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시장을 성장시키는 건? 2020년 '우리 웹툰은 우리가 지켜요' 웹툰의 성장과 함께한 불법 유통 시장
매년 진행하는 사용자 인식 개선 캠페인에 변화 꾀해
최선아(웹툰 기자)
웹툰의 발전과 함께 불법 웹툰 공유 시장의 규모도 커졌다. 웹툰통계분석서비스 WAS에 따르면 2019년 9월까지 불법 웹툰 공유로 인한 웹툰 시장의 누적 피해액은 약 6조 5백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제 막 1조 시장에 도달한 웹툰 산업계에 있어 불법 웹툰 시장은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불법 웹툰을 근절하기 위해 광고 수익 측면이나 서버 측면 등 다양한 방법을 생각할 수 있지만 ‘만화웹툰 불법 유통사이트 근절 캠페인’은 사용자 측면에서의 접근법에 해당한다. 한마디로 이용자 의식 개선이다. 이와 비슷한 예는 2010년대 초 영상진흥위원회가 주도했던 ‘굿 다운로더 캠페인’이 있다.
△ 요즘 아이들은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 했을지도
굿 다운로더 캠페인은 컴퓨터의 보급과 인터넷의 발달로 영화를 돈 주고 구매하지 않고 불법으로 다운로드하는 것을 너무나 당연시하던 사회 분위기를 개선하기 위해 대대적인 홍보를 진행했다. 정당한 가치를 지불하고 영화를 보는 것이 옳은 것이라는 긍정적인 메시지 전달과 함께 최소한 불법 다운로드를 한다는 사실을 밖에서 떳떳하게 말하고 다닐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 성공한다.
올해 진행한 ‘만화 웹툰 불법 유통사이트 근절 캠페인’은 이런 굿 다운로더의 메시지 전달 방식과 유사한 전략을 선택했다. 기존 1명의 작가를 채용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플랫폼의 작가 10인을 섭외했다. 다양한 작가를 섭외함으로써 더 많은 팬들의 관심을 끄는 한편 더 많은 통로로 해당 캠페인이 퍼져나가도록 한 것이다.
△ 좌측 뒤부터 시계방향으로 박바퀴, 신일숙, 마인드C, 주호민, 와나나, 박은혁, 이나래, 미애, 츄카피, 윤태호 작가
캠페인 방식도 단순히 홍보 영상을 재생하는 데서 벗어나 인터넷 이용자의 참여를 유도했다. 불법 웹툰을 이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SNS 캠페인을 진행한 것이다. SNS 캠페인에는 약 2,000여 명이 참여했으며 좋아요, 리트윗 등 2차 반응 250,000여 회, 2,500개 이상의 댓글이 발생했다.
△ 애옹이도 참여한 불법 근절 캠페인
물론 한계도 있다. 굿 다운로더는 기본적으로 이미 인지도가 높은 배우들이 등장해 메시지를 전달한다. 웹툰 작가들은 SNS 등 인터넷에서 인지도를 쌓고 있지만 배우들에 비해 대중에게 인지도가 있는 편은 아니다. SNS 캠페인도 많은 호응을 얻었지만 이미 웹툰을 정식 이용하고 있는 팬들이 참여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이러한 시도가 의미 없다고는 할 수 없다. 불법 유통으로 돈을 벌 수 있는 한 불법 유통 공급자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며 이를 사용하는 이용자도 존재할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활동이 불법이고 옳지 않은 일이라는 사회적인 분위기는 불법 유통 시장 규모의 확장을 억누를 수 있으리라 믿는다.
지난 10월 6개 웹툰 플랫폼이 한국저작권보호원에 모여 ‘웹툰 불법유통 대응 협의체’를 구성했다. 이들 네이버웹툰, 레진엔터테인먼트, 리디주식회사, 카카오페이지, 탑코, 투믹스 6개사는 앞으로 웹툰 불법 유통 근절을 위한 법적 공동대응에 나선다. 해외저작권진흥협회에서도 불법복제웹툰 모니터링 시범 사업을 진행 중이다. 다양한 노력이 한국 웹툰 시장을 성장시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