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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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의 병하, Fee1작가 인터뷰

따뜻했던 날씨가 무색하게 추위가 한창이던 2017년 1월, 강남에 위치한 LBC 카페에서 피키툰에서 <에스>를 연재중인 병하, Fee1작가를 만났다. 작가로는 드물게 형제가 함께 작품을 만들고 있는 팀으로, 웹투니스타도 처음 만나보는 형제 작가 인터뷰였다.

2017-01-18 웹투니스타

상투적인 표현이 아니라 정말 다사다난했던 2016년이 가고 2017년 새해가 밝았다. 따뜻했던 날씨가 무색하게 추위가 한창이던 1월, 강남에 위치한 LBC 카페에서 피키툰에서 <에스>를 연재중인 병하, Fee1작가를 만났다. 작가로는 드물게 형제가 함께 작품을 만들고 있는 팀으로, 웹투니스타도 처음 만나보는 형제 작가 인터뷰였다.



Q. 웹투니스타(이하 웹) : 인터뷰에 응해줘서 감사하다. 평소 웹투니스타 청취자였던 분을 작가로 만나게 되어 매우 기쁘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한다.
A. 병하(이하 병) : 초대해주셔서 고맙다. 필명 병하를 쓰고 있다. 필명이지만 실은 본명이기도 하다. 스토리작가를 맡고 있고, 결혼해서 딸과 아내와 살고 있다. 동생과 달리 투잡을 하고 있는 중이다(웃음).
A. Fee1(이하 필) : 이렇게 직접 만나서 영광이다. 필명으로 Fee1을 쓰고 있고, 필이라고 읽으면 된다. <에스>를 연재하고 있고, 그림작가를 맡고 있다.

Q. 웹 : 형제가 함께 작품을 준비하는 경우는 거의 본 적이 없다. 어떻게 작품을 같이 하게 됐는지?
A. 필 : 중학생 때 나는 그림 그리는걸 좋아했고, 형(병하)은 글쓰는걸 좋아했다. 그때 형이 군대에 있었는데, 형이 다른 작품의 대략적인 스토리를 들려주었다. 그게 시작이다. 그런데 그때 예술계 쪽으로 고등학교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당시 나는 그림을 사람의 오른쪽 얼굴밖에 그릴 줄 몰랐다. 형이 “왼쪽 그려봐” 라고 하는데 “좌우반전 하면 된다”고 했었다(웃음)
A. 병 : 그래서 내가 “여자 그려봐”라고 했는데 “아직 여자는...” 하더라(웃음). 그러다 동생이 베스트 도전에도 오르고, 다양한 플랫폼에 올리면서 플랫폼 담당자 분들에게 꽤 입소문이 났던 모양이다. 아마추어 공간에는 2014년부터 연재했었는데, 동생이 그림 욕심이 있어서 한 선생님의 문하생으로 들어가 1년정도 공부를 하고 2016년 5월에 정식 연재를 시작했다.

Q. 웹 : 형제간에 같이 준비하면 자주 다투거나 하진 않는지?
A. 병 : 한편에 약 65컷 정도 되는데, 매 컷이 모두 싸워서 만들어진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내가 항상 진다(웃음).
A. 필 : 절대 그렇지 않다. 내가 질때도 있다(웃음). 형이 글을 써서 주면 함께 콘티를 만드는데, 초반에는 다퉜지만 요즘에는 크게 불만은 없다.

Q. 웹 : <에스>가 중국에 동시 연재가 진행되는걸로 알고 있다. 그리고 중국에 영화 판권도 판매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A. 병 : 맞다. 중국에 동시 연재가 되고 있고, 영화화 판권도 팔린 상태다. 중국 동시연재가 진행되면서 번역이나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크게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고, 반응도 꽤 좋은 편으로 알고 있다. 조회수의 경우는 역시 인구가 많아서 중국쪽이 더 많은걸로 알고 있다.
A. 필 : 다만 피키툰은 컷툰 형식이지만, 중국 연재는 스크롤로 되고 있어 그 부분에 있어서 고민이 좀 있다.


Q. 웹 : <에스>는 타임슬립으로 20여년 전으로 돌아가 타임슬립을 겪는 주인공이 연쇄살인 사건을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작품에 보면 시작에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작가의 상상으로 만들어진 픽션이다”라는 말이 나온다. 이 실제 사건은 무엇인가?
A. 병 : 모티브를 얻은 사건은 화성 연쇄살인사건이다. 이 사건을 배경으로 한 많은 작품들이 그렇듯이, 실제와 좀 다르게 각색했다. 아무래도 피해자 유가족이 계시고 하니까. 그래서 실제 사건은 ‘86 아시안게임이 1차 사건이지만, <에스>에선 ’88 올림픽이 1차 사건으로 정했다.

