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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와 교복 : (2)교복을 만나볼 수 잇는 추천만화 4선

싸움에 끼어들기에 앞서 사복차림을 굳이 교복으로 갈아입는다. 그러면서 한 마디를 (말칸 바깥이지만) 던진다.“여고생의 전투복은 세라복인 법”그렇다. 만화 속의 (여고생) 미소녀들에게 눈앞에 닥친 사안은 일종의 전투고 그에 맞서기 위한 전투복은 다름 아닌 세라복..

2008-04-01 만편집부

                                                                          [연중기획 Comic & Culture ⑫ ] 만화와 교복

굿 모닝 티처

서영웅 / 대원씨아이

굿 모닝 티처

「굿 모닝 티처」안에서의 일출 고등학교 교복은 매우 자유롭다. 다른 작품에서 보이는 천편일률적인 교복과는 달리 기본적인 교복은 갖추어져 있지만 학생들 나름대로 작게는 단추 부분부터 크게는 셔츠 부분까지 바꿔 입는 모습이 보여서 자유로운 느낌이 들게 된다. 심지어 3학년이 되면 교복을 입지 않는 전통도 갖고 있다.
학생들 나름대로 틀에 맞춰진 교복을 입지 않고 교칙 내에서 자유롭게 입는 모습은 실제 우리 학생들의 모습이 연상되기도 하지만 작품 내 고3의 교복 미착용 전통은 작가 스스로 학생들이 원하는 교복 자율화와 현실에서의 교복 제도를 절충하는 사안으로 내놓았다고 보인다.
이렇게 작품 속에서 실제 우리가 접할 수 있는 모습과 우리가 생각하는 모습들이 동시에 보이게 되면서 교복 = 제복 같은 딱딱한 이미지가 상당히 줄어들고 다양하게 입은 교복들을 보는 재미가 생겼다. _
T-Bell(양세종)

남자는 불끈불끈

오노데라 코우지 / 랜덤하우스중앙

남자는 불끈불끈

우리나라 중 · 고등학생들에게 교복은 이미 생활복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보통 휴일이나 학교에 가지 않는 날은 자유롭게 사복을 입는다. 그러나 이 작품의 주인공 야마모토는 그렇지 않다. 학교에 갈 때도, 평상시 생활 할 때도 심지어는 잘 때도 교복을 입는다. 언제 어디서나 입는 옷이 교복 하나뿐인 것이다.
단순히 보자면, 작가가 의상을 그리기 귀찮아서 입힌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작품을 읽으면서 주인공이 교복만 입는다는 것이 밝혀지는 순간 주인공의 사이코적인 면이 더욱 돋보여진다. 그런 면에서 단순하지만 캐릭터성을 높이는데 이 교복이 굉장히 주효했다고 볼 수 있다.
다른 학원 만화들과는 달리 교복이라는 의상이 캐릭터성에 쓰였다는 점에서「남자는 불끈불끈」의 기발함은 높게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 _
T-Bell(양세종)

환상게임

와타세 유우(渡?悠宇) / 서울문화사


환상게임

도서실에서 붉은 빛을 내는 사신천지서라는 책 속 세계로 빨려 들어간 여고생 미주(미아카)가 동서남북 사방위에 해당하는 일곱 성수들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환상게임(ふしぎ遊?)」도 교복이란 아이템을 활용하는 면에서는 빠질 수 없는 작품이다. 고대 중국을 배경으로 하는 듯한 이세계(異世界)에서 미주는 홍남국을 지키는 ‘주작의 무녀’가 되는데 이 때 현실에 남아 있던 진아(유이)와의 연결고리가 되는 것이 바로 둘 다 같이 입고 있었던 교복이었다.
건강을 해치고 만 미주가 주작칠성과 사신천지서 속 세계를 관장하는 태일군의 힘으로 현실로 돌아오게 된 그 시점, 사신천지서는 얄궂게도 진아를 책 속 세계로 빨아들인다. 하지만 계속 책 바깥에서 미주를 걱정하며 지켜보았던 진아와는 달리 미주는 진아에게 닥친 큰 위기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여주지 않는다.
이로 인한 오해는 애증과 적의가 되고 진아는 자신을 맞으러 온 구동국의 청룡칠성과 함께 청룡의 무녀로서 미주와 주작칠성을 공격하게 된다. 사실은 바로 그 시점, 미주가 교복을 벗고 있었을 뿐이었고 그로인한 오해를 유심(나카고)가 이용해 부풀렸을 뿐이었지만……. 작품 속에서 두 소녀의 매개체였던 교복의 존재가 얼마나 무시무시했는지를 알려주는 사례라 하겠다.

벚꽃사중주

야스다 스즈히토 / 북박스

벚꽃사중주

「신 족가족」「바우와우!」 「뮤뮤!」 등 여러 라이트노벨의 삽화를 맡았던 야스다 스즈히토(ヤスダスズヒト)가 그려 화제를 모았던 작품. 요괴와 인간이 공존하는 마을 사쿠라신마치를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은 여름이고 겨울이고 기다란 머플러를 목에 감은 여고생 자치장에 말을 실체로 구현하는 여고생 언령사 등 다양한 이능력자들이 등장한다. 이 작품이 ‘교복’이라는 주제에서 빼놓으면 아쉬운 이유는 “왜 여고생 여주인공들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교복을 벗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관한 답을 던져주고(?) 있기 때문이다.
실 제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주인공들의 연령대는 독자층에 맞춰 중고교생인 경우가 많다. 특히 아직 ‘풋 사과’인 중학생보다 한층 더 성숙한 면모를 보여주는 여고생의 교복차림은 여러 작품에서 페티쉬에 가까운 집착으로 묘사되곤 하는 것도 사실. 그러나 심지어 어떤 작품들에선 찢어지면 기워 입고 더러워지면 빨아 입을지언정 낮이나 밤이나 심지어 이세계(異世界)에 떨어져서도 교복차림을 고수하는 경우가 많다. 실은 작가가 다른 옷차림을 그리고 싶지 않다거나 독특함을 유지하기 위해서일 공산이 크지만, 이유를 명확하게 대사로 읊어주는 작품은 흔치 않다. 이를테면, ‘알려 들면 지는 것’ 같은 무언의 약속이랄까.
하지만 「벚꽃사중주」에 등장하는 미소녀 언령사 코토하는 싸움에 끼어들기에 앞서 사복차림을 굳이 교복으로 갈아입는다. 그러면서 한 마디를 (말칸 바깥이지만) 던진다.

“여고생의 전투복은 세라복인 법”

그 렇다. 만화 속의 (여고생) 미소녀들에게 눈앞에 닥친 사안은 일종의 전투고 그에 맞서기 위한 전투복은 다름 아닌 세라복(해군복 칼라가 달린 옷으로 원 명칭인 세일러복과 다른 일본식 용어로 굳었다)인 것이다. 그렇구나. 그렇기에 별이름을 딴 미소녀전사(세일러문)들도 전투복이 세라복이었던 것이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