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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부천만화대상 대상 수상, <미래의 골동품 가게>의 구아진 작가 인터뷰

2022 부천만화대상 대상 수상작 <미래의 골동품 가게>의 구아진 작가님을 만나 수상 소감, 인기 비결, 작화 과정 등을 들어 봅니다.

2022-10-04 한국만화영상진흥원


 

Q. 안녕하세요? 작가님. 간단한 인사와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발표 작품이 매우 적은, 데뷔 15 차 만화가 구아진 (AKA구아바)입니다.

 

Q. 2022 부천만화대상에 <미래의 골동품 가게>가 대상에 최종 선정이 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2022 부천만화대상에 대상 수상뿐만 아니라 <미래의 골동품 가게>는 매 에피소드마다 별점이 높고, 중국에서도 번역되었습니다. 작품의 인기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순위가 낮아, 인기가 있다고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는데 인기 비결이라 물으시니 부끄럽습니다만, 굳이 말씀드린다면 독자들의 충성도는 높은 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대사에 많은 호응이 있었던 것으로 보아, 많은 자료조사가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러고 보니, 궁금하네요. 인기 비결이라는 것이 뭘까요? 일찍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을...

 

[출처] 네이버웹툰/미래의 골동품 가게/구아진

 

Q. 작가님의 스릴러 사랑이 매 작품마다 느껴집니다. 가장 좋아하는 장르이신지요?

A. 여러 장르를 좋아하고 써 놓은 이야기들도 있지만, 막상 기회가 오면 스릴러 장르에 속한 것에 손이 갑니다. 인생은 예측할 수 없고,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고,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죠. 스릴러라는 장르도 인생의 한 단편을 포착하여 성립된 장르이며, 그것이 제가 겪었던 어떤 부분과 상당히 닮아 있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유독 선호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Q. <미래의 골동품 가게>를 읽으면 수묵화 느낌도 나고, 색감도 한국적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혹시 동양화를 공부한 적이 있으신가요? 작가님의 전공이 궁금합니다.

A. 동양화를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한국적인 느낌을 살리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Q. 작가님의 작화를 보면, 구아진이 한 명의 작가가 아닌 팀명인가 착각할 만큼 분량, 연출이 엄청나다고 생각합니다. 작업하시면서 어려움은 없으셨는지요? 작업을 위한 건강관리법, 극복방법은 있으신가요?

A. 나이가 적지 않다 보니, 체력적으로 문제가 속속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다리와 발이 붓고 멍이 든다는 것들 말이죠. 하루가 36시간이라면, 이것을 극복, 관리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한 에피소드를 그릴 때 소요시간과 작가님의 생활패턴이 궁금합니다.

A. 저의 어머니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나는 질문이네요. 사람 구실 못하는 직업이라고 하셨죠. 물론, 이건 저의 경우입니다. 아침엔 자거나 작업을 하고, 점심 땐 자거나 작업을 하고, 밤엔 자거나 작업을 합니다. 요일을 착각해 기뻐할 때도 절망에 빠질 때도 있습니다. 작업이 잘 될 때도, 안될 때도 있어서 패턴은 매우 불규칙한 편입니다. 그래도 꼬박꼬박 하루 12시간 이상 작업을 합니다.

 

Q. 작품 연재에 가장 큰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A. 열심히 노력해서, 많은 사람에게 무언가를 남긴다. 그것이 큰 의미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부양 고양이가 많습니다.

 

[출처] 네이버웹툰/미래의 골동품 가게/구아진

 

Q. 분위기에 따른 다양한 색감과 연출 그리고 캐릭터들의 표정과 움직임이 섬세합니다. 그리실 때 중점을 두고 그리시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A. 독자들이 캐릭터에 공감하고, 대사에 집중을 할 수 있도록 표정과 눈 표현, 그리고 그것들이 잘 보일 수 있는 구도에 신경을 쓰는 편입니다.

 

Q. 웹툰 캐릭터 설정 시, MBTI를 참고하신다는 작가님도 계시다고 들었는데요. 캐릭터를 설정하는 방법은 정말 다양한 것 같습니다. 혹시 작가님은 캐릭터 설정하실 때 어떻게 하시나요?

A. 캐릭터의 배경을 만들고, 상황에 캐릭터를 던져 놓는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네요. ‘내가 이 배경의 캐릭터라면 이렇게 움직이고 행동할 것 같다’, 그렇게 캐릭터가 짜 맞춰지는 것 같습니다.


[출처] 네이버웹툰/미래의 골동품 가게/구아진

 

Q. 이매신과 왕일중이 쓰고 있는 갓은 한층 더 분위기를 섬뜩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갓에 담겨진 의미가 있나요?

A. 그 갓은 호신부라고 하는데요, 부적이 붙어 있습니다. 호신부는 죄를 저지르면 생기는 업귀의 눈을 속이고자 만든 일종의 방패 같은 것입니다. 자신이 저지르는 행위들이 죄악이라는 것을 알고도 계속해 저지르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죠.

 

Q. 고요는 뿔로 나이를 알 수 있죠. 60년마다 뿔이 하나씩 생기는 것 같던데, 왕의 자리를 빼앗기는 모습을 보고 나이는 중요치 않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들의 세계도 지위는 힘과 두뇌일까요?

