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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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후매니아 편집장

“한국 만화계 낙후되어 있어요. 만화출판사만 그런 것이 아니라 작가스스로도 그렇죠. 출판사가 문 닫아서 혹은 만화 대여점, 온라인 만화 등의 이유도 있죠. 물론 맞는 얘기죠. 그러나 중요한 것은 작가들도 자질이 떨어지는 이들 많습니다. 작가들이 안하는데 좋은 작품들이 계속 들어오면..., 많이 반성해야 합니다” ‘야후 매니아’의 이명호 대표는

2002-11-01 정혜경

“한국 만화계 낙후되어 있어요. 만화출판사만 그런 것이 아니라 작가스스로도 그렇죠. 출판사가 문 닫아서 혹은 만화 대여점, 온라인 만화 등의 이유도 있죠. 물론 맞는 얘기죠. 그러나 중요한 것은 작가들도 자질이 떨어지는 이들 많습니다. 작가들이 안하는데 좋은 작품들이 계속 들어오면..., 많이 반성해야 합니다”

‘야후 매니아’의 이명호 대표는 이 부분에 대해 혹독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 현 만화계의 문제점은 많이 진단되고 있는 시점에서 그간 피해자의 입장, 약자의 입장에 있던 만화 작가에 대한 비판은 좀처럼 들을 수 없는 이야기다. 그러나 칼같은 비판에는 ‘야후매니아’의 창간과 카툰피 프로젝트에서 볼 수 있듯, 만화에 대한 애정이 스며있음이 엿보인다.

인터뷰를 준비하고 있는 동안 2종의 만화잡지가 폐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는 단순히 ‘경영난을 못이겨 폐·정간되었다’라는 짧은 단순보도기사와는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작가의 작품이 잡지에 소개되고, 단행본으로 묶여 독자들에게로 가는 현 시스템에서 이들 잡지의 폐간은 포괄적인 문제를 함축한 것이 아닌가 한다.

지난 3월 창간된 ‘야후매니아’는 만화만을 싣는 만화 잡지가 아닌 문화지를 표방한다. 만화 외의 문화컨텐츠를 섞어 놓음으로써 만화의 ‘문화적 궤도’를 공고히 하려는 셈이다. 새로운 도전인 셈인데 ‘야후매니아’에 대한 온갖 생각과 기대는 어쩌면 당연한 귀결일 것이다.

정혜경 : ‘야후매니아’ 독자로서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광고 일을 하셨다고 들었는데 만화판에 뛰어든 계기가 있을 듯 합니다.

이명호 :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감독, 패션 디자이너, 디렉터, 광고 디자이너, 디렉터 등을 보면-,대게 그림에서부터 출발해요. 어려서부터 피카소나 고흐의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만화를 따라 그리면서 그림을 접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 사람들은 대개 만화와 가깝습니다. 저도 어렸을 적에는 만화를 따라 그렸지요. 그러다 보니 만화가 점점 발달해서 다른 것으로 가게 되는 것이지요. 그런 면에서 영향력을 크게 키우는 것이지요.
어렸을 적 나에게 영향을 준 책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면, 보물단지처럼 가지고 있었던 것이 ‘아톰전집’이었어요. 누가 오면 꺼내 주지도 않고, 나만 보고, 물론 위인전집, 명작, 많다 이거죠. 그런 것을 좋아해서 순수문학쪽으로 가는 이들도 많겠지만 나처럼 이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이거죠. 그렇다고 내가 만화가가 되었느냐는 아니거든요. 내가 어떤 광고쪽의 디렉터가 되고 크리에이터가 되었지만, 그것을 하기 위한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은 그 책입니다. 제가 만화를 하게 된 것은 굉장히 자연스러운 거죠.

