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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인상품 기획자 월랑아씨 인터뷰

동인상품 기획자 월랑아씨를 인터뷰한다.

2009-06-11 서찬휘

Q
: 블로그나 행사장 등에서 몇 번 뵌 적은 있습니다만 이렇게 인사 올리는 건 처음인 듯합니다. 반갑습니다. 간단하게 소개를 겸한 인사를 부탁합니다.


A : 안녕하세요. 月狼牙(월랑아)입니다. 달 월(月), 이리 랑(狼), 어금니 아(牙)을 씁니다.
이 닉네임으로는 중학교 2한년 때 MSFC(Maaya Sakamoto Fan Club - 사카모토 마아야 팬클럽)을 활동하면서 사용하였고, 그것이 지금까지 이르러 근 10년이 되었습니다. 현재는 동인 활동을 하면서 지내는 평범한(?) 24세의 멀티미디어를 전공하는 대학생으로, 이글루스에서 『月狼牙의 B.Rose in Break-Age(http://ffyalli.egloos.com/)』란 개인블로그를 중심으로 활동 중입니다. 주된 활동으로는 지금은 없어졌지만 저에게 온라인 생활의 기반을 다져준 MSFC(Maaya Sakamoto Fan Club)의 운영자를 역임하였고, 동인활동으로는 EGLOOS Color illustration book 1,2,3 와 ANGEL VOICE 마크로스F 美小女 Color illustration book을 기획&편집을 하였습니다.

좋아하는 애니는 성계 시리즈, 마크로스 시리즈, 공각기동대 SAC시리즈
좋아하는 만화책은 Break-Age, V.B.로즈
좋아하는 소설책은 은하영웅전설, 창룡전, 십이국기, 카타야 스나코씨 소설(델피니아전기, 스칼렛위자드, 새벽의 천사들등), 마리아님이 보고계셔등 다수
좋아하는 가수는 당연히 사카모토 마아야와 서태지

현재 TTT(틱택토) 제작 위원회의 홍보담당자로 참가하고 있으며, 개인적으로는 7월 코믹월드 발매를 목표로 K-ON 엔솔로지 일러스트레이션북 『K-AN』과 8월 코믹월드 발매를 목표로 본격 남성향 성인 일러스토리북 『마법사가 되기 위한 수련서』(19금)을 준비 중 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Q : 제가 월랑아 님을 뚜렷하게 기억하게 된 계기가 된 건 역시 이글루양 프로젝트 때였습니다. 이후로 일러스트 북 등을 기획하시는 한편으로 최근에 이르러선 동인 게임 「틱택토」에도 참여하시게 되었는데요. 서브컬처 계열 동인으로 활동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 제가 동인 활동을 시작한 계기는 ‘애정’, 무언가를 좋아하는 마음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제외한다면, 역시 누나의 영향이 큽니다. 제가 처음 동인이란 것을 알게 된것은 ACA란 아마추어 만화 행사였습니다. 저희 누나는 그곳에서 활동하였고, 그것을 도와주면서 동인활동을 시작한거였죠. 그게 초등학교 고학년 때 였습니다. 그 이후 누나를 따라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여러 행사를 참가하였습니다. 제1회 코믹월드도 저는 생생히 기억합니다.(웃음) 그러다가 누나가 대학입학과 집안 사정으로 동인활동을 접으면서 저도 자연스럽게 멀어졌습니다. 그리고 대학교 입학 후에 하고싶은 일은 하자!란 기분으로 개인 부스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처음에는 가볍게 팬시부스로 시작하여 현재는 엔솔로지 일러스트북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글루 양 프로젝트 홈페이지 이미지
이글루 양 프로젝트 홈페이지 (http://egloos.qt.to)


