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콘텐츠 시장의 지각변동을 일으킨 웹툰이라는 활화산
“오늘의 고객이야말로 기업의 미래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다.” 디지털 트랜스포에이션 전문가 쉘린 리는 저서 <시장의 파괴자들>에서 주장했다.
현재의 기업 경영 환경에 비추어 곱씹어 보아야 할 대목이다. 다행스럽게도 웹툰산업은 외부의 시장변화와 업계 스스로의 혁신 노력, 웹툰창작자들의 헌신으로 매일 새로운 고객을 발굴해왔다.
웹툰산업은 기존 네이버, 다음으로 대표되는 포털 웹툰에서 웹툰전문플랫폼의 영역이 따로 분리되면서 구조변화가 일어났다. 첫째, 레진코믹스가 촉발한 웹툰전문플랫폼의 태동기. 둘째, 웹툰유료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 발전기. 셋째, 유료수익의 자금순환성과 IP가치를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웹툰플랫폼 회사들이 등장한 성장기, 넷째로 성장의 정점에서 잠시 숨을 고르던 성숙기, 다섯째 준비가 덜 되었거나 운영이 부실했던 웹툰플랫폼들이 정리되고 남은 기업들이 주요 플레이어로 활동했던 안정기를 거쳐 지금에 이르렀다.
많은 웹툰 플랫폼들은 시작부터 국내시장만을 타깃으로 하지 않고, 일본, 대만, 북미, 유럽 등지로 새로운 독자들을 찾으면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 그리고 최근 몇 년 새 해외시장의 매출액이 급성장 했고 동남아 등의 신흥시장에서도 구매력을 확인하는 성과들이 이어지고 있다.
대표 웹툰 기업 ‘네이버’와‘카카오’는 웹툰 세계 재패를 두고 더욱 더 큰 대규모 자본전쟁을 펼치고 있다. 웹툰은 이제 명실 공히 세계인이 탐독하는 이미지 비즈니스가 되었고, 그것은 웹툰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진입했음을 내포한다. 웹툰은 잠재적으로 전 세계 10조 규모의 만화시장을 넘어, 웹콘텐츠 100조 시장① 의 당당한 일원으로 나아가고 있다.
애석하게도 전대미문의 코로나19 사태와 함께 웹툰이 전 세계 MZ세대들의 새로운 콘텐츠로 정착한 것은 웹툰 시장의 성장과 글로벌화에 로켓을 달아준 모양이 되었다. 자연히 웹툰을 전 세계에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매번 새로운 신작이 준비되어야 하고, 그 영역은 새로운 나라, 새로운 대륙으로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자연히 이들 시장에 웹툰을 제작해 공급 하는 웹툰 제작사의 위상은 공고해졌으며, 역할도 막강해졌다. 즉 웹툰산업이 웹툰전문플랫폼의 등장으로 산업구조 1차 변혁이 일어났다면, 웹툰제작사 중심으로 2차 혁신이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즉 웹툰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공급측면에서 웹툰을 대량 제작하기 위한 웹툰제작사는 스튜디오 시스템의 도입과 각 영역별 분업화, 전문화가 수반되어야 할 과제가 되면서 웹툰 창작은 이제 하나의 산업공정화로 변모하고 있다. 과거 웹툰작가 1인을 중심으로 창작자의 투고와 비즈니스를 대행하는 에이전시의 시대였다면, 이제 웹툰 에이전시가 다양한 작가들을 엮어내고 작가들과 함께 작품을 기획, 개발, 제작하는 스튜디오가 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작품의 성공은 곧바로 제작사의 수익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웹툰·웹소설 제작사 재담미디어 코스닥에 상장한다(매일경제 2021.6.02.).―NH투자증권” IPO 대표주관 계약 체결 뉴스는 당일 약 50여건의 언론사에서 일제히 보도하면서 큰 화제가 되었다.
