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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산업계의 M&A와 투자 현황

카카오페이지가 취한 얼라이이너스 형성 전략 웹툰 산업계 큰손으로서의 투자 행보

2020-12-16 강태진(코니스트)



연령과 웹툰소비의 경향
강태진
웹툰가이드 대표


한국 웹툰산업계의 강자는 현재 네이버웹툰과 카카오페이지이다. 두 플랫폼은 모기업의 태생부터 다른 특성으로 인해 비즈니스 전개 방식 또한 상이하다.
네이버웹툰은 웹툰 시장을 창출하고 리딩하는 ‘문화 창조자’의 입장에서 작가발굴부터 에이전싱, 제작, 연재, IP트랜스미디어, 해외진출까지 모두 혼자서 해결해왔다. 이는 당연한 일이었으며 누군가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압도적인 네이버웹툰의 점유율과 한국 웹툰산업에서의 위치로 인해 경쟁상대 또한 없었다. 하지만 달이 차면 이그러지고 경쟁자 없는 산업이 없듯이 네이버웹툰 또한 강력한 경쟁 상대를 만나게 된다.
△ 글로벌의 네이버, 매출의 카카오페이지로 불리는 국내 양대 웹툰 플랫폼

네이버의 강력한 경쟁자인 카카오페이지는 한마디로 ‘매출의 카카오페이지’로 불린다. 웹툰에이전시와 제작사에서는 카카오페이지에 작품을 연재하여 성공하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잡고 있다. 카카오페이지의 경우 기다리면 무료 BM을 통해 한꺼번에 40화를 공개하는 경우가 많은데 작품이 좋고 ‘기다리면 무료’ 프로모션을 같이 진행하면서 오픈하는 경우에 일일 매출이 오픈 후 일정기간동안 억대를 찍는 경우가 많다. 이런 카카오페이지의 매출 파워는 많은 업계 관계자들의 입을 통해 알려졌으며 많은 웹툰 에이전시와 제작스튜디오들이 카카오페이지에 작품을 연재하고자하는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지는 처음부터 네이버웹툰과는 다른 형태의 비즈니스를 전개했다. 시장에 초기 진입한 업체가 아니었으므로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의 입장을 취할 수 밖에 없었으며, 네이버웹툰을 따라잡기 위한 전략으로 얼라이언스(Alliance)를 형성하는 전략을 취했다. 카카오페이지는 웹툰을 수급하고 작가를 관리하기 위한 작업을 직접 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수위의 웹툰에이전시들과 처음부터 협업을 진행했다. 만화 가치사슬에서 창작과 제작영역에 속하는 작품기획, 작가발굴, 작품제작, 작품의 공급과 관련한 일체의 작업을 처음부터 웹툰에이전시와 함께 진행했다. 카카오페이지가 네이버웹툰 대비 훨씬 짧은 시간에 시장의 메이저 플레이어로 올라선 것은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이런 웹툰 에이전시들과의 협업이 큰 역할을 했다는데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고 있다.

웹툰과 웹소설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고 큰 규모의 투자를 받게 된 카카오페이지는 그 다음 행보를 M&A와 지분 투자에 집중하게 된다. 카카오페이지의 2019년 전자공시자료를 살펴보면, 서울미디어코믹스 지분 22.22%를 100억, 학산문화사 지분 19.8%를 146억, 대원씨아이 지분 19.8%를 150억에 각각 인수하였으며, 웹소설과 웹툰 양쪽 영역에서 큰 성과를 올리고 있는 상장사 디앤씨미디어의 지분 18.22%를 126억에 인수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지의 이런 투자 행보는 올해도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으며, 디앤씨미디어의 주식을 추가 확보하여 지분을 23.13%까지 늘였으며, 북미 웹툰 플랫폼 TAPAS에 60억을 투자하여 지분율을 21.68%로 늘렸다. 또한 카카오페이지는 2019년 웹툰 에이전시 중 가장 큰 매출을 올린 투유드림엔터테인먼트 지분 25%를 200억에 인수하면서 업계를 놀라게 한다. 

이런 카카오페이지의 행보는 지분투자 뿐만 아니라 인수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분율 51%를 넘기며 종속기업으로 카카오페이지 산하에 들어간 만화관련 에이전시로는 다온크리에이티브와 네오바자르를 들 수 있다. 다온크리에이티브는 약 120억, 네오바자르는 139억에 인수되었다. 각각 중국과 인도네시아 비즈니스를 위해 경쟁력있는 회사를 발굴하여 적극적인 인수 노력을 진행하였으며, 이런 신속한 재무적 투자로 인해 비즈니스의 속도가 타 플랫폼의 예상을 뛰어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카카오페이지는 강력한 매출에 기반한 업계 영향력과, 웹툰 산업을 이해하는 큰손으로서의 투자 행보 그리고 투자기업들과의 협업 체계 구축을 통해 거대한 웹툰/웹소설 업계의 얼라이언스 형성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모든 일을 혼자서 할 수 없다는 생각에 기반하여 win-win할 수 있는 협업의 생태계를 형성한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카카오페이지의 이런 공격적인 M&A 및 지분투자에 자극 받은 네이버웹툰은 최근 바빠지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작가 설립 법인에 10억을 투자한 것이 가장 큰 투자일 정도로 외부 에이전시와의 관계에 있어서 보수적인 행보를 취해온 것이 사실이다. 네이버웹툰이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시기는 지났다. 향후 글로벌 진출을 위해서는 더 많은 우수 작품의 제작과 공급이 필요하다. 이런 협업 체계 구축을 위한 얼라이언스는 반드시 필요하다. 네이버의 강력한 글로벌 플랫폼에 수 많은 우수 에이전시들의 작품을 연재할 수 있다는 측면, 그리고 경쟁 플랫폼에게 작품을 공급하지 않고 독점적인 작품을 공급받기 위한 협상력 강화라는 측면에서 M&A와 지분투자는 이루어질 수 밖에 없다. 한 번 하기 시작하면 무서울 정도의 네이버웹툰이 국내 웹툰 산업계를 M&A와 인수로 뜨겁게 달구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