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만화 서점 ‘북새통 문고’ 오프라인 매장 철수 소식을 바라보며
이세인(웹툰인사이트 대표)
약 17년간 홍대입구역을 지키며 많은 만화인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국내 최대 만화 서점 ‘북새통문고’ 오프라인 매장이 사라질 예정이라는 소식이 들려왔다. 2018년 ‘한양툰크(한양문고)’의 무기한 휴업 소식 이후 약 2년 만에 들려온 비보에 많은 만화와 웹 소설을 사랑하는 분들은 큰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점차 사라지고 있는 오프라인 매장들을 바라보며 해당 이유를 생각해 보았다.
△ 북새통문구 오프라인 정리, 한양툰크 무기한 휴업 공지
교보문고는 2016년 만화 분야 판매량이 130만 권으로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고 발표하였다. 2009년 이후 판매가 오르락내리락하던 것이 2015년부터 서서히 올라 2016년 역대 최다 판매를 기록하였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성장세는 특정 장르 및 분야에 치중하지 않고 고르게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어 출판 만화 시장 자체가 고르게 성장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 교보문고 년도별 만화 판매량 TOP 20 중 국내 만화 순위
웹툰 시장의 성장과 함께 웹툰 연재 작품의 단행본화도 조금씩 진행되고 있었다. 스크롤 기반의 작품을 페이지 만화 기반으로 변경하는 작업은 많은 경험과 인력이 필요하다. 그러다 보니 많은 웹툰들이 단행본으로 출간되지는 못하였으며, 일부 작품들만 진행되었다. 교보문고의 발표에 웹툰의 단행본 분야 역시 포함되어 있으며, 동반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교보문고에서 판매량으로 기록을 세웠다는 16년도 주요 판매 작품은 해외 라이선스 도서이다. 교보문고 16년도 TOP 20에 국내 만화는 3 타이틀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와 같은 흐름은 웹툰의 성장과 함께 큰 변화를 겪으며 17년도 이후부터는 6, 7 타이틀의 국내 만화가 TOP 20에 포함되어 있다.
교보문고 17년 발표에서 주요 구매 독자층이 과거 10~20대에서 30~40대로 옮겨갔다고 발표하였다. 10~20대는 웹툰으로 익숙하지만 실제 구매로 이어지진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흐름은 이후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지금까지도 10~20대의 구매력이 높지 않은 것은 맞지만, 자신이 소장하고 싶은 작품에 대해서는 구매하고 있다는 것이다. 19년도 판매량 3위 작품에 ‘연의 편지’가, 4위에 ‘어느 날 공주가 되어버렸다’ 등 젊은 팬들에게 인기 있던 작품들이 높은 판매량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결국 젊은 독자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작품과 단행본이 출간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흐름을 높고 보면 웹툰의 성장은 출판 만화 시장 성장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출판 만화 시장은 성장하고 있지만, 도리어 오프라인 만화 서점은 폐점 소식이 알려지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을 철수하는 북새통 문고는 약 2년 전까지 하루 방문자 7~800명을 유지하던 장소였지만, 금년 방문자가 급감하였다 전하였다. 매출 또한 1/3로 줄었으며, 순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하게 되어 결국 오프라인 매장의 정리를 결심하게 되었다.
△ 교보문고 판매 채널별 점유율
온라인으로 도서를 구매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서서히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구매 방법을 변경하는 독자들이 많아졌다. 이와 같은 흐름은 온라인 서점과 이북의 성장과 함께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변화이다. ‘2015 출판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4년 출판사의 거래처별 매출 비중이 온라인 서점이 27.9%로, 오프라인 대형서점 비중인 26%를 처음 앞질렀다고 발표하였다. 이와 같은 흐름은 언택트 (untact· 비대면) 시대가 오며 더욱 가속화되었다. 실제 교보문고는 ‘2020년 상반기(1~5월) 도서 판매 동향’ 자료를 통해 상반기 온라인 매출이 오프라인 매출을 추월하였다고 발표하였다. 이는 온라인 매출을 시작한 1997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전하였다. 결국 코로나19 사태로 오프라인 시장이 크게 위축되었고, 이는 ‘북새통문고’의 오프라인 매장 철수 소식과 맞물려 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국내 만화 시장은 웹툰과 함께 성장하고 있으며, 출판 만화 시장 역시 기존 해외 라이선스 작품 중심에서 국내 단행본이 점차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특히 언택트 시대에 온라인 중심인 웹툰은 더욱 대중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 다만 직면한 흐름 가운데 추억을 간직한 장소가 사라진다는 건 슬픈 소식이다. 언택트 이후 시대는 어떤 모습일지 알 수는 없지만,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장소들이 힘든 시기를 이겨내어 함께할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