원래 제가 하고픈 것은 문화컨텐츠, 캐릭터 마케팅이었거든요. 그런데 이게 똑같은 거거든요. 만화를 가지고 문화로 업그레이드 시켜 놓으면 문화산업을 하는 것이고, 만화가 들어가서 캐릭터로 하면 캐릭터 산업을 하는 것이죠. 캐릭터,애니메이션 등 모든 산업의 근본이 되는 원류는 역시 만화구요. 그중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은 비쥬얼, 그래픽이고 더나아가 그것을 이용해서 하는 마케팅입니다. 그것은 문화산업. 만화도 문화로 업그레이드 되야 할 수 있는 거죠.

그러나 현재의 만화쪽 사람은 아니라는 판단이 섰죠-만화는 아직도 책 출판의 한정된 일부분이 전부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그게 계기가 되었고, 아주 급작스럽게 누가 이것을 해야 된다고 해서 시작한 것도 아니고, 아주 자연스럽게 하게 된 겁니다. 아마 그런 사람들 많이 있을 겁니다.

정: 외부의 시각으로 본 만화계는 어떤 모습이었습니까

이: 아주 낙후되어 있습니다. 출판사뿐 아니라 만화 작가들에게도 많은 비판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평론가가 필요하구요. 그런데 현재 평론가들이 쓰고 있는 것은 평론이 아닌 에세이 수준이지요. 작가의 실력에 대한 비판이 필요한데 그게 없어요. 할 사람도 없고, 그러니까 업그레이드가 안되는데도 작가입니다. 내가 이야기하면 작가들 화내고 욕할 겁니다.

예전 한국 광고시장이 열악할 때 왜 한국광고는 일본광고 카피만 하느냐, 왜 상을 못받냐 라는 비판이 있었죠. 정답은 실력이 없어서입니다. 지금은 외국계도 들어오고 공부하고 노력해고 좋은 사람이 나오니까 상 받아오지 않습니까. 똑같아요. 자기 반성이 안되면 안됩니다. 작가들은 만화시스템이 어떻고 라고 이야기하는데, 그것은 변명입니다. 한마디로 이야기하면 실력이 부족한 거죠. 그런데 그것을 검증하지도 않고 할 수 있는 장치도 없습니다. 무조건 만화만 그려내면 작가입니다. 대개 만화에 대한 문제점 하면 도마에 오르는 것이 첫번째가 대여점, 만화방이고 두 번째가 온라인과 관련한 것입니다. 그러나 그전에 질에 관한 문제를 먼저 따져야 합니다.

정: 그런데 이 문제에 대해서는 작가에게 투자하지 않는 만화제작시스템의 문제, 즉 시간과 자금의 환경이 개선이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되고 있는데요.

이: 다 만든다고 하는데 절대 못 만듭니다. 제가 아까 얘기한 것도 똑같아요. 광고의 예를 들었죠. ‘우린 돈도 없고 그것을 그릴 것도 없고 인력도 안되고, 그것은 핑계입니다.
못하는 것은 못하는 것이죠. 프랑스 작가들의 그림처럼 못만들어 냅니다. 미안하지만 실력있는 사람들은 그런 얘기 안합니다.

정: 그럼 ‘야후매니아’에 연재하는 작가들은 원고 마감하면서 강박관념같은 것이 있겠네요.

이: 예. 어떤 때는 원고를 검사하죠. 가져오면, 이것 넣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냉정한 겁니다. 왜냐면 작가들을 보십시오. 제가 작가들을 많이 만나는데, 굉장히 열심히 그리는 작가들도 있죠. 그런 친군 성공합니다. 그러나 그 반면에 그렇지 못한 작가들도 많습니다. 그리고 기회가 없다고 하는데 기회는 만드는 겁니다. 이는 만화계 뿐 아니라 다른 계도 같습니다.