이제까지 제가 기획하고 판매한 엔솔로지 일러스트북은 EGLOOS Color illustration book의 1,2,3와 마크로스F를 주제로 한 ANGEL VOICE가 있습니다. EGLOOS Color illustration book은 EST_님 원작의 블로그 서비스 이글루스의 의인화 캐릭터를 주제로 하여 기획된 책입니다. 본래 EGLOOS Color illustration book 시리즈는 군대 가기 전의 무언가를 남겨보자라는 의도로 시작된 단발성 기획이였습니다. 하지만 여러사람들을 만나고, 책을 만들면서 느낀 보람, 그리고 책을 사주신분들의 성원이 무척 좋았습니다. 이것은 다른 블로그 서비스에서는 보기 힘든 정도의 많은 그림 그리는 분들의 숫자와 높은 블로거들의 충성도, 활발한 커뮤니티성을 지닌 이글루스였기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그래서 군대에 있으면서 일러북2를 기획하였고, 많은 분들의 도움을 얻어서 제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군대 말년에 기획하여 저의 전역과 함께 선보인 일러북3는 66명이란 대규모 인원이 참여하여 전에 없는 호화롭고도 밀도 있는 구성을 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일러스트레이션 북임에도 불구하고 83회 서울 코믹월드의 우수회지에 선정되기도 하였습니다. 언제나 도와주시는 이글루양의 원작자이자 아버지이신 EST_님과 일러북2를 편집해주신 황혼의 소환사님께는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5월에 발매한 ANGEL VOICE는 마크로스F의 미소녀 캐릭터를 주제로 한 일러스트북입니다. 마크로스의 팬이 저로서는 꼭 내보고 싶었던 책입니다. 원래는 마크로스의 전 시리즈를 대상으로 기획하고 싶었지만 시장성의 이유로 근래의 작품인 마크로스F를 주제로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현재도 판매중이니 많이 사주세요.ㅠ.ㅠ

이번에 「틱택토」에 참여하게 된 것은 정말 우연이였다고 할까요. 제 친구 중 절망희의 2nd 프로모션과 Op, LoveOne의 Op, Ed등 동인게임의 영상을 만들어주었던 Distant란 친구가 있습니다. Distant의 경우 원래 예전에 개인적으로 매드무비를 만들어 활동하다가, 군대를 갔다온 뒤 한번 해보고 싶다고 하여서 제가 절망희 팀에 소개시켜준 것을 계기로 이쪽 일을 시작하였는데요. 이번에 새로운 게임 일이 들어왔다면서 소개 시켜주더군요. 그러던 중에 홍보 담당자를 뽑는다는 말에 얼릉 지원을 해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동인게임에 무척 관심이 많았었지만, 실력이 따라주지 못해서 제작으로는 참여하지 못한 면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틱택토」의 홍보 담당자가 더욱 탐났습니다.

동인의 경우 그 시장의 크기가 한정되어 있지만, 판매를 위해서는 홍보가 꼭 필요합니다. 이것은 제작기간이 길고, 제작비용이 많이 드는 동인게임에서는 상당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저는 오랜기간 동인에서 활동을 하였기 때문에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여겼고, 그것을 인정받아서 팀원으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비록 제작에는 참가하지 않습니다만, 그동안 동인활동을 해오면서 느낀것을 통해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저희 작품을 보다 널리 알리도록 노력하고있습니다.

틱택토 이미지
Tic Tac Toe(틱택토)


Q : 현재 참여하고 있는 동인게임 「틱택토」 는 「어이쿠! 왕자님」의 원화를 맡았던 만화가 박설아 씨가 참여해서 만화 독자들의 시선도 모이고 있는데요. 이런 「틱택토」에 대해서 홍보담당자로서 간단하게 소개 좀 부탁드릴 수 있을까요.

