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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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선

그녀의 발자취는 만화계의 상큼한 지각변동을 일으켰었다. 꽤 알려진 그녀의 작품 ‘속보이는 놈’과 ‘픽션’등을 통해 악동기질 다분한 단편들과 작품 속에서 개발된 유쾌한 발명품들을 보면서 한동안 심각하게 웃었던 기억이 있다. 작가는 작품 속에서 자신의 환타지를 꿈꾸고 그의 요구에 따라 창조된 허구의 세상에서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한다. 명랑한 상상이든 우울한 상상이든 그녀의 작품 속에서 발견 할 수 있는 것은 일종의 호기심 같은 거다.

2003-08-01 곽상원

그녀의 발자취는 만화계의 상큼한 지각변동을 일으켰었다. 꽤 알려진 그녀의 작품 ‘속보이는 놈’과 ‘픽션’등을 통해 악동기질 다분한 단편들과 작품 속에서 개발된 유쾌한 발명품들을 보면서 한동안 심각하게 웃었던 기억이 있다. 작가는 작품 속에서 자신의 환타지를 꿈꾸고 그의 요구에 따라 창조된 허구의 세상에서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한다. 명랑한 상상이든 우울한 상상이든 그녀의 작품 속에서 발견 할 수 있는 것은 일종의 호기심 같은 거다. 상당히 긴 여행을 그녀와 함께(?)하며 지켜본바 그녀는 호기심이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나이를 짐작하기 힘든 모습, 아담한 키에 똘망똘망한 큰 눈을 이리저리 살피며 무슨 상상을 하는지 이리저리 바쁘게 뛰어 다니며 뜬금 없이 왜? 라고 대책 없이 달려들 것만 같은 작가. 오늘도 그녀는 유쾌한 상상을 하느라 바쁘다! 바뻐!


오랜만에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셨는데, 그 동안 기다렸을 독자들을 위해 인사 한 마디 해 주시죠. 그리고 그 동안의 행적과 요즘 근황에 관해서도 부탁드립니다.

반갑습니다. 오래 간 만에 인터뷰라는 걸 해 보는군요.^^ 요즘 제 근황은 집순이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고, 항상 하는 말이지만 작품은 구상 중에 있습니다.^^;;;;; 요 몇 일 동안은 부천에서 부탁한 만화를 그리고 있고요.

얼마 전에 소자본으로 당신의 단행본을 출간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책은 베 일에 가려져 있는데 어떤 내용이며 소자본으로 제한된 출판을 한 이유가 있습니까?

음...이 질문은 아직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긴 곤란하군요. 때가 되면 구체적인 말씀을 드릴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속보이는 놈과 픽션 등에서 보여준 완성도로 장편에 도전할 생각은 없습니까? 아니 면 대략 준비중인 작품이라도 혹시?

위의 질문과 통하는 부분이군요. 의외로 제 성격이 완벽주의에 가깝습니다.(저도 몰랐었습니다.=_=;;) 단편은 머릿속에 한 덩어리로 다가와 백지에 쏟아 내기 간편했죠. 하지만 솔직히 장편은 아직 그 덩어리가 잡히지 않습니다. 하면서 덩어리를 만져나가야 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지금까지의 3년 동안 장편을 하기 위한 휴식기간 이 아닐까란 생각도 듭니다. 그렇다고......단편이 쉽다는 건 아니지만........장편은 제겐 모험이죠. 모험은 할 것입니다

당신의 서브노트를 본적이 있습니다. 그 노트에는 수많은 도형과 기하학적인 도면이 잔뜩 있었는데 만화이외의 새로 구상한 형태의 작업물 입니까? 그리고 에셔와 마그리 트를 좋아한다고 하셨는데 에셔와 마그리트에 대해서도 한마디....

두 사람은 만나고 싶은 사람입니다. 이세상 사람은 아니지만 죽어서라도 말이죠. (만나면 대담을 올려 드리겠어요^^ 흐흐) 기하학 적인 모양은 무의식중 많이 그리는 낙서중 하나인데,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특히 요즘은 도시까스 배관이나 전봇대, 수많은 파이프들.....에 관심이 많아집니다. 제 주된 관심사는 사람인데, 사람이 사는 집의 핏줄역할을 해 준다는 생각을 하나봅니다. 집, 도로, 멘 홀, 하수도, 상수도, 전봇대, 전깃줄, 전깃줄에 앉아 있는 새 새똥, 등등등....(너무 많군요...제 관심사가...=_=;;;;)





자신이 표현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미지와 주제는 무엇인가요?

순간의 느낌...그 느낌에 진지해 지는 것이죠.^^

최인선 작가님의 작가관과 만화를 그리는 신념에 대해 한마디 해 주세요.

