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플랫폼의 춘추전국시대를 지나 양대 플랫폼의 경쟁구도가 강화되고 있다. IP를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거대 플랫폼이 아닌, 오픈 플랫폼은 어떤 관점에서 웹툰시장을 바라보고 있을까? 네덜란드와 한국을 오가며 사업을 펼치고 있는 딜리헙의 박유진 공동대표와 콘텐츠 매니저 혜란님을 함께 만났다.
딜리헙은 어떤 곳인가요?
Q. 딜리헙을 소개해주세요.
- 딜리헙은 디지털 콘텐츠 오픈 플랫폼으로 본인의 디지털 콘텐츠를 수익화 할 수 있는 곳입니다. 쉽게 말하면 콘텐츠 계의 유튜브라고 할 수 있겠죠. 딜리헙의 ‘딜리dilly’는 ‘특별한, 특출난’이라는 뜻인데, 그런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는 의미로 ‘hub’ 붙여 딜리헙이라고 이름 붙였어요.
Q. 딜리헙만의 특징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딜리헙의 목표는 창작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들고 좋은 작품을 좋은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것이기 때문에 저희는 무엇보다 콘텐츠 큐레이션에 신경을 쓰고있습니다. 플랫폼들을 보면 작품을 너무 좋은데 노출이 잘 안되는 작품들이 있지요. 딜리헙에서는 저희 콘텐츠 매니저님이 이런 숨은 보석 같은 작품들을 골라내서 직접 소개하시기 때문에 큐레이션이 특징이자 강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Q. 작품을 하는 큐레이션하는 기준이나 과정이 궁금해요.
Q. 작품을 하는 큐레이션하는 기준이나 과정이 궁금해요.
- 딜리헙의 메인에서는 독자분의 마음에 울림을 줄 수 있는 좋은 작품을 보여드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기 때문에 작품성을 기준으로 선택합니다. 특히 해당 작품이 가지고 있는 메세지와 스토리를 꼼꼼히 따져보고 추천하는 편입니다. 작품이 보여주는 다양성도 꾸준히 체크하고 있는 부분이고요. 좋은 작품을 선보이시는 작가님들이 많이 계셔서, 늘 재미있게 큐레이션 하고 있어요.
Q. 신작이 일주일에 몇 개 정도 올라오나요?
(혜란)작품이 올라오는 양이 기간에 따라 편차가 좀 있는 편인데, 방학 기간이나 공모전이 끝나고 나면 많이 올라오고요. 또 안 올라올 때는 어떤 것을 소개해야 하나 고민이 될 정도로 가뭄인 때도 있어요. 작품이 많이 올라올 땐 밤새서 읽기도 할 정도랍니다.
Q. 큐레이션 결정을 할 때 몇 분이서 같이 하는 거에요?
- 콘텐츠 매니저님이 많은 작품들 중에 선별해서 전달해 주시면, 그 중에서 최종 확인은 제(박유진 대표)가 해요. 앞으로도 이 체제는 유지할 것 같습니다.
Q. 그렇다면 딜리헙의 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특정 장르로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 사람, 자기 이야기를 하고 싶은 사람들이 딜리헙으로 모인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딜리헙은 유의미한 두 가지 정체성을 가지고 있어요. 첫번째는 자기 작품을 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장소를 제공하는 것이에요. 네이버, 카카오, 레진 등의 플랫폼에서는 연재를 위해 원하는 형식이나 장르, 내용 등이 정해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잖아요. 그 형식을 따라가고 싶지 않고, 본인 작품만의 방향성이 있는 사람들. 그들을 위한 장소를 제공하는 것이 첫번째입니다.
두번째는 작가들을 위한 인큐베이터 역할이예요. 모두가 한 번에 작가가 되는 건 아니잖아요. 작가로 성장하려면 기간이 필요합니다. 그 과정을 딜리헙을 통해 거쳐가는 거죠. 가령 상업작을 하는 게 목표라면 일단 딜리헙에서 먼저 연재를 해보는 식으로요. 이런 인큐베이터는 플랫폼들에게도 득이 됩니다. 실제로 플랫폼 PD님들이 딜리헙에서 작가님들께 컨택을 넣는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요. 특히 저희는 큐레이션까지 해드리고 있으니까요(웃음).