A : 「Tic Tac Toe(틱택토)」는 ‘영국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고딕 미스테리 비주얼 노벨 입니다.
「Tic Tac Toe」라는 타이틀 그대로, 누구나 익히 알고 있는 실제 게임인 ‘틱택토’를 모티브로 하고 있습니다. 상대의 승리를 막으려고 하면 비기게 되고, 자신이 승리하려면 상대의 실수를 끌어내야 하며, 맞는 배열을 계속 맞추지 않으면 지게 되는 것이 틱택토의 룰입니다. 이 룰과 같이, 끝없이 반복되는 일상의 미로 속에서 주인공이 어떻게 맞는 배열을 맞추게 되는가를, 게임 속 루프를 통해 보여주는 것이 게임의 포인트입니다.
총 기획자인 ‘yoshua’님을 중심으로 「프라이데이 아일랜드」, 「메리고드윈」의 작가 ‘박설아 (troly)’님의 메인일러스트와 「타르타로스 온라인」,「절망희」등의 음악을 담당했던 ‘S.I.D Sound’등 언뜻 보면 호화로운 멤버를 갖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스케일이 큰 것처럼 보일 지도 모르지만, 총 기획자인 ‘yoshua’님 가라사데 TTT는 사실 굉장히 소박한 동기에서 ‘즐기면서, 열심히 하자!’란 소박한 마음에서 시작했다고 합니다. 저희 TTT 제작 위원회는 오로지 TTT를 위해 모인 팀입니다.
현재 「Tic Tac Toe」는 올해 2009년 하반기를 목표로 맹렬히 제작 중 이며, 조만간 7월 서울코믹 참가와 함께 프로모션 영상의 공개를 예정하고 있습니다.


Q : 월랑아 님은 특히 많은 인원이 들어가는 ‘기획’을 주도적으로 진행한 사례들이 눈에 띄는데요. 그런 점에서 여타 동인들과는 다소 다른 면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기획 주도자로서 동인 활동이란 무엇인지, 또 동인 상품의 매력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시는지를 여쭙고 싶습니다.

A : 제가 기획위주로 진행을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자신의 그림실력입니다. 객관적으로 잘그린다고 볼 수 없는 그림이며, 워낙 작업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무언가를 하기에도 애매하게 되어버립니다. 그래서 여러 사람이 참여 가능한 엔솔로지의 형태로써 한 개인의 부담(리스크)을 줄이는 방법을 선택하였습니다. 그런데 원래 원 소스를 바탕으로, 그것을 활용하는 것을 전공으로 하기 때문인지, 적성에 맞았는는지는 몰라도 책을 기획하고 만드는 일은 무척 재미있더군요.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좋아하고요. 그래서 그것을 현재까지 이어져서 오고 있습니다.

엔솔로지의 경우 멤버 개인의 참여에 대한 리스크가 적은 만큼 실력은 있는데 알려지지 않은 분들, 동인활동에 부담을 느끼시는 분들의 실력발휘의 장소가 될 수 있습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는데, 그 시작의 허들을 낮춤으로써 많은 분들과 즐거운 동인 활동을 하자는 취지로 현재 책을 기획 중 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워낙 취향이 2D에서 3D, 발키리(메카)부터 민메이(미소녀), BL에서 백합까지 상당히 넓기 때문에 왠만한 장르에도 대응이 가능하여, 여러가지를 기획할 수 있었습니다.
기획 주도자로서 동인활동은 일단 사람과 만나는 것을 좋아해야합니다. 자신이 컨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면 좋지만, 그것은 어느 정도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작업을 해야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넓은 발과 강철과 같은 철면피는 필수입니다. 항상 예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며,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사람을 만나는 것을 두려워 하지않고, 즐길 수 있어야 합니다.

어떤 것을 만들고자 한다면, 언제나 최악의 상황을 준비를 하여야 합니다. 동인은 동인일뿐 본업이 아닙니다. 생계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본업에 문제가 생길 경우, 그쪽을 우선시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것을 인식하여야 합니다. 사람 사는 세상에 절대란 말이 없듯이 사람이 많이 참여하는 기획일수록 트러블의 발생 확율은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것을 예측하고 준비하는 것이 기획자가 할 일입니다. 실제로 이글루스 일러스트북 3의 경우는 68명의 멤버중에서 무려 15명의 펑크가 발생하였습니다. 그러나 제가 13명의 보충 인원을 투입하여 66명의 멤버로서 완성 할 수 있었던 것이죠. 사실 이글루스 일러스트북의 경우는 마감이 멤버당 일러스트 1페이지를 3~4개월로 부탁드림에도 이런 일이 발생합니다. 좋아하는 일에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된다는 것이 지론입니다. 따라서 모든 상황을 예상하고, 일에 대해서의 스트레스를 최소화 한다는 것이 저의 방침입니다.