정: 잡지에 실리는 작품의 성향이 인디적 성향을 가진 작품이라고 생각되는데, 작가 영입의 기준은

이: 공교롭게도 모르는 이들은 인디작가라 하는데 아닙니다. 똑같습니다. 실력. 기본기를 보고 뽑습니다. 그것은 그림을 그린 이들밖에는 모릅니다. 일본의 만화는 대량생산을 하기 위해 재생지를 써서, 인쇄비를 줄이기 위해 4도에서 1도 인쇄를 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스크린톤이 개발된 것이구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아무 생각 없이 이 시스템을 들여온 것이죠. 그래서 만화는 흑백이구나 칸안에 스크린톤을 붙여서 하는 거구나 라고 인식이 된 것뿐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인터넷쪽으로 가는 겁니다. 모니터가 칼라고 모든 것이 칼라인데 왜 흑백만화로 봐야 하느냐, 만화 그리는 사람들도 당시엔 그게 최고였지만 이제는 환경이 바뀌었다 이거죠. 그럼 바뀌어야 합니다. 바뀐 사람들이 성공합니다. 그 대표적인 경우가 이우일씨와 박광수씨입니다. 그들은 칼라로 그리죠. 그들이 각광받는 것은 당연한 겁니다. 그런데 지금의 만화, 새로운 시대의 만화는 우리들이 만든다. 그럼 그들이 누구냐. 여러 가지 창의적인 작업. 따라 배우는 것을 배운 작가들이 아니고 요즘 것을 새로운 환경에서 새롭게 배운 작가들이 앞으로 각광을 받는 거죠. 지금은 비주류이지만 그건 금방 바뀝니다.

정: 현재는 연재초기이지만 분량이 갖추어지면 단행본화할 예정인지요

이: 당연하죠. 단행본뿐 아니라 여러 가지가 다되죠. 옛날에는 단행본밖에 안했었죠. 그것도 마케팅을 몰라서입니다. 단행본이 다가 아닙니다. 플래쉬 애니메이션, 이벤트, 전시회 다 가능합니다. 만화는 원천 컨텐츠다. 그렇기 때문에 가능한 겁니다.

정: 어쨌든 야후매니아의 시장성을 고려했기 때문에 잡지가 탄생되었을 텐데, 책의 판매는 어떻습니까

이: 잘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책으로 돈을 벌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책 가지고는 돈을 못 법니다. 그래서 그걸 가지고 어떤 기반이 되고 나머지 사업들, 예전에는 잡지를 내서 원고를 모아서 단행본을 만드는 그래서 단행본에서 돈을 버는 거였죠. 그런데 지금은 많이 바뀌어야 합니다. 잡지를 만들어서 거기서 돈을 버는 것이 아니고 인기를 끌고 능력을 받는 기간이 지나면, 단행본으로 만들어지고 그게 뜨면 애니메이션도 만들고 캐릭터도 만들고, 등의 모든 걸 다할 수 있습니다.

정: 작가가 작품을 하면서 여러 가지 요인중 독자와의 소통을 중요시합니다. 그런데 야후매니아의 작품 중에는 쉽사리 이해가 안가는 부분도 있는데요.

이: 있죠. 그러나 저는 이해가 갑니다. 전에 이명석씨도 그런 부분을 지적했는데, 좋은 얘깁니다. 만화가 갖추어야 하는 요소. 그런데 그런 만화도 있지만 이런 만화도 있는 겁니다. 서로가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으면(물론 실력이 있다는 전제조건하에서입니다) 그쪽의 발전은 없습니다. 획일화가 됩니다.

