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 조인섭 변호사님         (우) 박은선 작가님

Q.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박은선 작가(이하 ‘박’). 안녕하세요? 웹툰작가 박은선입니다. 저는 홍익대학교 조형대학 애니메이션과를 졸업하였고요.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 영화과를 졸업한 후에 애니메이션, 웹툰 제작으로 생업을 삼고 있습니다. 현재는 <조변호사의 이혼사건 다이어리> 인스타툰을 그리고 있습니다.

Q. 조인섭 변호사님은 변호사로 일하시면서 웹툰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으신데요. 이혼 전문 변호사로 줄 수 있는 법률 지식과 정보를 일반인에게 주고 싶어서 만화를 선택하게 되셨나요? 웹툰 작가로 활동하게 된 계기를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조. 제가 처음에 변호사 시작을 한 것이 2004년이고 고용변호사로 있다가 개업을 했을 때가 2006년이었어요. 처음 개업을 하니 시간이 많이 남았고, 그때 이혼에 관한 법률지식을 만화로 그리면 일반인도 접근이 쉽겠다는 생각을 했죠. 그래서 그때 <조변호사의 이혼이야기>라는 책을 출간을 했는데 그때는 제가 직접 만화를 그려서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Q. 박은선 작가님께도 작가 활동과 관련하여 소개 부탁드려도 될까요?

박. 저는 23세 이른 나이에 사회에 진출하여 계속 일을 해 왔습니다. 샌드애니메이션 아티스트, EBS 애니메이션 제작, 네오플, 넥슨, 엔씨소프트 웹툰이나 애니메이션 제작, 야후, 레진코믹스 등에서 웹툰 제작에 참여하였습니다. 대학원에서 영화를 공부하여 졸업 작품으로 만든 다큐멘터리로 여러 영화제에서 수상을 했는데 현재 영화를 생업으로 삼고 있지는 않습니다. 현재는 인스타툰과 여러 가지 외주 작업을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Q. 박은선 작가님께서는 지금 조인섭 변호사님과 인스타툰 작업을 하시잖아요. 어떻게 협업을 시작하게 되셨는지요?

박. 주변 소개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주변 소개로만 일을 하고 있습니다.

Q. 지금은 두 분이 협업을 하고 계시지만 조인섭 작가님께서 처음에는 직접 그리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림, 만화, 웹툰 관련해서 배우셨는지요? 

조. 전혀 배우지 않았고요. 그때도 다른 분에게 맡기려고 콘티를 처음 짠 거였어요. 콘티가 없는 상태에서 그냥 그려 달라고 하니 제가 생각한 대로 그림이 나오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분량이 많으니 콘티를 짜면서 점점 구체화되고 실력이랄 건 없지만, 실력이 늘더라고요. 이럴 거면 그냥 내가 그릴까? 하고 직원들에게 물어 보니, 괜찮은 것 같다고 했고요. 그래서 용기를 내서 그림을 그리게 된 겁니다.

Q. 요즘에는 웹툰이 작가 혼자 진행하는 것이 아닌, 굉장히 세분화되어 협업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들었습니다. 이런 일반적인 웹툰 작업 현장과 인스타툰의 협업 작업 과정이 비슷한 과정을 거치는지요? 혹은 차이가 있나요? 차이가 있다면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박. 플랫폼에 연재되는 웹툰의 경우 작가 혼자서 다 그리는 경우는 거의 없고 글 작가+그림작가+어시스턴트 협업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여 고퀄리티 그림으로 연재되는 웹툰의 경우 회사를 만들어서 투자금을 유치하고 콘티, 클린업, 채색, 특수효과 등 한 컷의 그림에도 많은 인력을 들여 멋진 작품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인스타툰을 하고 있는 저의 경우, 스토리 제공 이후로 각색부터 원고 완성까지 혼자 그리고 있고 굉장히 바쁠 때에는 채색과 식자 부분에서 동료의 도움을 받기도 합니다.

Q. 조인섭 변호사님과 협업 과정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나요? 그 과정을 좀 여쭤 보아도 될까요? 기획 회의라거나 스토리 구성, 작업, 피드백 등에 관해서요.

박. 우선 조변호사님과 다른 변호사님들께서 재판하시면서 겪으셨던 이야기들을 글로 정리하십니다. 에피소드 한 개당 A4용지 1장~4장 분량 정도이고 한 분당 3~4개 정도 주십니다.

물론 제가 법무법인 신세계로에 방문하여 변호사님들을 만나서 글을 받고 직접 대화도 나눕니다. 글에 법 관련 용어들이 많고 사건 진행의 맥락을 혼자서는 이해하기 힘들어서 직접 만나 뵙고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그렇게 받은 소재를 각색하여 10컷으로 나누어진 글 콘티를 제가 작성한 후에 조변호사님께 글 콘티를 보내 드리고 수정사항을 말씀해 주시면 고칩니다.

글 콘티가 통과되면 만화를 그려서 조변호사님과 법무법인 신세계로에 완성된 원고를 발송합니다. 그리고 업로드가 되는 거지요.

