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기사

초기화
글자확대
글자축소

독립만화, IP 사업에서도 독립적 움직임은 가능한가

IP 활용은 웹툰만의 일이 아니다. 이제는 독립만화에서도 IP 활용 사례가 나오고 있다. 독립만화, 과연 IP 사업에서도 '독립'이 가능할까?

2021-06-24 성상민



독립만화, IP 사업에서도 독립적 움직임은 가능한가


2010년대 후반 한국 만화에서 발생한 중요한 움직임을 단 하나만 짚자면, 기존의 플랫폼이나 에이전시에 얽매이지 않는 독립적인 작가‧작품의 시도가 독자들 사이에서는 물론 자본과 시장 사이에서도 영향력을 지니며 활발한 행보를 이어나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물론 소위 ‘독립만화’라고 칭할 수 있는 작품은 그전까지 없던 것이 아니었다. 아무리 시기를 늦게 잡는다 하더라도 1990년대 중반부터 20년이 넘도록 만화 창작에 있어 독자적인 움직임을 모색하는 시도는 끊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 계속된 시도의 결실이 2010년대 후반이 되어서 본격적으로 싹을 피우게 되었다고 봐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물론 이렇게 되기에는 여러 기술적‧사회적 변화가 함께 있었음을 결코 빼놓을 수 없다.


온·오프라인 연결망 구축과 함께 성장한 독립만화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더욱 개인의 신체와 밀접해진 정보의 연결망은 각 웹툰 플랫폼에도 영향을 주었지만, 웹툰 플랫폼 바깥에 있는 작가‧작품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특히 트위터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으로 대표되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의 등장은 개인과 개인, 수많은 점들과 또 다른 점들이 무척이나 가깝게 연결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그것은 독립적인 행보를 모색하는 작가들에게는 무척이나 중대한 계기가 되었다. 아무리 2010년대 초반 이후로 레진코믹스 등을 위시한 유료 플랫폼이 생겨났다해도 네이버나 다음과 같은 포털 기반의 웹툰 플랫폼을 쉽게 무시할 수 없었던 이유는 ‘인지도’의 차이가 상당히 심했기 때문이다. 같은 작가가 비슷한 수준의 연출을 선보이더라도 연재 매체에 따라 독자나 시장의 반응 여부가 확연하게 달라지는 일은 꽤나 비일비재했다. 웹툰을 비롯한 한국 만화 전체의 시장은 커져간다고 하지만, 만화 영역에 존재하는 이들 모두가 그 수혜를 누린다고 하기에는 결코 쉽지 않은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SNS의 본격적인 등장은, 특히 인스타그램처럼 이미지가 메인이 되는 SNS의 등장은, 만화 작가들이 새로운 상상을 할 수 있게 해주었다. 만화 역시 이미지가 중요한 매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타이밍 좋게도 2010년대 중반 무렵부터 각 지역마다 속속 등장하는 독립서점의 등장, 그리고 ‘언리미티드 에디션’으로 대표되는 대안적인 출판 오프라인 플랫폼의 본격적인 성장은, 수익 창출로 가는 길은 쉽게 모색할 수 없었던 독립 만화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이렇게 독립만화계에 온라인의 연결망은 물론, 오프라인 차원의 연결망까지 모두 구성되었다. 이제 현실과 가상 세계를 모두 있는 연결고리가 생겼으니, 남은 것은 작품이 등장할 차례였다.

 이전에는 쉽게 보기 어려웠던 작품들이 새롭게 구축된 망들을 통해 알려지고, 주목을 받고, 본격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하게 되었다. 비록 지금은 작품 활동을 사실상 중단한 상태긴 하지만 <신도시>와 <두경>으로 자신의 이름을 많은 이들에게 각인시킨 김인엽, 짧은 4컷 만화에서 좀처럼 쉽게 예상할 수 없는 독특한 스타일의 코미디로 단숨에 주목을 받은 <무슨 만화>의 ooo(정세원), 2010년대 중반부터 한국 사회에 거센 파장을 낳은 페미니즘의 물결과 함께 많은 독자들을 사로잡으며 여전히 강고한 가부장제의 한국 사회를 그린 <며느라기>의 수신지 작가 등을 그 예시로 들 수 있을 것이다. 이전의 주류 출판 만화는 물론 당시 구축되었던 웹툰의 구조 내에서는 쉽게 연재되기 어려웠던 작품들이, 작가의 주체적인 의지와 결합하면서 본격적으로 자신들의 존재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독립만화를 위한 플랫폼의 탄생, 딜리헙