어떤 것은 스토리가 탄탄하고 정말 만화다운 만화도 있고 어떤 경우는 그래픽이 들어갈 수도 있는 거고. 여러 가지 자기고 가고 싶은 다양한 방법입니다. 근데 이건 잘됐다. 잘못됐다면 누가 이야기할 수 있습니까. 여러 가지가 있으며 서로가 보완작용을 하는 겁니다. 그래픽을 좀더 접목시킬 수도 있고 재미를 접목시킬 수도 있구요. 그건 스스로 작가들이 노력을 하는 가운데 탄생되는 거지, 누가 좋다 나쁘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

정: 야후매니아의 구매층은 만화를 보는 이들 외에 영화나 연극 등의 다른 문화를 향유하던 -만화를 적극적으로 보지 않던-이들이 타겟으로 생각됩니다. 문화와 만화 컨텐츠의 결합이 바로 그렇다고 생각하는데

이: 그런 거예요. 저희가 만화 전문지로 나갈 수도 있지만,(물론 만화전문지입니다) 젊은이들의 코드,키워드를 찾다보면 유일한 공감대 같은 게 있습니다. 만화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영화도 좋아하고, 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이 음악도 좋아하고, (정확히 구체적으로 이야기는 못하겠지만) 그런 눈에 보이지 않는 고리 같은 것이 있습니다.

제가 만화에 사진 등의 장르를 도입시키는 이유는, 만화를 문화로 업그레이드시키려면 그 주변에 문화적인, 선도자들이 있습니다. 그 사람들의 것을 같이 믹스시켜서 만화를 문화로 업그레이드시키지 않는 한 제가 구상했던 것은 아무 것도 안된다. 같이 놀자는 겁니다. 이미 문화로 정착된 사진과 같은 것과 섞여 놓는 거죠. 만화만 따로 노는 한 문화로의 업그레이드는 안됩니다.

그 뿐 아니라 프랑스 작가를 들이고, 곧 일본작가도 들여올 겁니다. 그 이유는 실제 같이 평가 해보는 것이죠. 비교 평가해서 우리 나라 작가가 그들보다 한 수 아래라면 좀더 공부하라는 거고, 그렇지 않고 똑같다라면, 결국 프랑스의 세계 작가와 우리 작가들이 똑같은 업그레이드가 성립되는 거죠. 그래서 그들을 들여온 것입니다.

정: 바쁘신 것 같은데 만화책은 자주 읽는지요

이: 자주 보죠. 직업인데. 여기도 만화책이 있죠. 헌데 저는 우리 나라것만 보진 않습니다. 우리 나라에선 사실 볼 것이 몇 개 없구요. 왜냐 하면 아까 얘기하다 만화가에 대한 비판이기 때문에 안했는데, 우리 나라 순정만화는 대부분이 일본만화를 베낀 것입니다. 심지어는 얼마전 유명 작가가 일본의 만화를 카피한 것도 있었죠. 지금은 인터넷이 되는 세계입니다. 일본에서 어제 오픈한 것을 오늘 한국에서 클릭해 보는 세상입니다. 그런 시대에는 남을 따라한 사람은 아무리 잘 그려도 작가가 아닙니다. 그걸 인식하지 않는한 우리 나라 만화는 10년 뒤집니다.

정: 그럼 재밌게 읽은 한국만화는

이: 전 이우일씨 좋아합니다. 현경댄가? 요즘 새로 나온 그런 사람들도 좋아합니다.

정: 얼마전 느낌표에서 만화비하 방송을 해서 만화계 안팍으로 시끄러웠는데 그 사건을 접해 보셨는지요.

이: 제가 얘기한 그거예요. 사회적인 인식. 느낌표에서만 그런게 아니고 부지불식간에 다 그러고 있어요. 만화작가를 창작자로 우대하느냐. 안한단 거죠. 대통령이 만화컨텐츠 사업을 육성하라는 말이 올해초 나온 거거든요. 이 정도로 낙후되어 있는 현실이예요.

예전에는 영화하면 딴따라라고 업수히 여겼잖아요. 그런데 아직도 만화가 그렇게 여겨지고 있습니다. 일례로 패션모델이고 세종대 교수하는 김동수씨가 사회저명인사들이 모인 자리에서 감명깊게 읽은 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전 만화책이요.’하면서 만화책 이야기를 하니까 주위가 썰렁해지더래요. 이건 뭐냐, 아직까지 사회적 인식이 잘못돼 있다는 거죠.

