 위해 최대한 빠르게 정보를 전달한다. 어플로 알림을 보내거나 문자를 보내거나 커뮤니티에 알리기도 하고 SNS를 활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독자가 목적 구매를 하는 건 아니다. 서점을 찾았다가 큐레이션이나 추천을 받아 만화를 구매하는 경우도 많다. 이 경우를 대비해 MD들은 조금 더 품을 들여 고객의 관심을 끌고자 애쓴다.
그런 노력 중 하나가 기획전이다. 매일 받아보는 무수한 신간 만화들 중 공통점이 있는 만화, 그리고 이슈가 되는 만화를 묶어 독자에게 소개할 페이지를 기획한다. 그 페이지를 보다 매력적으로 만들기 위해 사은품을 제작하는 경우도 있으나 거기엔 한계가 있다. 그래서 독특한 큐레이션과 기획을 고민하게 되는데, 그 중 반응이 좋았던 사례가 ‘종이 남친 선발대회’다.


‘종이 남친 선발대회’를 짧게 소개해보자면, 이 기획전은 새로 출간된 도서를 소개하는 것이 아닌, 한 때 인기를 얻었으나 지금은 잊혀진 도서를 재조명하여 독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게 주목적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 만화 독자들의 참여를 유도하여 이후에도 서점을 다시 찾게 하려는 의도도 있었다. 그런 목표를 가지고 만화 독자들 사이에서 언급되는 주요 남자 주인공들을 물색했고 그들을 정리하여 후보화 한 뒤, 독자가 직접 투표하도록 페이지를 만들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페이지를 서점 내부 채널을 통해 알리기도 했지만, 주요 만화 커뮤니티에 공유하고 각 캐릭터들의 팬덤에게 전달하는 방식도 함께 병행했다. 그리자 어느 순간부터 독자가 독자에게 서로 기획전을 퍼 나르는 바이럴이 진행됐는데, 덕분에 만화가 다시 재조명되기도 하고 판매가 소폭 상승하기도 했다. 대충 이런 방식을 통해 서점은 만화 독자들에게 다가가려고 애쓴다. 

만화책을 팔아본 입장에서, 직업적으로 꼭 팔아야 하는 만화책도 많았지만, 개인적으로 또는 독자의 입장에서 공유하고 싶은 만화책도 많았다. 그런 만화들은 대부분 충분히 사랑받을 수 있는 작품인데도 아직 주목 받지 못하는 만화들이었다. 사실 그런 만화를 알리기 위해 서점이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는 비단 한 회사만의 모토가 아닌, 대부분의 인터넷 만화 서점(그리고 오프라인 만화 서점)의 공통적인 합의일 테다.

여기까지다. 짧게나마, 인터넷 만화책 서점에 대해 그리고 인터넷 만화책 시장에 대해 한 번에 정리할 수 있는 글을 써봤다. 이 리포트는, 정확한 수치 데이터를 첨부하지 못하는 내부적 사정과 필자의 부족한 분석력 때문에 활용 가치는 0에 가깝다. 하지만 만화 시장을 잘 몰랐던 사람들, 그와 동시에 조금 궁금했던 사람들이 참고하기엔 나쁘지 않은 글 정도는 될 것 같다.
끝으로, 이 말을 하고 싶다. 서점에서 근무를 하면 사람들이 자주 묻는다. 요즘도 책을 사는 사람이 있어? 그때마다 이 긴 글을 보여주고 싶다. 그리고 덧붙이고 싶다. 그러니까 말이야, 아직도 만화책을 사는 사람은 많다. 그런 사람들에게 만화책을 소개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도 많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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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현

파란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