동인상품의 매력이라고 하면 첫째,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 캐릭터, 장르 등을 여러 사람의 시선에서 해석된 새로운 일면을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동인을 통해서 재생산된 컨텐츠들은 원작과는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한 것은 일본의 ‘동방시리즈’나 ‘월희’, ‘쓰르라미 시리즈’등, 그리고 최근에는 ‘하츠네 미쿠’의 동인 컨텐츠를 살펴 보면 알 수 있죠. 특히 하츠네 미쿠의 경우 원작의 설정 외에도 사람들에 의해 ‘파를 돌린다’등의 설정이 붙어서 그 매력을 더해가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둘째,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회사에 소속되거나 사회생활을 하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표현하기가 무척 힘듭니다. 그러나 동인의 경우 그러한 제한이 없기 때문에 자신이 즐거운 것을 그대로 표현할 수 있다는 애정이 묻어납니다. 그것이 동인상품의 매력으로 이어지는 것이죠.

동인[同人]이란 ‘어떤 일에 뜻을 같이하여 모인 사람’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뜻은 UCC로 대표되는 웹2.0의 쌍방향적 의견 교환과 결부되어, 동인상품의 매력은 더욱 발전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 EGLOOS Color illustration book등의 엔솔 일러스트레이션북을 제작&기획하고, 같은 동인게임인「틱택토」에 참여하시면서, 분명 판매 및 홍보와 관련하여 별도의 시장 분석이 필요했으리라 생각합니다. 동인에 참여하면서 느낀 동인 시장의 현주소와 그에 따른 판매 전략에 관한 말씀을 부탁합니다.

A : 국내 동인시장은 기본적으로 여성위주로 시장의 흐름이 형성이 됩니다. 이것은 ACA때부터 내려져오는 특징 중 하나로, 동인시장에서의 여성은 제작자로서도, 소비자로서도 남성을 압도합니다. 근래에 들어 남성의 비율도 많아졌지만, 여전히 과반수 이상은 여성임을 인식하여야 합니다. 따라서 남성향 동인지를 그린다고 하여도 여성에게 먹히지 않으면 일정 한도 이상은 힘들게 됩니다. 특히 국내의 경우 성인 동인지의 제약이 심하기 때문에 제가 아시는 분은 그릴 때 여성의 눈을 반드시 의식하고 그린다고 합니다.
국내의 경우 일본의 동인과 달리 팬시 위주의 성향이 강합니다. 이것은 1차적으로 일본과 같은 인쇄시스템이 구축되지 못한 탓에 인쇄에 대한 벽이 높았던 것과, 2차적으로 소규모 부스의 경우동인지보다 팬시의 수익이 높은 것이 원인이라고 봅니다. 이러한 팬시위주로 형성된 시장은 여러가지 부작용을 보이기도 하지만 염연히 우리나라 동인시장의 차지하는 커다란 부분임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위와 같은 것들에 대하여 여러가지 대응책이 나오고 있습니다. 일단 코스프레와 팬시위주의 행사를 벗어나 동인지위주의 행사로서 현재 점점 커지고 있는 서드플레이스와 각 작품들을 주제로 한 여러 온리전이 있습니다. 또한 과거에 비해서 값싸면서도 질 좋은 카피본 제작이 가능하여, 책 만들기에 대한 허들을 낮추었습니다.

