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기대작으로 꼽히던 '뮬란' 무슨 문제가 있었을까?
작품 내부적 요소 분석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실사화 한 영화들이 인기를 끄는 요즘, '뮬란’ 이란 작품 역시 많은 이들의 기대감 속에 개봉을 했었다. 하지만 개봉 전부터, 그리고 후에도 예상 외의 반응들이 쏟아져 나왔다. 정치적인 이슈, 주연 배우의 발언 등으로 인한 보이콧 문제, 너무 다른 캐릭터 설정 등 ‘뮬란’ 이란 작품은 긍정적이지 못한 기사들로 먼저 접하게 되었다. 애니메이션과의 비교 역시 원작과 많이 다르다는 평이 대부분이었다.
영화 ‘뮬란’의 작품 내부의 요소로만 분석해 보았을 때, 애니메이션 뮬란을 사랑했던 이들의 그 좋아하던 관점은 어떤 것이었을까? 그리고 영화 '뮬란’ 은 그 부분들을 어떻게 바꿔서 실사화를 제작했을까?
먼저 애니메이션 ‘뮬란’을 살펴보면, 평범한 한 소녀지만 그 시대의 여성상에 맞게 살아가는 걸 원치는 않았던 소녀였다. 중매쟁이의 눈에 들어 좋은 집안과의 결혼이 자신의 가문에 영광이었고, 딸로써 본인이 중매는 할 수 있는 최고의 효도였던 시대였다. 뮬란은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 어느 날, 흉노족이 국경을 침범해오자 나라에서는 군사를 모집하게 되고 한 집안에서 한 명씩 군대를 가야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이미 예전 전쟁터에서 부상을 한번 입었던 아버지가 다시 군대를 가야하는 상황이 되버리자, 뮬란은 아버지를 대신해 남장을 하고 몰래 군대에 입대하게 된다.
평범한 소녀, 무예 쪽으론 재능도, 배워본 적도 없던 소녀인데다 남자와 여자의 체력적인 차이까지 더해져서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힘들어하며 중도에 낙오될 상황에 까지 이르게 된다. 하지만 포기하지않고 온전히 본인의 노력과 힘으로 이를 극복해내며, 그 과정에서 동료 군인들도 차츰 ‘뮬란’을 인정하고 동료로써 전우애가 싹트기 시작한다. 특히 높은 나무 기둥 위에 꽂힌 화살을 뽑아내기 위해 수많은 노력 끝에 맨 몸으로 올라타서 그 화살을 뽑아내는 장면은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애니메이션 ‘뮬란’은 뮬란 이란 인물이 스스로 노력하여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이를 교훈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었다.
그렇다면 영화 속 ‘뮬란’은 어땠을까. 실사화 된 ‘뮬란’은 평범한 소녀가 아닌 태어났을 떄부터 타고난 어떤 '기’를 가지고 있는 소녀로 나온다. 이 설정부터 애니메이션과는 크게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설정으로 인해 뮬란은 주인공이 고난과 역경 등을 극복한다는 것이 영화에서는 단순히 형식적인 요소로 보여질 수 밖에 없다. 평범한 여성이 아닌 이미 남들과 다른 신비로운 힘이 있는 여성이기에, 애니메이션 속의 뮬란이 전해준 교훈을 영화속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영화 속에서의 '뮬란’ 은 이러한 설정을 바탕으로 영웅적인 면모를 강조했다면, 애니메이션 속 ‘뮬란’은 본인의 근성과 노력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 캐릭터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보여졌다. 그리고 ‘뮬란’을 좋아했던 사람들은 이런 성장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고 좋아했던 점이 컸기 때문에 영화에 대한 실망감도 감출 수 없었을 것이다.
애니메이션이 예전에 나온 작품이기도 해서 실사화를 할 때 보통 현대시대의 가치관 등의 흐름에 맞춰 수정하는 부분도 물론 필요하다. 하지만 본래 가지고 있던 캐릭터의 주요한 설정을 완전히 바꾸면서 까지 수정한다면 영화의 전체적인 방향마저 원작과는 다르게 흘러갈 것이다. 설정을 바꾼 것 말고도 아예 지워버린 캐릭터도 있다. 애니메이션 속에서 사랑 받았던 귀뚜라미 캐릭터와, 작고 붉은 용 무슈 캐릭터가 영화에서는 삭제되었다. 특히 무슈 캐릭터는 뮬란의 곁에서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했던 캐릭터인데, 영화에서는 아예 등장하지 않아 아쉬움을 표현한 반응들이 많았다. 등장인물 외에 문제가 되는 또 다른 점은 고증이었다. 동양 문화권에선 존재하지 않는 궁중 예절 장면을 넣기도 했고,(대전에서 후궁들이 양 옆에 서있는 모습) 입고 등장하는 갑옷이 옛날 중국의 갑옷형식과는 유사한 점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 그리고 당나라 & 청나라 시대의 화장, 복식 등이 복합적으로 섞여 나온다는 점 등의 지적들이 나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