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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엔터의 SM 인수작전, 웹툰계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

의 시너지

2021-10-20 남경화







K팝으로 대표되는 ‘한류’의 지금을 만든 대표적인 기업, SM 엔터테인먼트가 이수만 회장이 보유한 지분을 매각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수만 회장이 보유한 지분은 대략 18.72%, 현금가치는 약 3,231억 원가량이다. 


지난 10월 20일, 다수의 언론사는 ‘CJ 엔터테인먼트가 이수만 총괄프로듀서와 인수 여부를 놓고 단독 협상중이다’라는 내용을 보도했다. 그동안 카카오가 가장 인수에 근접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인수 조건에서 이견이 컸던 점, 국정감사 등을 거치며 카카오에 쏟아진 비난에 문어발식 확장에 제동을 거는 기조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그동안 관심을 보이던 CJ 엔터테인먼트가 직접 행동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수만=SM’, 왜 매각할까?

방송인이자 가수로 인기를 얻었던 이수만 회장은 1989년 ‘SM기획’을 설립한다. 지금의 SM엔터테인먼트의 모태다. H.O.T, 신화, 젝스키스, 동방신기, 소녀시대, EXO, NCT, 최근 AESPA까지 시대를 대표하는 아이돌은 물론, SM 없이는 지금의 한류도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막대한 문화적 영향력을 끼치는 기업이 됐다. 그럼, 이수만 회장은 왜 자신의 지분을 매각하려는 걸까?


첫번째는 승계구도의 문제다. 한국의 기업운영을 봤을 때, 이수만 회장의 두 아들이 사업을 물려받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으나, 정작 두 아들은 승계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52년생, 올해로 일흔을 맞은 이수만 회장의 입장에선 사업을 이끌어갈 다음 주자를 찾아야 하는 과제가 떨어진 셈이다. 만약 아들들이 물려받는다 하더라도, 엔터테인먼트 업계 특성상 세습으로 사업을 키우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판단도 내렸을 것으로 풀이된다. 


2010년 이미 등기이사를 사임하고 프로듀서에 전념해온 이수만 회장이 이성수, 탁영준 공동대표를 앞세운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본인이 가수 출신인 만큼 ‘트렌드를 선도하는 음악’에 열쇠가 있다는 걸 인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문가에게 일을 맡기는 것이 맞다는 판단을 내렸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  CJ의 대표적인 계열사들 (출처 = CJ그룹)


두 번째는 같은 맥락에서, 사업을 더 확장시킬 수 있는 파트너가 있다는 점이다. ‘현재 트렌드’를 가장 빠르게 앞서가고 있는 카카오와 CJ가 협상 대상자가 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카카오는 카카오M을 시작으로 유수의 엔터테인먼트 기업뿐 아니라 모바일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까지 손에 쥐고 있다. CJ ENM은 국내 영화계의 대표 배급사일 뿐 아니라, 스튜디오 드래곤을 갖춘 제작사이기도 하다. 게다가 대한통운을 가지고 유통망을 손에 쥐고 있어 굿즈사업과 연계할 수 있는 유통망을 이미 갖추고 있는데다, 방송사와 TVING 등 OTT 플랫폼까지 손에 쥐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Cartoon’(카툰)의 C, ‘Animation’(애니메이션)의 A, ‘Web-toon’(웹툰)의 W, ‘Motion graphic’(모션 그래픽)의 M, ‘Avatar’(아바타)의 A, ‘Novel’(노블)의 N을 조합한 ‘CAWMAN’을 기반으로 한 “SMCU(SM Culture Universe)’를 SM엔터의 미래로 꼽았던 이수만 회장의 비전에 가장 적합한 기업이 바로 카카오, 또는 CJ ENM이었던 셈이다. 그 중에서 카카오는 포기했고, CJ는 협상에 나섰다.




CJ는 왜 SM을 원할까?

SM이 카카오 또는 CJ를 원하고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럼 CJ는 왜 SM을 원하는 걸까? CJ ENM은 영화, 드라마는 물론 음악까지 제작능력을 더 이상 검증할 필요가 없다. 뿐만 아니라 SM이 원하는 SMCU를 현실세계에서 구현할 수 있는 테마파크를 준비중이기도 하다. CJ ENM은 경기도 고양시에 2024년 개장을 목표로 K팝 테마파크 ‘라이브시티’ 건설을 추진중(1)이다.