그리고 또하나 제가 작가들 만나면서 아직 멀었구나 라는 것을 느낍니다. 제가 만약 만화를 하다가 다 포기하면, 만화작가들 때문에 포기하는 걸 겁니다. 독자들 때문에 포기하는 것이 아니구요. 시장자체가 굉장히 배타적입니다. 출판사끼리, 작가들끼리, 말이죠. 우리 작가중에 다른 출판사 이야기하면 그 출판사와 일하기 싫어요 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런데도 합니다. 돈을 받아야 되니까요. 이 관계가 잘못된 겁니다. 싫은데 왜 합니까.

출판사에 돈받는 일이라 싫고 간섭이 싫고 물론 어떤 관계가 되어 있는 지는 몰라요. 말을 안했기 때문에 . 그러나 눈에 보이는 관계 설정자체가 굉장히 잘못되어 있습니다.

정: 만화출판사가 기존의 문학, 인문서 단행본출판사와는 다른 구조로 만화가를 대하기 때문에 작가들이 이에 부정적인 생각이 강하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이: 모르겠어요. 저는 왜 그런지 몰라도. 저는 안그랬거든요. 근데 저도 똑같이 됩니다. 그럼 저는 만화쪽에 와서 돈 쏟아 붓고 고생하면서 일을 해야 하는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되죠. 작가들이 하나도 고마워 않고 서로 배타적인 감정만 생기는데 그럼 왜 해야 하는가 라는 감정말이죠.

정: 실망을 많이 했나 봅니다

이: 그런 겁니다. 돈벌려고 이 일을 하는 게 아니잖아요. 그럼 뭡니까. 사람관계죠. 그 사람 만나 좋으면 없어도 하거든요. 헌데 그런 부분이 적습니다. 작가들은 그들끼리 잘 뭉치는데, 자기 사람이 있어서 되는 게 아닙니다. 작가의 외부적 환경(출판사, 디렉터, 평론가, 기자 등)과 접하고 있는 이들을 믿고 일을 같이 해야죠.
헌데 그것을 무언가를 빼앗아 간다고 생각하면 무엇이 되겠습니까.

정: 이 대표가 하고 있는 일은 결국 한국만화를 살리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인데 한국 만화의 대안이라면.

이: 인터넷과 우리나라가 잘하는 것과 같이 결합입니다. 그런 만화가 나왔을 때 그게 세계적인 추세가 되죠. 우리나라는 인터넷 인프라가 최고로 갖춰졌기 때문에 그쪽으로 가는 게 빠릅니다. 그리고 잡지를 할 때도 기존의 패러다임을 다 잊어버리고,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가자. 원소스멀티유즈로 활용할 수 있는 만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여러 분야로 활용해 각계각층에 만들 수 있는 그게 그림, 만화가 산업에 영향을 끼치고 만화로 업그레이드되고, 돈도 생기고..,. 그렇게 발전이 되는 거죠.

정: 초기 보도 자료를 보면 진보적 인사들의 칼럼이 생길 것이라 했는데 현재는 김규항씨 밖에 없습니다. 이들이 진보적 인사라 하지만 청탁이 들어갔을 때 반응은 어땠습니까

이: 처음에 하겠다고 해서 좋았던 것은 젊은이들을 매개로 한 것이고, 그런 잡지가 없기에 거기에 글을 쓰는 것이 좋다는 거죠. 그런데 문제는 진행하다 보니, 그들도 만화에 대해 물어 보면 좋다고는 하겠지만. 솔직히는 만화책에 그런 것을 내는 것 자체가 좀 껄끄러운 것 아니냐는 반응입니다. 그래서 그걸 하려면 또 거꾸로의 얘기인데 만화가 영향력이 있어야 하고 잡지가 영향력이 있어 5만부, 10만부 발행한다면 그들도 들어옵니다. 그들이 들어오고 지명도 있는 인사들의 글이 실린다면 만화도 업그레이드되죠.