그렇기 때문에 딜리헙은 다양성을 보존할 수 있는 건강한 콘텐츠 생태계를 만드는 데에 적합한 플랫폼인 거지요.
Q. 딜리 스테이션 항목에 들어가면 '딜리뷰'라고 작가님들을 인터뷰로 소개하는 코너가 있는데요. 이건 어떻게, 누가 만드시는 건가요? 업로드가 비정기적이던데 앞으로의 운영 방향이나 계획은 어떤 지도 궁금합니다.
-큐레이션과 마찬가지로 콘텐츠 매니저 혜란님이 담당하십니다. 저희 첫 딜리뷰 인터뷰이가 <극락왕생>의 고사리박사 작가님이었는데, 작품 외적으로도 알고 싶은 작가님을 독자님들께 소개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선정했습니다. 지금도 흥미로운 작품을 하시는 작가님들을 만나 독자님들께 알리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는 원래 초반에는 2주에 한번씩 진행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대면 인터뷰가 힘들어지고 정기적으로 컨텐츠를 뽑을 수 없는 상황이 되다보니 비정기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앞으로 비정기적이어도 독자분들과 작가님께 유의미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운영해나갈 예정이에요.
△ 딜리헙에서 연재했던 '오프 더 그리드'(출처=딜리헙)
Q. 인터뷰 외에 다른 컨텐츠를 하실 생각이 있으신가요?
- 저희가 예전에 <독립 연재의 길: 오프 더 그리드>라는 칼럼을 연재한 적이 있어요.
독립연재를 하고 싶은 창작자들에게 콘텐츠 외적으로 필요한 정보들을 정리해서 제공하는 칼럼이었는데, 도움이 되었다는 반응이 많았어요. 인트로와 part 1만 올라가 있고 part2와 part3는 지금까지도 커밍순 상태인데, 초안은 있어요. 근데 지금은 서비스 우선순위 상 밀려난 감이 있죠. 그래도 주변에서 ‘그거 다음 편 언제 나와요?’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앞으로 차차 쓸 예정입니다. 마감에 쫓기는 기분을 알겠더라고요(웃음).
이런 콘텐츠를 진행한 건, 저희의 목표인 ‘건강한 창작 생태계 조성’과도 닿아 있어요. 건강한 창작 생태계를 조성하려면 작가들에게도 알맞은 교육이 필요해요. 그래서 인터뷰 외에도 작가들이 놓칠 수 있을 만한 다양하고 유익한 정보들을 정리해서 제공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한국에서 창작활동을 할 때 꼭 알아야 할 정보들이나 작가님들이 궁금해 하시는 것들 위주로요.
또한 콘텐츠 업계에는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있습니다. 플랫폼, 교육기관, 정부기관 등. 그런데 만나보면 다들 좋은 뜻으로 일하고는 있는데 서로 연결이 안 되어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아요. 앞으로 이 부분에서 딜리헙이 연결고리가 될 수 있도록 많은 컨텐츠를 준비 중입니다.
딜리헙은 어떻게 일하나요?
Q. 대표님은 한국에 잘 안 계신다고 들었어요. 거기에 코로나19까지 겹쳐서 여러가지 애로사항이 있었을 것 같아요.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요?
-저희는 코로나 이후 좀 더 바빠졌습니다. 많은 분들이 집콕 생활을 이어가며 집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재미있는 작품을 찾기 시작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사내 문화 이야기를 하면 저희는 회사가 네덜란드랑 서울에 있다보니 코로나 이전부터 재택근무를 했어요. 코로나 전후로 별로 달라진 게 없죠.
Q. 전부 재택이라고요?
네덜란드에는 운영팀이 있는 관계로 출근을 자주 합니다만, 한국 본사 인원은 전부 재택을 기본으로 합니다. 다만, 모여서 업무를 진행할 필요가 있을 때는 사무실에 모입니다. 그래서 저희 사내 문화가 자유로운 편이에요. 저희는 ‘일 우선주의’예요. 일만 되면 언제 일하고 얼마를 일하든지 별로 신경 쓰지 않아요.
