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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매일의 즐거움 ‘KCON:TACT season 2’

온라인 축제는 끝났지만 콘텐츠는 끝나지 않는다

2020-12-09 근희


10일, 매일의 즐거움 ‘KCON:TACT season 2’
온라인 축제는 끝났지만 콘텐츠는 끝나지 않는다


 근희



온라인으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점점 진화하고 있다. 얼마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이 CJ ENM과 10월 16일부터 25일까지 온라인으로 개최한 ‘KCON:TACT season 2’가 아직 화제다.

   



온라인축제는 끝났지만 아직 진행형처럼 유료 멤버십 콘텐츠를 제공 중이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점은 ‘케이콘택트(KCON:TACT)’와 ‘케이콘택트 플러스(KCON:TACT PLUS)’ 총 두 가지로 나뉜다는 것이다. 두 멤버십 모두 K팝 콘서트와 ‘밋 앤 그릿’ 라이브를 시청할 수 있으나 ‘케이콘택트 플러스’ 멤버십은 다시 보기 서비스와 최대 5개 시점으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멀티피드 ‘팬 픽 캠(FAN PICK CAM)’서비스를 추가로 제공되는 것이 놀라웠다. 이렇듯 하나의 콘텐츠는 한 가지의 효과만 바라보고 내어놓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10일간의 축제 기간 동안 K 컬처의 세계화를 위해 참여했던 모든 참여 인력들이 win-win 했다고 생각한다. 디지털에 특화된 무대를 선보이는 K팝 아티스트 콘서트와 게임, 웹툰, 캐릭터 등 장르 간 컬래버레이션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케이콘 스튜디오'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또한 콘텐츠진흥원 뮤지션 육성 사업인 '뮤즈온 2020'에 선정된 뮤지션 K-인디 뮤지션들의 프리 쇼 공연이 열리기도 했다. 



이번 ‘케이콘택트 시즌 2’는 ‘내 손 안의 케이콘택트’라는 주제로 도심, 책상 위, 숲속 같은 현실의 풍경 안에서 아티스트가 작아져 시청자들의 손에 들어오는 느낌으로 구성했다고는 하나 개인적으로는 서글픈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인터랙티브 AR 기술이 적용된 밋 앤 그릿 시간으로 사람과 사람이 쌍방향으로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도 했다. 더욱더 발전된 영상 기술은 마치 끝내 닿을 수 없는 지구 반대편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증강현실은 너무 아름답고 마치 꿈을 꾸는 것 같다. 잘 준비된 아티스트들의 퍼포먼스가 더해지며 더 폭발적으로 세계인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양날의 검처럼 느껴졌다.


이 기간에 전 세계에서 400만 명 이상의 팬들이 접속했다. 이에 걸맞은 다채로운 콘텐츠들이 준비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게임 크리에이터와 아이돌 그룹의 '포트리스 배틀로얄' 대결 스트리밍, 패션 쌍둥이 자매들이 선보이는 만화 '궁'의 아름다운 한복 룩 북, 판소리로 '팬텀싱어 시즌 3'를 정복한 국악인의 애니메이션 '레드슈즈' 국악 버전 정복기, K-식재료를 조합해 K팝 아이돌이 만드는 새로운 쿡방, 캐릭터 '미스터 두낫띵’의 행사 한정판 MD 판매 등 날마다 축제를 즐기는 건 콘텐츠 영상에 달린 댓글만 봐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했다. 먼저 KCON STUDIO X DIA TV에는 온앤오프, 원어스, 드림캐처, 에버글로우 등 여러 아티스트와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참여했고 한국의 음식, 웹툰, 뷰티 등 다양한 K-라이프스타일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긴 축제라 생각했지만 코로나19보다 길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누구도 확신 있게 예측할 수 없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이 시대를 함께 관통하는 사람과 사람, 그 사이의 소중함과 그림이 이미 마음의 임계치를 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새로운 문화와 콘텐츠가 수도 없이 쏟아지는지도 모르겠다. 사람의 마음과 욕구는 언제나 무한해서 그냥 머물러 있는 것에 서툴지 않은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던 사람들은 이제 뭐라도 하지 않으면 긴 하루를 버텨낼 재간이 없어진 건 아닐까. 2020년을 인류의 달력에서 삭제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느 정도 동의하고 싶다. 무엇 하나 또렷하게 해낸 것이 없는 것만 같은 한 해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몹시 지루한데 시간은 어느 새 연말로 향해간다. 그러나 이런 바람들은 영영 희망 사항이 될 것이다. 그 어느 해보다 온라인 콘텐츠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즐길 거리를 한 번에 내놓지 않고 기대하게 만들거나 길든 짧든 개인적인 시간을 할애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빠른 속도로 영상 기술이 발전하고 있고 K-콘텐츠를 좋아하고 소비하는 팬들을 실망하게 하지 않으려 부단히 노력 중이다.

 

동시에 코로나19 생활 방역의 선두주자인 한국에서 더 철저히 비대면 방식의 콘텐츠를 아주 잘 만들어내고 있어서 어떤 면에서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도 생각한다. 그 집약체로서 ‘KCON:TACT season 2’ 긍정적인 면을 많이 보여주었다. 2021년에 우리 인류 공동체는 어떤 상황과 기로에 놓이게 될까. 회의적으로 느껴지긴 하지만 채 1년이 되지 않는 시간을 정말 마음 졸이며 건너온 것 같다. 내년에는 대면 콘텐츠도 조금씩 더 늘어났으면 좋겠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반가움의 표현 방식이 더 이상 자제해야 하는 것이 되지 않길 바라본다. 이상하지 않은가. 당신의 손이 맞잡을 수 있는 건 당신의 다른 한 손 뿐이라는 것이. 올해는 유독 영상 콘텐츠를 보면 단순한 생각에만 그치지 않게 된다. 이번 ‘KCON:TACT season 2’도 그랬다. 정말 여러 사람들의 노고로 제일 안전한 나만의 방에서, 손안의 휴대폰으로 10일간의 축제를 즐길 수 있었다. 영상을 보는 중에도 연말 모임을 자제해달라는 재난 문자가 수시로 날아든다.

 

갓 접어든 12월에는 또 어떤 콘텐츠를 마주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