정: 그런데 아직 문화 컨텐츠 부분은 아직 깊지 않다는 느낌입니다. 다른 문화지에 비해 특성화된다고 생각될 수도 없구요.

이: 저희도 처음에는 만화 평론가를 모셔서 날카로운 평론,(문학에서 하듯이 이름을 걸고 하는)을 하려 기획을 했었죠. 그런데 그것을 쓸 사람이 없어요. 처음엔 기획을 해서 청탁을 했으나 제가 생각하는 수준의 것은 아니었습니다.
만화평론가라고들 있지만 그런 부분에 대해 안씁니다. 왜냐면 만화에 대해서 설득력 있는 글을 쓸 수가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그런 부분의 글이 안들어가고 있는 겁니다.

정: 어떤 평론가들은 만화 현실이 비판보다는 격려, 발굴이 필요한 시기이고, 발전해야 할 시기이기 때문에 가급적 비판적 글은 삼간다고 이야기하는데.

이: 얼마전에 문학평론가들이 모여서 이제는 ‘축사’같은 글은 안쓰겠다고 그랬죠. 맞는 얘기입니다. 그정도의 인사치례, 축사를 들으려고 평론가를 모시는 게 아닙니다. ‘씨네21’이 잘못되는 건 영화에 대한 예전의 날카로움이 무뎌졌다는 것입니다. 영화로 먹고 살기 때문에 이미 감독이나 제작사에 나쁜 말을 못하는 겁니다. 다 친구고 아는 사람이니까.

그런데 그런 평론가로써 붓을 꺾었다고 봐야 합니다. 사자가 새끼를 벼랑에서 떨어뜨리듯한 비판이 도움이 되는 것입니다. 결국 그런 생각을 가진 이들은 평론가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6월호에 이명석씨가 기고한 글에서 이애림씨를 비판한 것이 내부에서는 시끄러웠지만, 저는 그 글이 제일 잘된 글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작가가 봤으면 가슴아팠을 겁니다. 저도 이애림씨를 좋아하지만 좀더 아프게 썼어야 됩니다.

평론가가 작가의 작품을 보고 따끔하게 지적을 해야 작가가 고민하는 것이 아닙니까. 그게 자양분이 되고 새로운 방향도 모색될 수 있죠. 당장은 힘들겠지만 작가가 컸을 때 자신을 비판한 평론가에게 고마워 해야죠.

정: ‘야후매니아’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이: 극과 극입니다. 아직까지는 굉장히 좋아합니다. 그리고 그 좋아하는 층은 만화계 보다는 문화쪽 사람들-광고, 사진, 애니메이션, 게임 등-에게서 반응이 좋습니다. 독자들의 반응을 보면 극찬하는 것도 있고 특히 디자인계가 그렇습니다. 그런데 만화하는 쪽에서는 어렵다는 이야기가 많구요. 해서 그 비중을 잘 맞추려고 노력합니다. 하나에 맞추면 편향되게 되니까요.

6월호에 문제가 된 건데 프랑스 작가 롤메드의 작품중 일부러 해석을 안한게 있습니다.-그 작가의 특성이 글자도 그림에 맞게 그리는데- 그것을 지우고 한글을 적는다는게 작품의 맛을 떨어뜨린다는 판단이 됐기 때문입니다. 둘중 하나를 포기한 거죠. 그리고 그 뒤에는 글이 하나도 없는 같은 작가의 그림을 넣었구요. 물론 이의를 제기한 이들도 있었지만 그런 의도를 뛰어 넘어서 아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정: 아까 언급한 들어오는 일본만화는 어떤 만화인가요

이: 기존 출판만화라고 다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배가본드 같은 좋은 만화라도 지면이 허락되면 들어올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떤 것인지는 저도 구체적으로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몇 명은 계속 접촉하고 있습니다. 또 그 나름의 노하우가 자신의 것으로 된 사람들이 들어옵니다.