저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 태어났나 봅니다. 사람들에게 이야기 해주고 싶습니다. 그 연결고리는 만화라는 장르지만....궁극적으로 전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그걸 안 하면 몸과 마음이 아파요..=_=;;;;;;;;; 무슨 이야긴 지는 나오기 전까지는 저도 모르겠어요. 만화를 그리면서 항상 느껴지는 건, 전 단지 그 이야기를 찾아냈을 뿐이란 거죠. 이미 만들어진 이야기는 제것이 아닙니다. 만들어지기 전의 이야기도 제것이 아니죠. 오로지 전 이야기를 찾아가는 모험을 즐깁니다.

만화에 대한 국가적 관심과 투자는 늘고 있지만 오히려 만화시장은 점점 더 위축 되 어 가고만 있습니다. 출판사들도 소극적이 구요. 실제로 작가가 피부로 느끼는 현 실적인 박탈 감은 어느 정도입니까?

음....게으른 탓도 있겠지만.....당장 실릴 곳이 없으니...먹고살기 힘듭니다^^;;; 더 이상 말하는 것도 지겹고...이젠 제 길은 제가 알아서 찾아 갈 겁니다.^^;;;

본인이 생각하실 때 대한민국에서 만화를 그린다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아울러 여기서 자신에 만화는 미래가 있다라고 생각하십니까?

대한민국에서 만화를 그린 다는 건...현 시점에선 굉장한 끈기와 노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것도 아니면...그냥 세상 돌아가는 모습에 담을 쌓던가요. 하지만...그건 현재의 모습이지 미래의 모습이란 말은 결코 아닙니다. 전 그런 현재와 타협하고 싶지 않습니다.....제 미래를 위해서요.^^





질문이 잠시 무거웠습니다. 작가는 만화이외에 풍물이나 택견 등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회문제에도 관심이 높으시고... 보통 제가 아는 작가들은 사회문제 에 대해 소극적이고 개인적인 양상을 띠는 반면 작가님은 매우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 고 있습니다. 예전에 출판사의 착취에 관련하여 투쟁(?)도 하셨고... 본인이 생각 하시 기에 작가라면 그런 사회문제에 대해 의무감을 가지고 행동하는 것이 옳다고 보십니 까? 작가의 소극적인 태도에 관해서는 어떤 입장입니까?

저는 남들을 위해 뭘 하지는 않았습니다. 단지 제가 뱉어놓은 이야기(만화)를 보호해 줘야 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을 뿐입니다. ^^ 소극적이든 적극적이든 본인이 선택하는 것이고 사회 참여를 안 했다고 해서 누가 뭐랄 사람도 없고 뭐라 해서도 안 된다고 봅니다.

음... 계속 무거워지는군요. 현재 작가가 희망을 걸고 작업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내가 작업 할 수 있는 가장 희망 적인 조건 같은 거요.

독자와 만날 수 있는 공간이죠. 그리고 경제적인 부분. 한 달에 백 만원 정도만 벌었으면 좋겠습니다.

작가님의 학창시절과 어릴적 이야기를 해 주세요...푸흣....예? 어떤 아이셨어요?

학교에선 말이 별로 없었고, 집에선 고집불통 이였습니다^^;;; 성적표엔 항시 집중력이 떨어지고 적극적이지 못하며 소심합니다. 라는 글귀를 달고 다녔고요. (전 특수학교가 필요했나 봅니다. ㅜ.ㅜ)


작가님도 내면적으로는 우울이 있을 것입니다. 본인이 생각하실 때 자신의 우울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혼자라는 거죠^^;;; 누구나 그런 고민을 하겠지요? 만화로 보여드립죠..내면의 우울...공포...환희...등등등...살면서 느끼는 감정들을...

혼자라는 감정은 언제나 우울과 직결 됐나 봅니다. 그래도 명랑함을 잃지 않으니 보 기 좋아요. 그리고 만화가로써 자신의 10년 뒤 모습은 어떨지 상상해 보셨나요? 아니 면 자신이 예전에 꿔왔던 꿈이라든지....

10년 뒤면 43세인데...그때는 한 달에 백 만원 벌 수 있겠지요? 그때에도 현실에 타협하지 않고..느끼는 감정을 진지하게 바라봤으면 좋겠습니다.^^

100만원은 벌 수 있습니다. 항상 명랑한 모습 잃지 마시고 좋은 작품 부탁 드립니 다.

감사합니다. 인터뷰 내용 작성하시느라 힘 드셨겠군요. 적절한 대답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혹여 동문서답을....^^;;; 행복하세요..






프로필

생년월일 : 1970년 12월 28일생

데뷔작 : 뫼뷔우스의 띠(텐팬)

대표작 : 속보이는 놈, 픽션 등등..

활동사항 : 텐펜, 윙크, 나인, 이슈, 베스트 셀러 등에서 연재.
2002 환타지전 참가
2003년 앙굴렘 특별전 초청전시 참가
2003년 LG/동아 만화축제 전시 참가 등등.

# 최인선 작가의 작품보기(출처:부천만화정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