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작가님, 안녕하세요?
A.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은둔코인>, HD3 (출처_네이버웹툰)
Q. 간략하게 작가님 소개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A. 저는 현재 네이버에서 은둔코인이라는 웹툰을 그리고 있는 만화가 HD3, 성현동이라고 합니다.
Q. 요즘 드라마 <금수저> 때문에 웹툰 <금수저>에 대한 관심도 엄청 많아졌는데요. 그런 작품의 작가님을 인터뷰하게 되어서 정말 영광입니다. 어떠세요? 요즘 작가님도 이런 관심과 인기를 실감하시는지요?
A. 별 것 아닌 사람에게 너무 과분한 나날이었던 것 같습니다. 실감이라고 하기엔 거창하지만 제가 다니는 헬스장이 있는데요. 런닝머신을 사용하고 있는데 옆 칸에서 드라마 금수저를 보면서 걷고 있는 회원님을 보니 재미있더군요 하하.
△ <금수저>, HD3 (출처_네이버웹툰)
Q. 웹툰 <금수저>를 기획하셨을 때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물론 사회적으로 금수저니 흙수저니 하는 키워드가 핫했던지라, 그런 사회적인 현상을 그리고 싶으셨겠구나 짐작은 가는데요. 그래도 그 키워드를 선택하실 때의 작가님의 생각은 무엇이었는지, 이를 통해 무엇을 보여 주고 싶으셨던 건지 궁금합니다.
A. 말씀대로 금수저를 기획했을 때 한창 금수저라는 단어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던 시기였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생각했었죠. 의도에 대해서는 제가 뭐라고 뭔가를 보여 주겠다라는 거창한 부분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다만 극 후반부 태용이의 인터뷰만큼은 웹툰을 보시는 분들께 꼭 들려 주고 싶었던 것 같네요.
Q. 웹툰 <금수저>에서의 ‘금수저’로 부모를 바꾼다는 규칙은 어떻게 설정하시게 된 것인지 궁금합니다.
A. 금수저라는 사회적 통념은 부모와 자식 관계를 기본으로 두고 있죠. 여기에 수저라는 것은 식사를 하기 위한 도구이기에 자연스럽게 “밥을 먹는 것 = 부모를 바꿈”이란 설정이 떠올랐던 것 같습니다. 금수저는 일단 가족 드라마고 식구(食口)란 결국 밥을 함께 먹는 사람이니까요.
△ <갓물주>, HD3 (출처_네이버웹툰)
Q. <금수저>, <은둔코인>, <갓물주>. 작가님의 작품들은 제목만 보더라도 현 사회에서 가장 이슈가 되는 키워드들, ‘물질적인 것’들에 대한 키워드들을 많이 다루시는 것 같습니다. 이런 것들을 많이 다루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작가님이 독자들에게 주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는 거겠지요?
A. 앞서 말했듯이 전 극히 평범한 사람으로서 뭔가 엄청난 메시지를 전달하겠다와 같은 건방진(?) 생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굳이 말씀드리자면 아이러니하지만 너무 물질적인 것에만 집중해서 중요한 것을 놓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있었던 것 같습니다. 현 사회의 키워드라고 해서, 모두가 그것만 보고 달려가고 있다고 해서, 본인 역시 그런 사람이라는 보증은 어디에도 없으니까요. 극중에도 많은 사람이 등장하고 현실로 보면 더 많은 사람이 살아가고 있는데 돈, 건물, 코인 보다 가족, 사람, 신념이 더 중요한 사람도 분명히 많지 않을까요. 그게 충분히 본인일 수 있고요.
Q. 웹툰 <금수저>는 네이버 베스트 도전만화부터 시작한 작품인데요. 네이버 베스트도전에서 네이버 정식 웹툰이 되고, 이제는 드라마까지 되었잖아요. 너무 축하드립니다 작가님. 작가님의 탄탄하신 작품 스토리와 독자님들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드라마화 소식에 어떤 심경이었을지 정말 궁금합니다.