IPO란, 일정 규모의 기업이 상장절차 등을 밟기 위해 행하는 외부 투자자들에 대한 첫 주식공매를 말한다. 구체적으로 증권거래법과 기타 법규에 의거하여 주식회사가 발행한 주식을 일반투자자에게 균일한 조건으로 공모하거나, 이미 발행되어 대주주가 소유하고 있는 주식의 일부를 매출하여 주식을 분산시키고 재무내용을 공시함으로써 주식회사의 체제를 갖추는 것을 말한다.
기업공개는 기업에서 자금조달을 원활히 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국민의 기업참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게 하고, 국민경제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뤄진다. 이를 통해 기업은 주식가치의 공정한 결정, 세제상의 혜택, 자금조달능력의 증가, 주주의 분산투자 촉진 및 소유분산 등의 혜택을 얻을 수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기업공개 - IPO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
즉, IPO란 기업공개를 말하지만, 사실상 증권시장에 상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만화, 웹툰 기업 관련 첫 상장기업은 2006년 대원씨아이(현 대원미디어)이다. 상장과정에서 우회 상장이라는 복잡한 사정이 존재했지만 결과적으로 만화계 첫 상장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웹툰기업 1호 상장기업은 2015년 11월 상장한 입성한 미스터블루이다. 미스터블루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ㆍ스팩)를 통한 우회상장 방식을 이용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② 했다. 2015년 미스터블루는 상장으로 약 120억 원을 조달하면서 당시 급성장했던 웹툰플랫폼 레진코믹스, 탑툰 등의 상장이슈도 함께 부각시켰다. 레진코믹스와 탑툰은 결과적으로 두 곳 모두‘불법복제’문제로 인한 수익성 악화와 ‘상장심사’의 기준에서 제동이 걸리면서 진척되지 못했다.
△ 좌) 미스터블루 상장 기념식 2015.11.23, 우) 디앤씨미디어 상장 기념식 2018.8.01
그리고 2017년 8월 당시 웹소설 분야의 선두주자 ‘디앤씨미디어’가 키움증권을 주관사로 상장하게 된다. 공모금액은 약 20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이 조달된 것으로 보고된다. 만화,웹툰 업계의 또 하나의 상장사가 있다면 ‘키다리스튜디오’이다. 키다리스튜디오는 다우키움그룹에서 전자책과 반도체설계를 중심으로 사업하는 계열사 다우인큐브가 전신으로 2018년 2월에 사명을 변경했다. 그 과정에서 바로북, 봄툰, 델리툰, 레진코믹스 등을 인수하면서 대표적 웹툰기업이 되었지만 다우인큐브 자체가 기존 상장사라는 점에서 또 다른 상장의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웹툰제작사 IPO 의 원심력은 시장의 밀물과 썰물으로 작용할 것
만화 웹툰 업계 및 경제전문가들은 웹툰기업의 상장은 업계의 성장 동력 확보와 역동성을 위해 꾸준히 지속되어야 과제라고 주창한다. 근래 가증 큰 상장 이슈는 네이버웹툰과 카카오페이지 거대 기업의 상장이 몇 년 새 이루어질 거라는 전망과 기업가치가 수조 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이 모아지고 있다. 상장 문턱을 넘을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이 웹툰제작사라는 점이 핵심이다.
특히 재담미디어의 경우는 기존 만화,웹툰 기업의 상장 사례와 다르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첫째, 우회상장이나 M&A(인수합병) 방식이 아닌 기업 경영과 미래가치를 보고 단독 상장을 추진한다는 점이며, 둘째, 웹툰 제작사로서 첫 사례라는 점이다. 웹소설-출판 분야에서 디앤씨미디어가 있다면, 웹툰부문에 재담미디어가 최초의 영예를 얻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셋째, 기존 웹툰플랫폼과 달리 웹툰제작사는 수십여 개로 많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재담미디어가 상장에 성공한다면 그 뒤를 이어줄 웹툰제작사도 존재하는 상황이다. 재담미디어의 상장은 웹툰제작사 전반에 상장을 추동하는 힘으로 작용될 것이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상장은 즉 자금조달을 의미한다. 재담미디어 역시 상장에 성공한다면 최소 200억 원 내외의 수준으로 자금조달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시 말해 자금조달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그 파급효과가 상장의 핵심이다. ‘상장을 통해 확보된 자금을 어떻게 활용하고 어디에서 사용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과거 미스터블루의 조승진 대표는 합병ㆍ상장 목적에 대해 "경영 효율성을 증대하고 주주 가치 극대화를 위한 것"이라며 “합병을 통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해 성장 동력 마련을 위한 자금 조달 및 대외 신뢰도를 강화하겠다.”③ 고 설명했다. 디앤씨미디어의 신영호 대표는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유망 작가 발굴과 작가 관리체계 강화, 신규 콘텐츠 지속 출시 등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힘쓸 것이며, 더불어 웹소설 IP 기반 사업 확대에도 자금을 활용하고, 해외 진출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④ 라고 밝혔다.