Q. 직접 그리실 때와 웹툰 작가님과 협업할 때 차이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각각의 작품 활동의 장단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조. 웹툰 작가님과 협업하면서는 제가 아무래도 부담이 없어졌고요. 전문 작가님이라 스토리를 풀어 가는 힘이나, 그림체가 제가 직접 했을 때와는 비교할 수 없게끔 좋죠. 단점은 없는 것 같고 장점만 있는 것 같습니다.

박. 협업의 장점은 아주 많은데요. 작업과 관련해서는 스토리를 계속 제공 받아서 너무나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제가 조변호사님을 정말 좋아하는데요. 제 작품의 주인공인 조변호사님께 덕심을 가지고 연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행복합니다. 그리고 법무법인 신세계로에는 대부분 여성변호사님들이 많아서 그런지 미팅 갔을 때 대화가 잘 통한다는 점도 좋고요. 변호사님들과 협업을 해서 그런지 모두 매우 지혜로우시잖아요? 제가 부족한 점이 있어도 일이 잘 돌아갈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저도 협업의 단점은 아직까지는 딱히 없습니다.

Q. 웹툰을 연재하기 위해 인스타그램이라는 공간을 선택하신 이유는 무엇일까요?

박. 인스타툰은 처음입니다. 주변에서 소개했고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서 받았습니다.

Q. 인스타그램이라는 공간이 누구나 웹툰 작가로 도전할 수 있다는 점이 있으나, 반면에 콘텐츠가 주목을 끌지 못하면 사람들이 쉽게 지나쳐 버린다는 단점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인스타를 통한 웹툰 작품 활동에 어떤 점이 매력적이라고 느끼시는지요?

조. 제가 처음에 인스타툰을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이렇게 많은 팔로워가 생길 줄은 생각하지도 못했어요. 광고 같은 것도 하지 않았는데,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고 구독자가 하나, 둘 늘어서 1,000명의 팔로워가 생겼을 때 감사하다고 메시지를 올린 기억이 나네요. 그런데 어느 순간 팔로워가 갑자기 늘어나더라고요. 인스타의 매력이라면 그런 거겠죠?

박. 네이버 웹툰은 노동강도가 아무래도 높습니다. 혼자서 연재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인스타툰의 경우 혼자서도 연재가 가능하고 그만큼 자유도가 높아 작가의 개성이 더 잘 드러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검열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조금 더 내밀하고 솔직하게 작품을 그릴 수 있습니다. 마감 시간과 날짜도 작가의 컨디션에 따라 조금은 조절할 수 있어서 그 부분에 너무 감사하고 있습니다. 댓글 반응이 굉장히 좋은 편이고 또 독자분들의 계정에 놀러갈 수도 있어서, 비록 만나 뵌 적은 없는 분들이지만 각자 열심히 살아 가고 있는 모습에 인간적인 애정을 느끼기도 합니다.

Q. 그렇다면 단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조. 아직은 단점이라고 느낄 만한 부분은 없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많은 분들이 들어와서 보시니까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계시고, 그런 생각을 댓글로 달아 주시는데요. 제 인스타그램에는 좋은 댓글만 달아 주시거든요.

박. 단점은 한번 업로드한 게시물의 사진 수정이 안 된다는 점입니다. 또 이상한 광고 댓글이 달리기도 합니다. 가끔 인스타그램 자체에 에러가 나서 댓글들이 안 보일 때도 있습니다.

Q. 인스타그램을 선택해서, 이곳에서 이 작품을 선보이길 잘했다고 느끼실 때가 많으신지요? 예를 들어 요즘에는 네이버나 카카오, 그 외에도 정말 많은 웹툰 플랫폼이 있고, 또 그런 곳에서 연재되기 위해 준비하시는 분들도 많으시잖아요? 이런 큰 플랫폼에서의 활동을 생각해 보신 적은 있으신지요?

조. 큰 플랫폼에서의 활동은 아직 생각해 보지 않았어요. 그런 큰 플랫폼의 경우는 작가님도 마음의 준비가 되셔야 할 것 같고요. 하지만 최근에 저희 웹툰이 더 인기를 끌기는 해서요. 이런 부분은 협업하는 작가님과 이야기가 되면 큰 플랫폼으로 나갈 수도 있겠지요.

Q. 인스타툰을 연재하신지 꽤 되었는데, 초기와 비교하여 달라진 점은 있으신가요?

조. 처음에는 제 개인으로서 변호사로 성장한 이야기가 주였다면, 이제는 신세계로라는 법인에서 일어나는 이야기 중심으로 바뀌었어요. 등장인물도 저 뿐만 아니라 신세계로의 다양한 변호사들이 등장합니다. 스토리가 더 풍부해진 셈이죠.

Q. <조인섭 변호사의 이혼사건 다이어리>는 구독자 수가 많은 인스타툰 중 대표적인 작품인데요. 그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조. 아무래도 작가님의 역량이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혼이라는 딱딱한 주제를 다루지만 그림체가 따뜻하고 이야기도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게 그려 주시거든요. 그리고 이혼이라는 주제가 많은 사람들이 관심이 있어 하는 주제이기도 하고요.

(2)부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