정: 기존의 출판만화 제작방식이 아닌 새로운 매체를 받아들여 사용하는 작가들이 이 대표가 바라는 인물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그들은 기존 만화와는 다른 방식으로 작업하는. 예를 들면 인디작가들이 생각이 많이 맞지 않나 합니다. 그들의 작품은 많이 접하는지요.

이: 답변에 앞서 저는 자신의 스타일을 고집하는 기성작가들의 작품도 좋아합니다. 박봉성, 고우영, 이두호씨의 스타일을 좋아하죠. 자기만의 노하우를 가진 이들을 인정합니다.

인디만화는 자주 봅니다. 자기가 그리고픈 걸 아무런 구속없이 표현한다는 것 좋습니다. 그렇데 거기에 단점으로 오는 것이 창작의 자유가 책임감이 없이 오는 게 많습니다. 이것이 묘하게 병행되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막 그린 것. 성의없이 그린 것(물론 그것도 하나의 책이 될 수 있지만) 분명히 거기에 대한 퀄리티는 자신이 보장해야 한다는 거죠. 그런데 우려되는 것은 자유롭게 그린다고 해서 성과 욕설이 난무하는 만화가 된다는 것입니다. 이 요소를 넣는다고 다 자유로운 것은 아니죠. 나름대로의 표현 방식이 있는 거예요. 왜 인디에 그런 인식이 붙어야 합니까. 남의 간섭을 받지 않으니까 자유롭고, 퀄리티가 있어야 하는데 말이요. 이 부분만 강조하는 것은 프로페셔널적인 행동이 아니라는 거죠.

성과 욕설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도 좋지만 그게 빠지면 인디가 아니다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죠. 새로운 경향과 사고, 생각이 좋은 건데 그 새로운 경향에 꼭 섹스가 들어가야 하는 것은 아니죠.

정: 많은 출판사에서 온라인 만화를 시작한 상태입니다. ‘야후매니아’의 온라인 만화의 전략이라면 무엇입니까.

이: 저희는 무료입니다. 마케팅 적으로 보면, 장사가 잘 되는 것은 무조건 돈을 받아야 겠죠. 그런데 사람들이 몰라서 장사가 안될 때는 먼저 사람들이 알게 해야 하지 않습니까. 그 예가 바로 엽기토끼 같은 플래쉬 애니메이션의 경우죠.

우리 작가가 유명작가고 한권을 만들 분량의 작품이 있으면 유료화 갑니다. 근데 현재는 그렇지 않거든요. 우선은 시장의 붐 조성을 해야 합니다. 저도 기본은 유료로 가야 한다고 봅니다. 아직은 유료의 환경이 안되기 때문에 그 조건을 만들기 위해 무료인 것이구요.

정: 올해 이루어야겠다고 생각하는 계획이 있다면.

이: 아까 얘기한 것과 같습니다. 만화가 문화로 업그레이드되는 것. 만화를 그리는 사람뿐만 아니고 만화쪽 종사하는 사람들도 대우를 받는 그런 것들이 됐으면 좋겠어요.

‘야후’란 브랜드를 가져온 것도 그겁니다. 브랜드를 못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그냥 만화책을 만들면 만화책이 되는데, ‘야후’라는 브랜드를 가짐으로써 만화를 담는 그릇부터도 인정을 받아야 한다는 거죠. 문화적인 수준으로 빨리 업그레이드 되는게 작가들 돈버는 일이구요. 관계자들도 굉장히 떳떳하게 명함을 내놓을 수 있구요.

만화를 문화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작업들이 책이 되었든 뭐가 되었든 전 좋습니다. 어떤 것이든 어떤 방법이든 그런 작업을 해나갔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