해외시장, 오픈플랫폼
Q. 딜리헙이 오픈한 지 이제 2년 반 정도 되었는데요. 오픈 당시 목표로 삼았던 것이나 계획했던 것과 지금의 목표는 좀 차이가 있을 것 같아요. 그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 목표나 비전은 똑같아요. 다만 시장의 상황이 바뀌다 보니까 이 바뀌는 시장에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 될지, 어떤 역할을 해야 될지에 대한 고민을 좀 더 치열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목표나 비전은 변하지 않았는데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방향이나 실행 전략들을 조정하고 있는 단계죠.
Q. 최근 <극락왕생>이 이제 카카오웹툰에서 연재된다는 소식을 들었는데요. 작가님께는 정말 축하드릴 일이지만, 사업을 하시는 측면에선 아쉬움도 있으셨을 것 같아요.
-저희는 창작자와 계약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창작자가 떠나도 막을 순 없죠. 유튜브도 유튜버가 떠나거나 그만둔다고 해서 붙잡거나 하지 않잖아요. 만약 떠나시는 분이 더 좋은 환경과 조건으로 가신다면 축하할 일이죠. 특히 고사리박사 작가님은 저희와 윈윈 관계예요. 저희는 작가님 덕분에 딜리헙의 이름을 알렸고, 고사리박사 작가님은 딜리헙을 통해서 이전에 없던 연재 방식과 콘텐츠를 실험해 볼 수 있었죠. 그걸로 상업적 성공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기도 했고요. 사실 플랫폼과 작가가 서로 잘 지내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있는데, 그렇기만 한 건 아니거든요.
상업적인 측면, 그러니까 매출 및 사업 지속성 등에 대해서는 저희는 웹툰이나 만화 뿐만 아니라 좀 더 큰 시장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고 있지는 않아요. 한국 시장과 해외 시장은 정말 다르기 때문에 전략도 다르게 세우고 있고요. 한국에서는 먼저 건강한 창작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 딜리헙 글로벌 페이지(출처=딜리헙)
Q. 최근 글로벌 딜리헙의 오픈 베타를 시작하셨어요. 글로벌 버전과 관련하여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듣고 싶어요.
- 딜리헙을 시작할 때부터 해외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었어요. 딜리헙이 처음 문 열었을 때 ‘여기 뭐하는 데냐, 해외 거냐, 한국인이 하는 거 맞냐’ 같은 질문들을 들었거든요(웃음). 현재 글로벌 딜리헙은 베타 버전을 오픈한 상태고, 아마 내년 초쯤에 정식 런칭을 하지 않을까 싶어요.
글로벌 버전은 기존의 한국 딜리헙과는 많이 달라요. 현재 한국 버전 딜리헙은 한국 시장에 맞춘 수익화 모델을 가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버전의 목표는 ‘당신이 어떤 작품을 하든 편하고 쉽게 올릴 수 있고 그에 맞는 수익화 모델을 제공해주겠다’ 입니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작품을 한 곳에 모아서 수익화할 수 있는 올인원 서비스를 구상했고, 이게 딜리헙 2.0 버전입니다. 기존의 한국 딜리헙은 수익화 모델이 열람권 판매, 미리보기 정도였다고 하면, 글로벌 버전에서는 기다무, 대여, 소장, 미리보기까지 창작자가 원하는 대로 설정할 수 있도록 되어있어요. 내년에는 현재 글로벌 서비스에서 차용하고 있는 2.0 버전을 한국에도 적용할 계획입니다
△ 딜리헙의 '갤러리' 서비스. MEOW는 유료로 독자가 남기는 마커다. (출처=딜리헙 글로벌)
Q. 글로벌 딜리헙의 갤러리 기능을 봤는데, 인스타그램처럼 생겼어요. 갤러리에 대해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한국도 그렇지만 차세대 아티스트들은 인스타그램이나 틱톡 등 SNS 위주로 활동을 많이 해요. 문제는 SNS의 팔로워 수가 아무리 많아도 그 자체로는 수익이 안 된다는 거죠. 인스타로 수익을 내려면 광고를 받아야 하는데 아티스트들한테 광고를 맡길 곳은 굉장히 한정되어 있잖아요. 그래서 해외 쪽에서 알파 테스트를 하면서 ‘인플루언서형 작가’에 맞는 수익화 모델을 고민한 결과 지금의 갤러리가 만들어졌어요.