A. 그들에게는 그들만의 세계와 사상이 존재합니다. 그 때문에, 사람들이 이해하는 것과 다른 시각을 가졌죠. 어찌 보면 매우 원초적이거나, 본능적일 수도 있습니다. 아마도 당시에 무거워서 엎었을 가능성도, 그저 기분이 나빴을 수도 있다고 예상할 수 있겠습니다


[출처] 네이버웹툰/미래의 골동품 가게/구아진

 

Q. 토백이, 고요, 풍백, 도깨비, 비비 등등 소장하고 싶은 너무나도 귀여운 캐릭터도 등장합니다. 작가님이 가장 애정하는 캐릭터가 있을까요?

A. 이 캐릭터들은 그리기 쉬워 보이지만 하나같이 까다롭고 귀찮아서, 지금 제 입장에서는 큰 애정은 안 갑니다. 그래도 토백이의 자학적 개그는 상상만 해도 웃게 되고, 토백이의 에피소드들이 계속 떠오르는 것을 보니 토백이를 좋아하나 봅니다.

 

Q. 가장 그리기 어려운 캐릭터가 있나요?

A. 그저 무더기로 나오면 너무 어렵습니다.

 

[출처] 네이버웹툰/미래의 골동품 가게/구아진

 

Q. 작가님과 가장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캐릭터가 있나요?

A. 모든 캐릭터 저와 비슷한 점들을 내포하고 있지만, 굳이 꼽자면 미래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유순하고, 보수적, 악바리 같은 점들이요.

 

Q. 무속신앙, 불교, 도교, 역사, 카톨릭 세계관까지 정말 다양한 전문 지식이 담겨 있는데요. 다양한 소재를 위해 어떤 자료를, 어떻게 참고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대부분 책으로 자료조사를 합니다. 물론 책도 선별 작업을 거칩니다. 진위가 의심스러운 위서나, 사이비 종교들에 남용되는 부분들이 있는 책들은 거릅니다. 만화에 주로 인용되는 책은 주역이고, 화엄경과 금강경, 예기, 중용, 대학, 그리고 천예록, 청구야담, 어우야함 등 우리나라의 야화들과 국사편찬위원회의 한국사 데이터베이스, 한국 민속 대백과 등을 참고합니다.

인터넷 자료조사는 하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이, 어떤 배경으로 쓴 것인지 확인할 수 없으니까요.

 

Q. <미래의 골동품 가게>를 읽으면서, 에피소드에서 사회문제 요소도 엿볼 수 있고, 이상의 건축무한육면각체, 각주에서도 한국형 오컬트가 서양 오컬트보다 관심 받지 못하는 부분, 101화 각주에서의 역사 문제 등 재미를 주는 웹툰이면서도 학습적인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 런 것들이 작가님께서 독자분들께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담긴 부분이라고 생각해 될까요?

A. 각주의 경우, 제가 조사한 자료가 어떻게 만화에 활용되었는지 그 출처를 밝히기 위한 목적이 있을 뿐, 어떤 메시지를 주겠다는 의도가 있는 건 아닙니다. 저에게 그럴 능력이나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요.

다만, 무협지나 신마소설로 익숙한 중국의 도학, 만화나 애니메이션으로 알려진 일본의 도학이 아닌 우리나라의 토속신앙과 도학, 역리에 이 작품의 가치관이 뿌리 내리고 있음을 드러내고 싶은 욕심은 있습니다.

 

Q. 앞으로의 <미래의 골동품 가게>의 관전 포인트가 있을까요?

A. 새로운 캐릭터들의 등장과 그 배경과 인연, 캐릭터 간의 화학작용. 그리고 미래의 성장과 변화가 관전 포인트일 것 같습니다.

 

Q. 향후 그리고 싶으신 장르가 있으실까요?

A. 미래의 골동품 가게가 끝나면 은퇴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하하.

 

Q. 작가님 작품의 댓글, 독자들의 반응을 확인하시나요? 그 중 제일 기억에 남는 댓글 또는 댓글에 관한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A. ‘윤발씨호형이라는 독자 댓글이 뇌리에 박혀 있는데요. 암화 에피소드에 달린 독자 댓글입니다. 아마도 윤호가 소위 고구마 캐릭터라고 해서 그렇게 댓글을 쓰신 것 같습니다. 다른 독자들의 호응도 좋았던 댓글이었어요. 정말 우리나라 사람들의 언어유희는 알아 줘야 합니다. 별칭도 얼마나 짓궂게 잘 지어내는지.

그래도, 저와 제일 친한 작가가 한 말을 들려 드리고 싶네요. 고구마를 먹어야 사이다가 더 시원하다.

 

Q. 영상화가 시급하다는 독자분들의 댓글 또한 많이 볼 수 있었는데요. 작가님, 혹시 기대해도 되는 부분일까요?

A. , 저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작가님, 마지막으로 독자들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10년 후, 20년 후......그리고 언제든, 다시 찾아 보고 싶은 만화를 그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출간 소식 또한 준비하고 있으니, 잘 부탁드립니다. 찡긋.

 

Q. 바쁘신 와중에 인터뷰 정말 감사합니다. 작가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