어이쿠 왕자님 이미지
어이쿠! 왕자님

요 근래 몇 년동안 동인의 다(多) 미디어화가 눈에 뜨입니다. 드라마CD, 동인게임, 동인음악 등 이제 더 이상 동인은 종이로 이루어진 책에만 머무르지 않고 있습니다. 그 중에 가장 성공적이였던 케이스가 바로 동인게임인 ‘어이쿠!왕자님’입니다. 그외에도 팀 아르크와 I.D등에서 드라마CD를 꾸준히 제작하고 있고, 시드사운드에서는 지속적으로 앨범을 내고 있으며, 국내의 여러 동인게임팀들은 열심히 게임을 개발 중 입니다. 비록 정리된 시스템이나 불투명한 시장성으로 아직까지는 그 수가 적지만 앞으로는 분명히 많아 질것이라고 생각됩니다. 현재 동인게임의 경우 올해 하반기에만 4개정도 나올 예정이므로 많이 기대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동인시장은 여타 상업시장과는 전혀 다른 특수한 시장입니다. 일반적인 상업적인 마인드로는 통용되지 않는 곳입니다. 동인이기에 가능한 것과 동인이기에 불가능한 것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자신이기에 가능한 것도 분명히 있습니다. 그것을 잘 캐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한 활동과 연습을 통한 발전. 그리고 교류입니다. 그것을 생각하며 동인활동을 하신다면 좋은 성과를 얻으리라 생각됩니다.


Q : 또한, 월랑아 님은 동인 활동을 해 오신 분이자 기획자이자 한편으로 다양한 작품의 마니아기도 하신 만큼 다양한 고민들을 해 보셨을 듯합니다. 참여하시고 있는 동인게임인 「틱택토」나, 얼마 전 나왔던 교환일기 같은 일러스트북 등도 수준이나 참여자 자체도 프로급인, 기존 관점에서 보자면 프로의 선을 넘나드는 동인 상품이 앞으로 더더욱 많이 나올 듯한데요. 이 시점, 프로와 아마의 경계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실제 동인에서 일을 꾸려온 이로서의 고견을 여쭙고 싶습니다. 또한 프로를 넘어서는 아마 아마로 섞여드는 프로에 관해서 각각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A : 개인적으로 동인에 있어서 프로와 아마의 경계는 무의미하다고 보는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 현역 만화가가 동인지를 내는 것이 그리 드믄 일이 아닙니다. 또한 일본쪽의 경우는 만화 뿐만 아니라 소설, 칼럼, 눈문 등 여러가지 형태의 동인지가 ‘프로’의 손에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동인은 반드시 아마추어가 아닙니다. 동인[同人]이란 ‘어떤 일에 뜻을 같이하여 모인 사람’으로서 무언가를 좋아한다면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프로의 동인 활동은 신기한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국내의 동인의 경우 기본적으로 아마추어 만화동아리 연합인 ACA의 행사를 통해 발전해왔기 때문에, 그것이 굳어진 것이 크다고 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동인활동을 하던 분들이 프로로 데뷔를 하고, 그런 프로로 데뷔한 분들이 계속해서 동인활동을 해가면서 국내에서도 프로의 참여율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또한 국내의 동인시장의 수준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거의 프로급의 실력을 지닌 아마추어 동인 작가들이 생겨나고, 그로 인해 프로로 진출하는 사례도 점차 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기존의 입장’에서 보는 의미에서는 프로와 아마추어의 경계가 사라지는 것처럼 보일 수 있겠군요.

우리나라의 이러한 성향을 주도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우리나라 서브컬쳐계열 시장의 한계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워낙 그림을 필두로 한 서브컬쳐계열 시장은 정말 좁습니다. 예를 들어 만화책을 팔아서 버서 왠만하면 한마디로 ‘돈 벌어먹기’ 힘듭니다. 그래서 대안 중 하나로 기존의 시장과는 별개로 치부되는 동인시장은 한가지 가능성을 지닌 시장입니다. 일본의 경우 코미케에 기업부스를 내기도 하며, 상업작품의 엔솔로지 책을 만들기도 합니다. 이러한 것들이 동인시장의 가능성으로 볼 수 있는 예입니다. 현재도 이러한 가능성에 주목하고 열심히 뛰어다니고 있는 분들이 게십니다. 그것이 언제 빛을 발할지 모르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분들을 열심히 응원하고 있습니다.