이미 상장한 두 회사의 경우를 살펴보면 상장으로 인한 자금조달은 ‘경영효율화’, ‘작품 및 작가 발굴의 경쟁력 확보’, ‘신규 사업 확대’, ‘해외진출’로 요약될 수 있다. 즉, 확보된 자금은 기업 차원에서 현재보다 나은 미래를 계획하는데 사용되게 된다. 신규 인력의 채용과 인재 양성→우수한 작가 발굴 및 영입→양질의 작품 창작→작품의 국내외 유통→작품의 IP자산화 수립→2차사업화→신규 시장 및 산업으로 확장의 체계를 강화하는데 사용 될 것으로 예측된다.
상장은 개인 기업으로서의 새로운 도약대이자 전기이지만 업계 전반에서 생동력도 함께 불어 넣는다. 조달된 자금은 업계 전반에 임금 및 비용 상승을 가져오는데 두 가지 측면에서 바라 볼 수 있다. 긍정적인 면으로는 우수인재 확보를 위한 자본의 투입은 연봉 및 원고료 등의 비용을 높여 웹툰 업계의 신선한 외부 인적자원이 해당 웹툰 업계로 유입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여기서 상장사의 내부직원의 수혜를 포함해 연관업계 전반의 동기부여도 함께 가져온다.
부정적인 면으로는 자금을 통한 우수 인재 영입은 업계 전반에 비용 인플레를 가져오면서 채산성의 경직을 유발한다. 자연히 우수작가와 인재들은 높은 임금과 수익실현을 위해 이동할 것이고, 그것을 막기 위해 움직임 전반에 퍼지게 되기 때문이다. 한 발 더 나아가 생각하면, 군소 웹툰 기업의 설자리를 위협하거나 자본 여력이 부족한 신생 웹툰기업의 출현을 더디게 만드는 요소가 될 수도 있다.
종합해보면 상장으로 인해 확보되는 자금과 인프라는 유무형의 밀물과 썰물을 만들어 낼 것이다. 밀물을 통해 만화 웹툰 업계에 신선함과 풍성함을 가져와 웹툰 산업과 문화의 발전을 올 것이며, 그 동안 만화,웹툰업계가 가진 병폐와 악습은 썰물을 통해 빠져나가는 계기가 되어 업계차원의 공공성과 선한 영향력을 가져오게 된다. 밀물과 썰물에도 파도는 치기 마련이다. 세평에 의하면 웹툰제작사의 첫 IPO가 순조롭지 않으리라는 전망도 있다. 하지만 세간의 파고를 넘고 새로운 파도를 불러오는 원동력이 되어 웹툰산업의 뉴웨이브가 펼쳐지길 기대해 본다.
① 2020 신 성장산업 투자포럼 – 모바일 시대의 웹툰은 새로운 대세 콘텐츠 -미래에셋대우
② “웹툰회사, 증시에 첫 상장” - 경향비즈(2015.5.13.) - 임지선 기자
③ 웹툰社 미스터블루, 증시 깜짝 入城 - 아시아경제(2015.5.13.)―유인호 기자
④ [공모주 현장답사] '황제의 외동딸' 웹소설업체, 디앤씨미디어 – 조선일보(2018.8.01.)―이선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