Q. 웹 : 작품을 만들면서 고민이 굉장히 많았을 것 같다.
A. 병 : 대신 자료조사를 정말 많이 했다. 실제 사건이 있던 당시에는 범인 검거가 우선이기 때문에 확실한 사건들을 위주로 수사가 진행되었는데, 작품에서는 의문이 제기된 다른 사건들과 연관이 있다는 식으로 풀기도 했다.
A. 필 : 처음 <에스> 이야기를 들은건 몇년 전이었는데, 당시에 같이 방을 썼다. 자기 전에 형이 이야기를 해주었을 때 ‘와, 이건 된다’는 느낌이 들었다.

Q. 웹 : 오래 준비한 스토리이기도 하고, 아직 작품에 풀리지 않은 ‘떡밥’들이 많다. 아무래도 타임슬립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연재가 길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몇화정도 예상하는지?
A. 병 : 사실 30화 언저리에서 완결이 될 줄 알았다. 지금 생각에는 45화 언저리에서 끝나지 않을까 싶지만, 사실 처음 데뷔한 글작가 입장에서 ‘1회 분량’이라고 생각하고 준다고 해서 그게 딱 1회 분량이 나오지는 않더라. 처음엔 소설에 익숙해져 있어서 1회분량이라고 생각했더니 웹툰으로는 4회 분량이 나오기도 했다. 그래서 요즘엔 후렛샤 작가님에게 코칭을 받고 확실히 많이 나아졌다. 스토리 조절하는 법이나 끝맺음 하는 법 같은 기술들을 많이 배웠다.
A. 필 : 처음부터 글과 웹툰을 같이 가다보니 지금은 적응이 많이 된 편이다. 그런데 첫 몇화 정도는 형이 글을 줄 때 시나리오가 ‘음슴체(~했음, ~했슴)’로 보내줘서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일동 웃음).
A. 병 : 사실 시나리오를 따로 배운게 아니라 중학교 때 국어시간에 배운 기억 하나로 만들다 보니 그렇게 된 거다. 이렇게 되면 폭로전으로 가는건가?(웃음)


Q. 웹 : 화성 연쇄살인사건을 다루는 작품에 타임슬립이라는 소재를 넣은 이유가 있다면?
A. 병 : 작품에서 보면 주인공 손병하가 노스페이스 후드티를 입고 있다. 사실 2007년의 상징 중 하나가 노스페이스였다. 노스페이스를 입고 과거로 가면 누군가 ‘너 미래에서 왔구나?’하고 알아볼 표식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어릴때 본 <엽기적인 그녀>에서 전지현이 “외계인은 사실 미래에서 온 사람이다”는 말에 큰 영감을 받았었다.

Q. 웹 : 범죄스릴러를 만들다 보면 전문적인 지식이 많이 필요한데, 준비는 어떻게 하는지?
A. 병 : 친구들에게 화학 분야 등을 물어본 적도 있다. 평소에 기사나 글같은 것들을 최대한 많이 읽는 편인데, 실제로 있던 ‘한국의 연금술사’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었다. 실제 주인공은 지금 구속된 상태다. 이렇게 극에 리얼리티를 넣으면 독자들이 몰입한다고 믿기 때문에 최대한 리얼하게 만들려고 노력한다.

Q. 웹 : 보통의 웹툰은 스크롤로 만드는데, 컷툰으로 그리면서 그림작가로서 무엇이 다른가?
A. 필 : 보통 스크롤로 그리면 빠른 속도로 내리면서 보기 때문에 그림의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쓰면서 보거나 하지 않는다는 계산을 많이 한다. 하지만 컷툰은 한컷 한컷이 그대로 정지된채 보여지기 때문에 그림을 신경쓰게 된다. 사실 내가 그림에 자신이 있는 편이 아니어서 더 많이 부담이 되는 것 같다.

Q. 웹 : 첫 데뷔작을 스릴러로 했는데, 다음 작품은 어떤 장르를 그려보고 싶은가?
A. 병 : 브로맨스를 그려보고 싶다. 아무래도 유부남에 아이까지 있다 보니 로맨스가 잘 안그려지더라(웃음). 그래서 브로맨스로 써봤는데 내가 봐도 재밌었다.
A. 필 : 형이 브로맨스 시나리오를 줬을 때 느낌이 왔다. “이거 된다”하고. (일동 웃음)

Q. 웹 : 벌써 마칠 시간이 됐다. 인터뷰 해보니 어땠는지 소감 부탁한다.
A. 병 : 이렇게 불러줘서 고맙고, 또 이렇게 즐겁게 이야기 나눌 기회가 있어서 기쁘다. 그리고 딸에게 아빠 웹투니스타 나왔다고 자랑하고 싶다(웃음)
A. 필 : 인스타그램 팔로우좀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웃음).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고, 열심히 하는 작가가 되겠다.

티격태격하지만 즐겁고 유쾌한 형제와의 인터뷰였다. 중국진출과 영화화 등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차기작도 더 흥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새해 첫 인터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