A. 금수저를 막 그리기 시작했을 때도 웹툰 원작의 영화나 드라마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사실 저도 영상화를 작품의 목표 중 하나로 삼았었지요. 그렇게 오래된 꿈이었으니 정말 감격 그 자체였습니다. 그리고 그 감격이 첫 화 방영에서 제가 만든 인물의 이름을 등장인물들이 부르는 데서 확 터지더군요. “승천아, 태용아” 부르는데 정말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 드라마 <금수저> 포스터 (출처_MBC드라마 홈페이지)
Q. 웹툰이 정말 정말 많습니다. 그런데 웹툰 <금수저>가 드라마화될 수 있었던 이유, 작가님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A. 위에 질문에서 직접 답을 해 주셨네요! 진심으로 작품을 사랑해 주신 독자님들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도전에서 베도로 갈 때도, 베도에서 정식 웹툰이 될 때도, 드라마화가 될 때도, 그리고 지금도 정말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드라마 <금수저>가 6~7%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리에 끝났습니다. 드라마 다 챙겨 보셨나요?
A. 예, 절대 본방사수! 했습니다!
Q. 드라마 보면서 어떠셨어요? 웹툰 내용이 많이 각색되어서 싫다는 의견, 각색돼서 각각의 매력이 있어 더 좋다는 의견들이 분분합니다. 원작자 입장에서의 시청 소감이 궁금합니다.
A. 저야 본방 사수할 만큼 재미있게 보았죠 하하. 각색에 대해서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웹툰에는 웹툰의 작법이, 드라마에는 드라마의 작법이, 또 영화에는 영화의 작법이, 다 다르지 않을까요? 그래서인지 제가 왈가왈부할 부분은 아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원작자로서 희망하는 건 그저 독자님들과 시청자님들이 원작도 드라마도 재미있게 봐 주셨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Q. 각색되어 좋았던 부분과 아쉬웠던 부분이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부분인지 혹시 말씀 부탁드려도 될까요?
A. 주인공 승천이가 원작에서도 드라마에서도 사업을 하는데요. 드라마에서 이 부분이 디테일하게 나와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식견이 좁은 저로서는 도저히 만들 수 없는 부분이었기에 더 좋게 보았던 것 같습니다. 아쉬운 부분은 굳이 뽑자면 등장인물 중 여진이에게 애정이 있는 사람으로 여진이가 더 잘 되었다면......흑.
Q. 개인적인 궁금증인데요. 웹툰이 드라마화되어서 제작될 때 작가님께 자주 연락이 오나요? 이렇게 각색하려고 하는데 괜찮냐고 의견을 묻는다거나, 웹툰 속 이 내용은 이런 의미가 맞냐는 확인 전화하거나요?
A. 이건 작품마다 다 다른 것 같습니다. 사람이 하는 일인 만큼 사람마다 성향이 전부 다를 테니까요.
Q. 혹시 드라마 현장에도 가 보셨는지요?
A. 예, 감사하게도 가 봤습니다. 가서 처음으로 배우님들도 만나 뵙고 인사드렸네요. 부디 또 이런 기회가 있으면 좋겠네요. 그만큼 신기하고 즐거운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하.
Q. 드라마 <금수저>에서 나온 배우들이 웹툰 <금수저>의 인물들과의 싱크로율은 어땠다고 보시나요? 어떤 캐릭터가 가장 잘 살았다고 보세요?
A. 이건 언젠가의 인터뷰에서도 했던 이야기인데요. 주연 배우가 4명, 한 명이 100%의 싱크로율, 즉 전부 다 해서 400%의 싱크로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Q. 작가님의 작품 속 인물들의 심리묘사가 매우 디테일합니다. 작가님의 작품을 그리실 때, 이런 부분을 더 신경을 쓰시는 건지요?
A. 그렇게 봐 주셨다니 정말 영광입니다. 그런데 의도적인 디테일이라기 보단 조심하는 성격이 많이 반영된 부분일 거라 생각합니다. 뭔가 묘사가 부족하지 않을까? 아님 너무 과하지 않았나? 이렇게 이리저리 생각하곤 하거든요.