이렇게 독립적인 만화의 시도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양면으로 구축된 연결망과 함께하며 점차 앞으로의 시도를 만들기 위한 성과를 축적하고 있을 무렵, 2019년에는 다시 독립만화에 있어 중대한 플랫폼이 하나 등장하게 된다. 바로 ‘딜리헙’이다. 대다수의 만화 플랫폼이 이전의 출판만화와는 비교할 수 없어도 어찌 되었든 플랫폼이나 에이전시에 소속된 관리자들이 작품을 선별하여 그렇게 골라진 작품들을 연재하는 체계 자체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면, ‘딜리헙’은 상당히 다른 컨셉을 지니고 있었다. 작품을 연재하길 바라는 작가 본인이 나만의 연재 페이지를 만들어 작품을 올릴 수 있고, 유료로도 파는 것이 가능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어떤 의미로는 마치 ‘오픈마켓’과도 같은 웹툰 플랫폼인 셈이었다. 물론 이러한 형식을 시도했던 웹툰 플랫폼이 전혀 없던 것도 아니었으며, 동시에 현재까지도 꾸준히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는 ‘포스타입’ 같은 플랫폼의 존재도 빼놓을 수는 없다. 그러나 ‘포스타입’이 동인 창작자를 중심으로, 웹툰 플랫폼보다는 좀 더 ‘블로그’에 가까운 스타일이었다면 ‘딜리헙’은 확연히 ‘플랫폼’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라는 분명한 차이가 있었다.

결정적으로, ‘딜리헙’은 2010년대 중반을 거치면서 본격적으로 형성된 독립 만화에 대한 작지만 뜨거운 열기의 여파가 넘실거리던 상황에 시기적절하게 대안적인 형태를 표방하며 등장한 플랫폼이었다. 앞서 언급했듯 ‘딜리헙’ 등장 이전에도 비슷한 컨셉을 지닌 웹툰 플랫폼은 존재했지만, 질 좋은 작품을 유치하는 것과 독자를 끌어들이는 것 모두 쉽지 않았다. 주류 플랫폼 바깥에도 흥미로운 작품이 많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주류를 벗어나도 완전히 변방으로 밀려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확인되었을 때 ‘딜리헙’이 만화계에 등장했던 것이다. 서서히 ‘딜리헙’을 주목하는 사람들이 늘기 시작하는 상황에서, 결정적으로 ‘딜리헙’에는 이전의 독립만화 이상으로 강렬함을 지닌 작품이 등장했다. 바로 고사리박사 작가의 <극락왕생>이다.



<극락왕생>의 특이점

<극락왕생>은 여러모로 한국 만화가 추구해온 다양한 결들이 교집합을 이뤄낸 산물과도 같은 작품이었다. 이전 김혜린이나 황미나 등이 시도해왔고 그 이후로도 말리의 <도깨비 신부>나 주호민의 <신과 함께>, 랑또의 <가담항설> 등이 그랬던 것처럼 오래전부터 한국에서 전해지는 설화를 바탕으로 작품의 이미지와 스토리텔링을 구축하는 장르적 시도의 확장적인 결과물이자, 1990년대 등장한 이진경의 <피플> 연작이나 <사춘기>, 또는 <속보이는 놈>을 비롯한 최인선의 작업을 비롯해 그 이후로도 허5파6의 <여중생A>나 단지의 <단지>, 그리고 똑같이 독립적인 작품의 제작 및 공개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던 수신지의 <며느라기>가 그랬던 것처럼 여성이 놓여있는 상황을 작품으로 풀어내고자 노력했던 시도들이 융합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중요하게 보아야 할 부분은 고사리박사 작가 본인의 행보에 있다. 지난 4월 28일, TV 드라마나 영화 등을 제작해온 미디어 기업 ‘스튜디오스카이’는 고사리박사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창작하기 위해 만든 업체인 ‘고사리스튜디오’를 인수, 합병하여 자회사로 만들 것임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스튜디오스카이는 <극락왕생>의 해외 수출을 비롯해 영상화 추진도 동시에 기획하고, 반대로 다른 영상 콘텐츠들도 웹툰으로 제작하는 등의 다양한 시도를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1) 

