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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웹툰 10,000편 시대, 글로벌화와 불법복제 (하)

웹툰 불법복제의 심각성은 국내 웹툰의 해외진출에서 그 폐해를 실례를 통해 찾아볼 수 있다. 국내 웹툰을 영어로 해외에 서비스하고 있는 한 플랫폼 관계자는 “3화 이상 해외에 불법복제로 인해 퍼진 작품은 매출이 잘 발생하지 않아요. 너무 광범위하게 불법복제 웹툰 콘텐츠가 유통되고 있어서 저희는 웹툰 불법복제 사이트들을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만약 불법으로 유통하는 사이트가 발견되면 그 쪽에 작품을 내려달라고 요청해요. 하지만 한계가 있고 요청을 묵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어려움이 많아요.”라며 불법 복제가 웹툰 작품의 해외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례를 확인해주었다.

2019-11-26 강태진(코니스트)



글로벌 웹툰 불법복제 대응 방향
웹툰 불법복제의 심각성은 국내 웹툰의 해외진출에서 그 폐해를 실례를 통해 찾아볼 수 있다. 국내 웹툰을 영어로 해외에 서비스하고 있는 한 플랫폼 관계자는 “3화 이상 해외에 불법복제로 인해 퍼진 작품은 매출이 잘 발생하지 않아요. 너무 광범위하게 불법복제 웹툰 콘텐츠가 유통되고 있어서 저희는 웹툰 불법복제 사이트들을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만약 불법으로 유통하는 사이트가 발견되면 그 쪽에 작품을 내려달라고 요청해요. 하지만 한계가 있고 요청을 묵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어려움이 많아요.”라며 불법 복제가 웹툰 작품의 해외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례를 확인해주었다.


△ 영어 웹툰 플랫폼 태피툰(www.tappytoon.com

웹툰 불법복제는 글로벌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는 일본 망가의 사례와 유사한 형태로 전개되고 있다. 일본 업계와 정부의 경우 망가 해외 불법복제에 대해 손을 놓고 있었으나 올해 초 <망가무라>라는 초대형 불법 망가 복제 사이트의 차단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만화 저작권 보호를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이후 2019년 일본 만화 업계 주요 업체들의 매출이 약 50%에 가까운 정도로 폭증하였다는 것은 망가 불법복제가 얼마나 심각한 수준이였는지 방증해 주고 있다.

한국 웹툰의 경우 비교적 최근에 유료화 및 산업화가 진행되었다. 세로 스크롤과 컬러로 진행되는 만화라는 장점을 가지고 해외 불법복제 사이트에서 수위에 오르면서 많은 사람들이 불법적으로 웹툰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이런 시점에서 한국 정부와 업계에서는 체계적인 대응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해외 웹툰 불법복제 사이트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크게 3가지의 단계의 접근방식이 필요하다.


△ 불법복제 대응을 위한 3단계 프로세스

먼저 현황 파악 단계가 필요하다. 한국 웹툰은 이미지로 전달되는 문화할인율(Culture Discount)이 낮은 콘텐츠이다. 그리고 번역의 양이 많지 않아서 팬들을 중심으로 한 아마추어 번역팀들이 콘텐츠를 자국 사람들과 향유하기 위해 번역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아마추어 번역과 불법복제사이트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는 웹툰 불법복제는 천문학적인 규모를 이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어느 기관이나 협회도 체계적인 불법복제 관련 연구를 수행하지 않았으며 이를 수행하여 웹툰 불법복제의 글로벌한 현황 파악이 선행되어야 전략수립과 차단 실행으로 넘어갈 수 있다.

둘째, 전략 수립 단계에서는 조직과 방향성을 설계해야 한다. 현재의 플랫폼이나 문광부 중심의 소극적인 차단 방식으로는 글로벌 웹툰 불법복제에 효과적인 대응이 어렵다. 정부, 협회, 업계의 다양한 접근 방식과 경로를 통해 언어권별, 국가별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전략은 단기적인 전략보다는 중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하여 해외에 진출해 있는 다양한 기관들과 협업을 진행하는 것도 바람직할 것이다.

셋째, 불법복제 차단 실행단계에서는 전략수립 단계에서 고려한 상시 TFT 조직을 통해 DNS차단, ISP에서의 불법복제 차단을 적극적으로 수행해야 할 것이다. IT적인 관점과 법률적인 관점에서 전문가들을 투입하여 적극적인 접근을 지속적으로 수행함으로써 한국 정부 및 업계의 불법복제 차단 의지를 보여야 한다. 

이런 실행 측면에서 미국 소프트웨어 불법복제를 방지하기 위한 미국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연합(BSA)의 글로벌 전략과 실행방식은 콘텐츠업계에서도 벤치마킹할 부분이 많아 보인다.


△ 미국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연합 BSA 지역 사무소


BSA는 미국 소프트웨어 불법복제에 대응하여 미국 정부가 직접 진행할 수 있는 부분 외에 민간에서 추진해야 할 부분을 담당하여 글로벌한 불법복제 차단에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이는 실질적인 미국 소프트웨어 산업의 성장과 직결되었으며 전세계 3개 거점을 두고 활발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 웹툰 산업계도 대부분의 주요 메이저 웹툰 업체들이 참여하는 불법복제 차단 협의체나 협회를 설립하여 업계의 이익을 적극적으로 대변하는 창구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국내와 해외의 인식변화도 중요한 축을 차지한다. 웹툰은 불법으로 복제해서 향유해도 되는 콘텐츠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는 한 불법 복제가 기승을 부릴 수 밖에 없다. 한국어로 서비스되는 웹툰 불법복제 사이트의 경우 정부차원의 노력을 통해 주요 사이트를 차단한 것이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기의 구글 트랜드(trends.google.com) 정보에 의하면 밤토끼 차단 시점 이후 불법복제 대체사이트 B가 자연스럽게 등장하며 높은 트래픽을 나타내지만, 이전의 밤토끼 만큼의 인지도와 트래픽을 기록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레진, 네이버웹툰 대비 밤토끼와 불법사이트B의 구글 키워드 검색 결과


하지만 웹툰 불법복제에 대한 인식이 현재의 수준을 계속 유지한다면 웹툰 업계가 지속적 성장을 이룰 수 없을 것이라는 위기감은 상시로 존재하고 있다.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웹툰은 유료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라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영화에서 진행한 것과 같은 유명 배우를 통한 인식개선 캠페인 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인식 개선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상기와 같이 웹툰 불법복제와 관련한 현상은 한국웹툰의 해외 진출과 함께 글로벌하게 진행되고 있는 현실적인 위협이다. 정부와 관계기관 업계의 실질적인 참여와 노력을 통해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구체적인 대응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강태진(웹툰가이드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