Q : 동인 상품이 시장성을 지니기 위한 조건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A : 일단 동인시장 내의 시장성만 따진다면 그에 걸맞는 상품의 퀄리티와 지속적인 참여, 그리고 대세라 불리우는 시장 흐름이 되겠죠. 일단 무언가를 만든어 판다는 것은 그에 걸맞는 퀄리티가 있어야만 소비자들이 사줍니다. 이것은 어디서 무엇을 하든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사항이죠. 지속적인 참여의 경우는 동인시장의 경우 TV등의 대대적인 매스미디어적인 홍보 수단이 없는 시장이기 때문에, 꾸준한 활동을 통한 소비자층 구현이 판매에 직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근래에는 웹에서의 활동이 동인활동에 영향을 크게 미치기도 합니다. 그리고 판매를 생각한다면 가장 중요한 시장 흐름은 쉽게 생각하여 레드오션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검증된 소재이기 때문에 만드는 입장에서도 안심하고 만들수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가끔 시장 흐름과는 무관하게 나와서 히트를 치는 블루 오션적인 존재가 가끔 나오기는 하지만요.

동인상품이 동인 시장 외의 일반 시장에서의 시장성을 가지기 위해 가장 필요한것은 역시 저작권의 해결입니다. 동인시장의 대부분을 자치하는 장르는 패러디입니다. 패러디의 경우 저작권 문제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일반적인 시장에서의 시장성 자체를 가질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동인 상품이 가질 수 있는 시장성이 행사장 내로 머물게 되는것이죠.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원소스 멀티 유즈 방식으로 작품의 다매체화를 통해, 동인 상품을 상업레벨로 끌어올리는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일본에서 출판사&기획사가 주최하는 엔솔로지와 같은것이죠. 그 다음으로 순수하게 동인의 힘으로 시장성을 갖춘다면 역시 동인만의 감각을 꼽을 수 있습니다. 기존의 상업 상품에서는 불가능했던 발상들이 동인에서는 가능합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고 말합니다. 다시말해 가장 동인적인것이 가장 상업적인 시장성을 가진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 마지막으로 월랑아 님의 활동을 기대하는 이들에게 한 말씀씩 부탁합니다.

A : 이번 인터뷰를 하면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과연 내가 말해도 되는 걸까 라는 부분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그러나 기왕하는거 자신이 느껴왔던 그대로를 담아보자는 생각으로 인터뷰 글을 작성하였습니다. 공과계의 비루한 글솜씨로 제 생각을 제대로 전달하였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인터뷰를 해주신 서찬휘님, 이 글을 봐주신 여러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언제나 욕심 많고, 하고 싶은거 많은 20대의 월랑아는 앞으로도 여러가지 형태로 여러분을 찾아 가리라 생각합니다. 현재는 7월 코믹월드 발매를 목표로 K-ON 엔솔로지 일러스트레이션북 『K-AN』과 8월 코믹월드 발매를 목표로 본격 남성향 성인 일러스토리북 『마법사가 되기 위한 수련서』(19금)을 준비 중 입니다. 참여 멤버분 들이 하나같이 멋진 분들입니다. 기대해주세요.
그리고 물 밑으로 기획 중인 책이 하나 있습니다만 이쪽은 아직 발표할 단계가 아니네요. 조만간 발표할 날이 오리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19금 미소녀 게임의 시나리오 써주실 시나리오분과 걸스패닉 수준의 땅따먹기 게임을 만들어주실 프로그래머를 모집 중 입니다. 관심 있으신 분은 언제라도 연락주세요.
그럼 마지막까지 봐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月狼牙(월랑아), 기억하시나요?“
※ 주 : 마지막 문장은 「마크로스」의 주제곡 "사랑, 기억하고 있습니까?"의 제목 패러디.
필진이미지

서찬휘

* 만화 칼럼니스트. 
* 《키워드 오덕학》 《나의 만화유산 답사기》 《덕립선언서》 등 저술. 현재 청강문화산업대학교와 백석문화대학교 출강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