△  2024년 개장 예정인 라이브시티 조감도 (출처=CJ ENM)


 

OTT, 방송국, 영화관, 영화 제작사, 드라마 제작사 등 엔터산업에 필요한 거의 모든 걸 가졌지만, CJ가 가지지 못한 것이 하나 있다. 바로 IP다. SM 엔터테인먼트라는 거대 IP기업은 CJ의 입장에선 너무나 반가운 매물일 수밖에 없었다.




CJ가 손잡은 또 하나의 기업

이런 CJ가 손잡은 또 하나의 기업이 있다. 단순 인수가 아니라, 주식교환 방식으로 소위 ‘혈맹’을 맺은 기업이다. 바로 네이버다. 지난해 이맘때, 네이버와 CJ는 6천억원 규모의 주식교환을 통해 서로 지분을 확보했다. CJ는 국내 물류와 영상콘텐츠에서, 네이버는 온라인 플랫폼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이고, 그 두 기업이 ‘빅딜’을 맺었다는 점에서 여러 분석들이 쏟아졌다.


네이버와 CJ의 혈맹은 먼저 커머스 분야에서 주목받았다. 네이버쇼핑이 급성장하고, 코로나19 이후 전세계 사업분야에서 각광받고 있는 온라인 커머스는 물론, 네이버라는 플랫폼을 활용한 라이브 커머스를 포함한 미디어커머스까지 가능해지면서 물류를 전담할 CJ의 물류시스템은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이다.


두번째는 콘텐츠 분야였다. 주식교환을 하면서 네이버가 이미 시행하고 있는 일종의 구독모델 ‘네이버 멤버쉽’에 CJ ENM이 운영하는 TVING 서비스가 포함되면서 콘텐츠 분야에서도 윈윈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네이버가 이미 스튜디오드래곤이 제작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스위트홈>으로 전세계에 가능성을 보여준 만큼, 네이버웹툰의 IP와 TVING의 시너지가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펼쳐질 것이라는 기대감이었다. 이미 <유미의 세포들>이 그 시작을 끊고 네이버웹툰 IP를 활용한 TVING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SM-CJ-NAVER 시너지 기대감 오른다

결국 CJ가 SM엔터테인먼트를 손에 넣게 되면, SM-CJ-NAVER의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SM엔터의 IP를 활용해 CJ가 미디어 사업을 맡고, 오프라인 공간에선 ‘라이브시티’에서 SM의 아티스트와 연계한 행사와 테마파크를 즐기는 한편, 이미 BTS의 <화양연화> 시리즈로 북미를 중심으로 재미를 본 네이버웹툰이 SM엔터의 IP를 웹툰화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이미 네이버는 SM 엔터테인먼트에 지난해 1천억원을 투자, 글로벌 팬 커뮤니티와 V라이브 강화를 위한 투자에 나선 바 있다. 네이버는 글로벌 사용자의 V라이브 유입을, SM은 팬들의 활동 데이터와 온라인 서비스를 얻는 윈윈 전략이었다. 그리고, 네이버와 CJ의 혈맹이 SM 인수로 더욱 공고해지게 된다.


이번 CJ의 SM 엔터테인먼트 이수만 회장 지분 인수 추진계획이 성사된다면, 웹툰을 포함한 엔터테인먼트 업계 전체에 큰 변화의 바람을 불고 올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웹툰이 지난 9월 열린 밋업에서 발표한 ‘수퍼캐스팅’, 즉 거대 IP를 가진 기업과의 콜라보 프로젝트를 통한 신작 발표에 SM엔터 역시 라인업으로 편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DC코믹스와의 오리지널 작품을 선보이는 등 결과를 내놓고 있는 네이버웹툰이 SM엔터의 아이돌과 만나게 되면, 새로운 독자층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번 CJ의 SM엔터테인먼트 인수가 웹툰계에서 주목해야할 뉴스인 것도 이 때문이다.


(1)   “CJ, 2024년 K팝 테마파크 '라이브시티' 연다”, 김은영, 조선비즈, 2020. 8. 12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8/11/202008110334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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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화

프리랜서 웹툰 PD
웹소설 원작 작품 기획 및 각색을 전문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