단순하게 보면 인기있는 작품의 영상화 계약 소식처럼 보인다. 하지만 세부적인 결은 이전까지의 소식과는 확연하게 다른 소식이었다. 출판 시절부터 2차적 저작권은 연재가 끝나도 일정기간동안 플랫폼이나 에이전시에 위임되는 형태로 계약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고사리박사 작가는 이러한 관행을 그대로 따르지 않았다. 대신 자신이 설립한 스튜디오를 인수하는 형태로 지속가능성을 꾀했다. 일종의 창작활동에 대한 투자이자, 영상화를 통한 IP 활용의 극대화를 동시에 노렸다. 이미 고사리박사 작가는 평소에도 여러 인터뷰 등을 통해 작품을 독립적으로 창작하는 이상으로, 자신이 만든 작품을 가치에 맞게 판매하고 지속 가능한 사업이 가능할 때 자신이 <극락왕생>을 통하여 구축하고 있는 여성 서사에 대한 시도가 유지 가능함을 말한 바가 있었다.2) 스튜디오스카이가 고사리박사의 스튜디오를 인수한 것은 기업과 기업 사이의 인수를 넘어, 작가 자신이 일찌감치 고민해왔던 바를 구현한 것에 더욱 가깝다.


<극락왕생> 사례, 해외와 비교해보면?

당연히 이러한 사례는 해외에서도 마냥 흔한 일은 아니다. 일본은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2차 저작권은 출판사가 대행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그 ‘특별한 경우’란 무엇인가? 바로 작가가 계속 연재 경력을 쌓아 인기를 얻어서, 출판사와 비교적 대등한 위치에 서게 되었을 경우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계속 꾸준한 인기를 자랑하고 있는 <드래곤볼>이나 <슬램덩크> 등의 단행본이나 관련 상품의 판권 표기를 살펴보면 흥미로운 지점이 보인다. 각각 ‘BIRD STUDIO’나 ‘I.T. Planing’과 같은 이름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기업은 <드래곤볼>의 작가인 토리야마 아키라, 그리고 <슬램덩크>의 작가인 이노우에 타케히코가 자신이 그린 작품 활동 및 IP 관리를 위해 세운 회사의 이름이다. (‘BIRD STUDIO’는 토리야마 아키라의 일본 이름 ‘鳥山明’의 ‘새 조(鳥)’에서 따온 회사명이며, ‘I.T. Planning’은 이노우에 타키히코의 이름 이니셜에서 따온 사명이다.) 이 밖에도 데즈카 오사무의 ‘데즈카 스튜디오’, 나가이 고의 ‘다이나믹프로’처럼 일본 만화계에서 입지를 지닌 작가 상당수는 별로로 회사를 세워 자신이 만든 작품에 대한 IP를 관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는 작품이 인기를 얻어 입지가 상승한 일부의 작가의 상황일 뿐, 일반적인 상황이라고 칭하기에는 어렵다.

이러한 상황은 북미라고 해서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오히려 북미의 경우는, 일부의 경우를 제외하면 디즈니 산하의 ‘마블 코믹스’와 워너 브러더스(현 AT&T 산하) 자회사인 ‘DC 코믹스’의 양대 체제가 강력하고, 다시 이들 회사들은 새로운 작품들을 창작하기 보다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히어로들인 ‘아이언맨’이나 ‘스파이더맨’, 또는 ‘배트맨’이나 ‘슈퍼맨’ 같은 오랜 시간 인기를 얻은 시리즈들의 후속편이나 스핀오프를 만드는 것에 열중한다. 당연히 이들 프랜차이즈들의 저작권은 철저히 양대 스튜디오가 지니고 있으며, 이들 작품을 실제로 창작하는 이들은 어디까지나 ‘고용된 존재’일 뿐 이들 IP에 대한 권리를 지니고 있지는 못한다. 그나마 언더그라운드 경향의 만화를 다루는 다크호스 코믹스(Dark Horse Comics)나 마블과 DC의 양대축으로 돌아가는 흐름에 반발하여 창작자들이 중심에 되어 설립한 ‘이미지 코믹스’(Image Comics) 정도가 이와 다른 길을 걸어가고 있을 따름이다.3)

