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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으로 '사이드 허슬'이 가능할까? 쥬레기툰 2편

저처럼 경찰공무원을 꿈꾸고 있는 미래의 후배님들께

2020-12-03 쥬레기



웹툰으로 '사이드 허슬'이 가능할까? 쥬레기툰 2편





- 경찰공무원이라는 직업에 대해


어디 하나 쉬운 직업은 없겠지만, 현장 출동 경찰관이 근무하는 지구대, 파출소는 365일 24시간 매일같이 불이 꺼질 날 없이 출동대기를 해야 합니다.

시민들의 사소한 민원부터 직접 들어 해결해 줘야 하고, 대형 사건·사건도 모자이크나 필터링 없이 직접 목도하며 대처해야 하며 사건관계인, 단순 민원인들의 고민과 욕설을 매일 들어야 하기에 다른 직업보다 감정적으로 매우 힘들고 쉽게 지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여기에 경찰관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공권력을 행사할 수는 있지만, 현장에 출동해 직면한 사건이 현장 출동 경찰관의 능력만으로 해결해 줄 수 있는 사안인지 아닌지 판가름하는 것 또한 보통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부분을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이 적잖이 많습니다. ‘경찰이 해결 못 하면 나는 누구에게 도움을 청해야 하느냐. 이것도 처리 못 해주는 게 경찰이냐?’, 하루 신고 1/3의 현장에서 이런 말을 듣는 것 같아요. 저도 퇴근해 푸른색 제복을 벗고 나면 똑같은 시민이기에 진심으로 내 일처럼 깔끔하고, 속 시원히 해결해 드리고 싶지만, 월권이나 직권남용, 개인정보 침해 시비 등 우려되는 부분이 많아 민원인의 바람대로 따를 수 없을 때도 있고 상대방의 이야기보다는 나의 주장만을 고집하는 민원인도 많아 정말 속상할 때도 많이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형법 외에 다양한 특별법은 물론 어떤 유관기관에 인계하고 협력을 구해야 하는지 여부, 때로는 민사소송이나 민사집행법과 관련된 부분까지 파악하고 있어야 민원인에게 제대로 안내할 수 있기에 저의 근무 수첩은 항상 다양한 기관 관계자의 명함이나 전화번호, 업무 매뉴얼로 빼곡합니다. 2년 반이 지나도 처음 접하는 유형의 사건이 정말 많거든요. 괜히 ‘감정노동’이라고 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이 지친 심신을 풀 해우소를 만화로 삼고 있습니다. 그래서 혹시 지나는 길에 현장에서 초동조치하는 경찰관들을 보시면, 마음으로 진심 어린 응원 부탁드려요! 

 



 본업과 함께 만화를 그리고 싶어 하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저한테 가끔 SNS 메세지로 본업과 만화를 병행하고 싶어 하시는 분들이 걱정 어린 질문을 많이 해주시는데, 제가 드리는 공통적인 답변은 무조건 ‘하세요!’입니다.

앞서 말했듯, 직장을 갖고 사회초년생 티를 벗을수록 일회성이 아닌 꾸준하고 내가 정말 좋아서 하는 취미를 갖고 싶다고 수도 없이 생각했습니다. 처음에는 이 열정만 갖고 스스로 ‘바쁘니까 나중에 하자.’, ‘내가 해서 잘 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표만 던지며 차일피일 미뤘는데, 몇 달 지나고 보니 내가 하고 싶은 모든 일을 생각만 하고 있다가는 젊은 나날 전부 손에 쥔 모래알처럼 빠져나가 버리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습니다.

그래서 만화를 그리는 일뿐 아니라 시간 날 때 서울에 있는 학원에 올라가 춤을 배우기도 하고 다양한 공예를 배우고 맛집 투어, 노래 연습 등 요즘 하고 싶은 건 잠을 줄여서라도 버킷리스트를 세워 다 해버린답니다. 다음 목표는 레진 공예와 또 다른 소장용 굿즈 제작, 언젠가는 카카오 이모티콘을 출시하고 싶어 열심히 계획을 세워 준비해보려 합니다. 요즘 제 좌우명이에요 ‘하고 싶은 것은 다 하자!’



- 경찰공무원을 꿈꾸는 수험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



마지막으로, 저처럼 경찰공무원을 꿈꾸고 있는 미래의 후배님들.

저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 하나로, 순수히 이 직업에 대한 열정을 넘어선 갈망으로 잠도 안 자고 안 외워지는 건 뇌리에 사진처럼 박힐 때까지 반복해서 봤습니다.

좌절하지 않고 꾸준히 밀고 나갔더니 공부 시작 약 1년 6개월 만에 고득점으로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후배님들, 좌절과 고난의 시간이라는 것, 저도 같은 시기를 겪어왔기에 십분 이해합니다.

그렇지만 내가 맛본 힘든 시간만큼 크나큰 보상이 기다릴 것이라고 조금 먼저 직장에 들어온 선배로서 자부합니다! 자신을, 그리고 나의 노력과 땀을 믿으세요!



마지막으로
어설픈 저의 만화를 진심으로 사랑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쥬레기 팔로워들에게 정말 감사드리고 대한민국 경찰관으로서도 능력 있고 따뜻한 여러분의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하겠습니다.




* 자세한 합격 수기는 인스타그램 @jurassic_toon(만화계정), @uzu.p(공부계정)으로 확인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