갤러리는 사용자가 마음에 드는 작업물에 SNS에서 ‘좋아요’를 누르는 것 MEOW(저희는 ‘냥’이라고 부르는) 버튼을 누르면 작가한테 코인을 선물할 수 있어요. 이 코인은 하나당 10센트인데 ‘냥’은 한 포스트 당 하나만 할 수 있습니다. 일반 후원이나 정기 후원에는 장벽이 있죠. 그래서 작가 쪽에서도 독자 쪽에서도 정말 편하고 부담없이 후원할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MEOW 시스템을 고안하게 되었습니다.
향후 갤러리 외에도 다양한 서비스를 확장해 나갈 예정이에요. 요즘 창작자들은 웹툰 외에도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활동을 하잖아요. 그런 활동에 맞춘 수익화 모델 등을 중심에 놓고 고민하고 있어요.
Q. 글로벌 시장에 관심과 확신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저 자신도 오랜 시간 동안 창작 활동을 해온 창작자이기 때문에, 국내 및 해외의 수 많은 플랫폼을 이용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각 플랫폼들의 부족한 점을 보완한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어요.
특히, 해외 시장은 정말 가능성이 큰 시장입니다. 해외의 디지털 퍼블리싱 시장은 80조 정도 돼요. 저희가 이미지에 국한하지 않고 텍스트, 영상 등을 점차 늘려나가려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참 신기한 시장이에요. 유의미한 규모를 가지고 있고, 아직도 발전할 것이 많은 시장. 하지만 아무나 진입할 수 없는 시장. 그래서 저는 메리트를 느껴요. 제가 직접 경험해봐서 알고 있으니까요. 두렵지 않습니다.
Q. 딜리헙은 오픈 플랫폼이잖아요. 사실 'IP 전쟁'이라고 부르는 지금 시장에서 오픈 플랫폼이 가지는 강점이 어떤 것일지 가늠하기가 어렵습니다. 오픈 플랫폼으로서 딜리헙의 강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 먼저 콘텐츠는 공개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죠. 대중을 상대하지 않고 공모전에 투고하거나 퍼블리셔에게 문의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작품들도 있지만, 그런 기회의 문은 너무 좁습니다. 이럴 경우 딜리헙에서 연재를 시작해 보는 거예요. 저희는 퍼블리셔가 아니어서 작가와 별도의 계약을 하지 않으므로 작가들의 부담없는 시작점이 될 수 있으며 작품에 무궁무진한 발전가능성을 줄 수 있습니다. 그것이 오픈 플랫폼인 딜리헙의 장점이죠. 특히 이 방법이 가능하다는 것은 고사리 박사님의 <극락왕생>이 증명해주었고요.
그런 경우가 아니어도, 아마추어로서 연재의 경험을 쌓아 보고 싶은 작가님들이나 대형 플랫폼으로 가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고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기틀을 닦으려는 사람, 이미 가지고 있는 콘텐츠를 활용하여 수익화를 해보려는 사람 등 수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이유로 활용할 수 있는 것. 그것이 오픈 플랫폼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Q. 사실 딜리헙 이전에는 웹툰 쪽에 오픈 플랫폼이 거의 없었잖아요. 전에 없던 새로운 길을 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으셨나요?
- 딱히 두렵진 않았던 것 같아요. 저는 한번 결정하면 그대로 밀고 나가는 불도저형 스타일이어서요. 딜리헙은 한국만을 보고 시작한 것이 아니라 기획단계에서 이미 해외도 함께 보고 있었기 때문에 두려움은 없었어요.