그나마 <극락왕생>과 고사리박사 작가의 사례에 가까운 케이스를 하나 들자면, 1984년에 독립 출판물로 처음 세상에 등장해 애니메이션, 영화, 게임 등 무수히 많은 매체로 재탄생한 미국 만화 <닌자 거북이>(Teenage Mutant Ninja Turtles, TNMT) 시리즈의 사례를 들 수 있을 것이다. <닌자 거북이>는 작품을 만드는 두 명의 작가인 케빈 이스트만(Kevin Eastman)과 피터 레어드(Peter Laird)가 공동으로 설립한 출판사 ‘미라지 스튜디오’(Mirage Studio)를 통해 출간되었고, 작품이 본격적으로 인기를 얻은 이후에도 <닌자 거북이>의 IP 활용 권한은 미라지 스튜디오가 관리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동시에 미라지 스튜디오는 <닌자 거북이> 이외에도 작품의 폭발적인 인기를 토대로 거둔 수익을 다른 언더그라운드나 인디펜던트 작품의 제작에 투자하는 식으로 지속 가능한 사업을 모색하기도 했다. 비록 2009년 <닌자 거북이>의 판권은 파라마운트 픽쳐스와 미국 CBS 방송국의 모회사인 ‘바아이컴’(Viacom)에 인수되었고, 이와 함께 미라지 스튜디오도 문을 닫고 말았다. 하지만 <닌자 거북이>의 사례는 대형 출판사가 아닌 독립적인 출판물로 인기를 얻은 작품이, 어떻게 계속 독립적인 체제를 유지하면서 지속이 가능한지를 보이는 하나의 시도였다.



<극락왕생>이 일회성 사례로 끝나지 않으려면

이렇듯 IP를 작가가 독립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IP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작품적으로는 물론 법적, 행정적으로 꼼꼼하게 신경써야할 부분이 넘쳐나며, 이를 작가 개개인이 관리하기엔 분명 쉽지 않은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 몇몇 작가들은 에이전시를 통해서 자신의 연재 작품이나 저작권 등 세부 계약 사항 등을 위탁하기도 한다. 그러나 여전히 한국에선 만화나 웹툰을 전문으로 관리하는 에이전시가 몇개나 존재하는지, 또 그들의 능력에 대한 파악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 당연히 이에 대한 정책적 접근도 완비되어 있다고 말하기엔 어렵다. 모든 에이전시들이 문제적이라 할 수 없지만, 정보가 투명하게 열려있지 않은 상황에서 작가들은 과연 자신이 계약한 에이전시가 내 권리를 제대로 관리하고 있는지 완벽하게 신뢰하기는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사리박사 작가의 선택은 작품의 독립적인 기획 및 연재를 넘어, IP를 관리하고 운영하는 차원에서도 독립적인 행보를 모색할 수 있는 하나의 단초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고사리박사는 자신이 스스로 작품의 영상화를 비롯한 2차 저작 사업 관리, 해외 사업 전개에 있어서 회사에 위탁을 부탁하는 길을 택했지만 동시에 그에 상응하는 권리나 투자를 교환함으로서 서로가 윈-윈하는 전략을 택했다. 물론 이는 <극락왕생>이 그만큼 높은 인기를 얻고 있음을 보이는 반증이지만, 동시에 이전까지는 쉽게 나오지 않았던 사례라는 점에서 지속적으로 눈여겨 볼 케이스라는 것은 분명하다. 특히, '작가의 선택'이라는 측면에서 주목해볼만 하다. 때문에 이 사례를 바탕으로 작가들이 주체적으로 자신이 창작한 작품에 대한 IP를 작가들이 스스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계기, 만화계 내부의 여러 단체나 기관이 이를 독려할 수 있도록 북돋게 하는 단초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이 사례가 단순히 특정 작가의 일부의 성과를 넘어, 작가의 선택권을 넓힐 수 있는 움직임으로 나아가는 첫 발걸음이 될 수 있길 바랄 따름이다.



1) 이재민, 영화-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 스카이', 고사리박사와 손잡고 웹툰 스튜디오 만든다, 2021년 4월 29일, 웹툰인사이트.(https://www.wiizm.kr/Forum/Content/7692)

2) 이슬기, [이슬기의 대담한 언니들] <4> 알고보면 랭보도 주식 부자… 여성도 상업·예술 다 잡아야, 여성주의 창작자 이민경 작가·‘고사리박사’, 2021년 4월 29일, 서울신문.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10430022008)

3)  미국 만화와 크리에이터 오너쉽, 2020년 7월 27일, 웹툰저널 bullet.(http://sawa.kr/?p=401)

필진이미지

성상민

만화평론가, 칼럼니스트
만화규장각 지식총서 《지금, 독립만화 (며느라기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저자, 《미디어오늘》 ‘성상민의 문화뒤집기’ 칼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