Q. 작품을 그리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부분은 또 무엇이 있는지요?
A. 설득이란 부분을 좀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판타지적 설정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제 만화 특성상 인물의 행동이나 상황이 설득이 안 되면 곤란하니까요. 물론 기량이 부족해 항상 원하는 만큼 되는 건 아니지만 분명 크게 신경 쓰는 부분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Q. 작가님은 언제부터 만화를 그리고 싶다는 꿈을 가지셨나요?
A. 초등학생 때부터 만화를 그리는 게 취미였습니다. 꼬질꼬질한 연습장에 만화를 그렸었죠. 하지만 저 어릴 적에는 만화가는 생계가 어려운 직업이라는 인식이 있어서 그저 취미로만 하기로 마음먹었었죠. 그렇게 평범하게 대학을 나오고 취업활동을 하고 회사를 다녔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때까지도 계속 만화를 그리고 있더라고요. 어느 날 어쩌다가 회사 선배에게 만화를 보여 줬는데 반응이 괜찮더군요. 이를 용기 삼아 인터넷 만화게시판 같은 곳에도 올려 봤는데 여기서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 길로 본격적으로 꿈을 가지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Q. 만화가가 되기 위해 어떤 과정과 노력을 거치셨는지 궁금합니다.
A. 위 답변과 이어지네요. 전 만화와 관련된 전문 과정을 밟은 사람은 아닙니다. 그렇기에 제가 어떠어떠한 과정을 거치고 노력을 했다는 발언은 실제로 그 길을 걸어오셨거나 걷는 중이신 분께 실례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습니다. 그저 어릴 적 꼬마가 만화를 손에 놓지 않고 혼자 계속해 온 것이 운 좋게 결실을 맺은 거니까요. 또 운 좋게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나름의 성실함도 가지고 있었고요. 덕분에 회사를 다니며 도전 작품을 연재할 때는 새벽에 일어나 아침 작업, 조금 눈 붙였다가 출근하고 퇴근 후 잠잘 때까지 다시 작업 그런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런 생활은 중간에 정말 수명이 줄어드는 게 느껴져서 일을 관두고 본격적으로 만화에만 집중하게 해 주었지만요. 이 맨땅에 헤딩이 제 노력이었던 것 같습니다.
△ 『드래곤볼』, 토리야마 아키라 (출처_서울문화사)
Q. 지금은 이제 정말 유명한 작가님 대열에 오르셨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처음 만화가를 꿈꾸셨던 그때, 작가님에게도 선망의 대상인 만화가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작가님을 좋아하셨는지, 인생작은 없으셨는지 궁금합니다.
A. 유명하다뇨, 그렇지 않습니다. 그러길 바라는 마음은 있지만요! 국내외 가리지 않고 나름 만화를 즐겨왔던 사람으로 선망의 작가님 한 분을 뽑기는 너무 어려운 일이네요. 그래도 굳이 한 작품 뽑으라면 너무 뻔한 대답일 수 있겠지만 드래곤볼인 것 같습니다. 나이가 너무 들어 보이는 말이지만(?) 드래곤볼을 실시간 연재로 봤던 사람으로서 작화는 물론 연출이며 전개며 지금 봐도 너무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 작가님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혹시 계획 중인 작품은 있으신지요? 혹은 해 보고 싶은 작품 장르나 주제가 있으실까요?
A. 어린 꼬마가 어른이 돼서도 쭉 만화를 그렸습니다. 이 꼬마가 할아버지가 되어서도 계속 만화를 그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현재 계획 중인 작품은 글쎄요. 해 보고 싶은 이야기는 많이 있고 물망에 오른 것도 있긴 한데 누군가에 말씀드릴 단계는 아닌 것 같습니다. 지금으로선 지금 하고 있는 작품을 잘 끝내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 생각하고 있고요. 장르 부분에 있어선 제 능력이 부족해 많이 어렵겠지만 언젠가 메카닉물을 한번 해 보고 싶습니다. 좋아하거든요.
Q. 오늘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작가님의 작품을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A. 저야말로 인터뷰를 권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많이 부족한 사람입니다만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