Q. 사실 저는 오픈 플랫폼으로서 딜리헙의 차별점은 ‘만화만 다루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까지의 말씀을 들어보면 아닌 것 같네요.
- 만화는 시작이죠. 많이들 딜리헙을 만화 플랫폼으로 생각하시지만, 딜리헙은 디지털 퍼블리싱 플랫폼이에요. 일례로 현재에도 텍스트 에디터가 존재합니다. 아직 미완성 버전이라 활성화되어 있지 않은 것 뿐이죠. 2.0 버전에서는 제대로 된 텍스트 에디터가 들어갈 예정이니 더 많은 분들이 사용하실 수 있을 겁니다.
저희는 크리에이터라면 모두가 쓰는 그런 플랫폼으로 커가고 싶어요. 그래서 향후에는 영상과 같은 다양한 포맷 지원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Q. 딜리헙을 하게 된 개인적인 동기가 있다면요?
-지금은 기획과 사업 분야를 전문으로 하고 있지만, 어렸을 때부터 창작업계와 관련하여 계속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곪아 터져 나온 한국 창작업계의 수많은 문제에 분노했죠. 그걸 보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그렇게 찾은 답이 딜리헙이에요. 제가 지금껏 IT 쪽에서 쌓아 올린 노하우를 접목하면 창작자들에게 분명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Q. 딜리헙에서 이후에 선보일 것이 있다면?
-현재 글로벌 딜리헙의 스튜디오에서는 ‘커스터마이제이션’을 제공합니다. ‘윅스’처럼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는 방법으로 원하는 기능을 블럭처럼 간편하게 넣고 빼며 화면을 구성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자가 배너와 현재 연재하고 있는 프로젝트 등을 걸면 하나의 포트폴리오 사이트가 완성됩니다. 자신의 브랜딩이 중요한 작가님들께 꼭 필요한 기능이죠.
이 기능이 한국에도 적용되면 앞으로 딜리헙을 창작 활동의 중심으로 이용하실 수 있게 될 거예요.
Q. 딜리헙에는 <극락왕생> 말고도 이렇게 좋은 작품들이 많다! 싶은 작품을 추천한다면?
- 너무 많아서 좀 생각을 해 볼게요.
일단 <두연씨, 잘 먹고 잘 살아요>는 최근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환경과 채식이라는 주제에 인간관계까지 잘 엮어 풀어낸 작품으로 내가 먹는 것이 어디에서 오는지를 한번 쯤 다시 생각하게 하는 작품입니다. 따라하기 쉽고 맛있는 채식 요리 레시피가 궁금하신 분들께도 추천합니다.
<요나단의 목소리>는 최근 텀블벅에서 단행본 펀딩 4천만원을 넘긴 작품으로 퀴어 청소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읽을 때마다 작가님의 연출에 감탄하게 되죠. 깊은 여운을 남기는 이야기를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해요.
<홀리 앨리스 리턴즈>는 작화만 보셔도 ‘그림을 좋아한다는 것은 이런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실 거예요. 멋진 그림 외에 이전 버전과 변화된 스토리에서도 작가님이 고민을 많이 하셨다는 느낌이 물씬 묻어나는 수작이지요.
<장례식 케이크 전문점 연옥당>은 작화적으로도 뛰어나고 작가님이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는 능력도 대단해서 늘 감탄하며 읽게 됩니다. 특히 독특한 세계관과 그에 어울리는 작화가 만들어내는 이 작품만의 분위기가 정말 매력적입니다.
Q. 딜리헙을 사용하시는 작가님들과 독자님들께 마지막으로 인사 한말씀 부탁 드릴게요!
먼저 딜리헙을 이용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작가님과 독자님들 모두에게 좀 더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오픈 플랫폼으로서 작가님들께 꼭 꾸준히 연재해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첫화로 성공하는 작품은 정말 적습니다. 처음 작품을 업로드하다 보면 대답 없는 외침을 계속 하는 것 같겠지만 작품을 꾸준히 만들며 자신만의 색을 찾다 보면 어느새 작가님의 색을 알아본 독자들이 찾아오게 될거예요. 이런 경험은 작가님께서 앞으로 창작활동을 계속해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줄 것이고 그럴 수 있도록 딜리헙이 돕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