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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의 곁을 지키는 AI : '세이브 더 AI 웹툰' 팀 인터뷰

이제는 인공지능이 웹툰 스토리도 쓰고 콘티도 짜준다?! 웹툰, 웹소설, 애니메이션 스토리 생성 및 콘티 생성 프로그램 연구 개발 프로젝트 '세이브 더 AI 웹툰' 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2021-11-29 손주형



작가님의 곁을 지키는 AI : '세이브 더 AI 웹툰' 팀 인터뷰

김한재(강동대 교수), 조지훈(엘프화가)




△ 콘텐츠임팩트 데모데이 발표 이미지 (제공 : 한국콘텐츠진흥원)

 지난달 네이버웹툰에서 AI 페인터 베타버전이 공개되자 곧바로 화제가 되었습니다. 스케치 위에 점 하나만 찍으면 그럴듯하게 색을 입혀주는 이 서비스에 너도나도 선화 스케치를 넣어보곤 했지요. 인공지능 기술이 이만큼이나 할 수 있어? 하고 깜짝 놀라는 동시에, AI가 인간의 삶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미래가 머지않았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사건이었습니다. 

그런데 AI 기술, 웹툰 창작에서는 그림 분야에만 적용할 수 있는 걸까요? 이에 대해서는 이미 올 6월 본지 디지털만화규장각에 엘프화가님이 ‘웹툰 스토리 작가를 도울 수 있는 AI 기술은 무엇이 있을까?’라는 제목으로 글을 쓰신 바 있습니다.1)  해당 글에서 작가님이 참여하셨다고 밝히셨던 ‘세이브 더 AI 캣’프로젝트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진행되었는데요. 올해는 ‘세이브 더 AI 웹툰’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한 단계 더 발전했다고 합니다. ‘세이브 더 AI 웹툰’ 프로젝트팀의 김한재 교수님, 엘프화가 작가님께 어떻게 이런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되었는지, ‘세이브 더 AI 웹툰’을 통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현재 어느 정도까지 개발이 되었는지 등 직접 들어보았습니다. 






△ 엘프화가 작가(좌), 김한재 교수님 (우)

Q. 먼저 ‘세이브 더 AI 웹툰’ 프로젝트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세이브 더 AI 웹툰’은 웹툰•웹소설•애니메이션 콘텐츠 스토리 생성 및 콘티 생성 프로그램 연구개발 프로젝트입니다. 웹툰 제작 단계 중, 스토리 빌드업과 콘티 단계에서 기본적인 틀을 제안하여 실패하지 않는 기본 콘티를 완성할 수 있게 도와주는 AI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야기의 흐름에 맞추어 제시되는 AI 콘티를 작가의 역량대로 연출하면 작품을 빠르게 완성할 수 있기 때문에, ‘세이브 더 AI 웹툰’은 콘텐츠 개발자와 가들의 가장 옆에서 서포트하는 가이드가 될 것입니다.
‘세이브 더 AI 웹툰’은 강동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콘텐츠과 교수인 김한재님이 팀장을 맡아 기획하셨고, AB 프로젝트의 조지훈 작가님, 이림경 대표님, 김종익 교수님, 문태연 교수님이 함께 참여하여 진행하였습니다. 다른 AI 개발팀과 차별성이 있다면 구성원 모두가 웹툰, 애니메이션 전공이기 때문에 기술 우선으로 개발을 진행하기보다는 작가 입장에서 작가에게 실질적으로 가이드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입니다.


Q. 어떻게 이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되셨나요?
A. 저희(김한재, 엘프화가)는 평소에도 웹툰의 방향성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는 것을 좋아했어요. 그런데 김한재님이 교수로 재직 중이시니까 학교에서 학생들을 많이 만나 보시는데, 이야기를 만드는 것을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많이 있었다고 해요. 좋은 아이디어인데 글로 풀어내면 어딘가 매끄럽지 않거나, 재미가 덜 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작법서를 참고하며 좀 더 쉽게 이야기를 쓸 수 있는 법을 연구해보았더니 ‘어쩌면 인공지능으로 풀어낼 수 있겠는데?’까지 생각이 미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시작하고 보니 의외로 많은 분들의 관심을 받았고, 많은 분들에게 필요한 프로젝트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물론 인공지능이 요즘 굉장히 핫한 이슈이기 때문에 연구하는 분들도 많고, 더 대단한 분들의 연구 결과도 나올 것이라 생각해요. 하지만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이라도 우리가 쓰고 싶은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어나가며 길을 닦아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완성체의 통합 프로그램이 만들어지지 않을까요? 김한재 교수님이 아이디어를 가져와 기획을 하면, 엘프화가 작가님이 램프의 요정 지니처럼 뚝딱뚝딱 현실로 만들어주십니다.



△ '세이브 더 AI 캣', '세이브 더 AI 웹툰' 작명의 원안이 된 작법서 <세이브 더 캣>

Q. ‘세이브 더 AI 캣’에 대한 설명을 보면 ‘스토리 생성 및 콘티 생성 프로그램’이라고 되어 있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스토리 생성과 콘티 생성은 완전히 다른 일 같아 보이는데, 어떻게 이 둘이 하나로 묶이게 되었나요?
A. 사실 저희 팀은 작년부터 콘텐츠임팩트 프로젝트를 시작했어요. 당시 구현했던 것은 ‘세이브 더 캣’ 작법을 기반으로 한 이야기 빌드업 프로그램이었습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여러 자문과 의견을 들었는데, ‘그림까지 구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어요. 그렇지만 교육 프로그램에서 지원받는 연구 프로젝트라 한꺼번에 구현을 해 내는 것은 쉽지 않았죠.
그래서 2021년에 다시 한번 지원을 하게 되었고 ‘세이브 더 AI 캣’에서 ‘세이브 더 AI 웹툰’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게 되었습니다. 앞서 연구했던 스토리빌드업이 있었고, 그 기반으로 콘티를 연계하여 구현할 수 있는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세이브 더 AI 웹툰’은 스토리에 적은 문장에서 도출된 단어들을 통하여 적절한 장면의 콘티를 제안해 주는 시스템입니다. 예를 들어 ‘A와 B가 긴장되는 분위기 속에서 노려보고 있다.’라는 문장이 있으면 ‘A와 B = 2개의 캐릭터가 있는 장면’이, ‘긴장 = 로우 앵글’, 등으로 구성이 된 콘티를 제안해 주는 것이죠. 물론 작가님이 직접 콘티를 그려 넣으셔도 되고요. 그렇게 생성된 콘티 앞, 뒤로 연결되는 컷들도 제안해 주는데요 이 컷들을 선택하여 배치하게 되면 상당 부분의 콘티가 완성이 됩니다.
 

 


△ AI 글 콘티-그림 콘티 예시안


Q. 이야기의 흐름에 맞추어 제시되는 ‘AI 콘티’라니, 콘티 단계에서 고민이 많은 작가들에겐 기본적인 초안만 제시해주어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지금은 어느 단계에 와 있나요?
A. 현재 ’세이브 더 캣’을 기반으로 하여 스토리 전체 흐름을 제시하는 AI 학습과, 작업자가 직접 그린 콘티 혹은 제시한 키워드를 기반으로 다음 컷을 제시해주는 수준까지 진행되어 있습니다. 이를 통해 작가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연출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새로운 방향은 없는지 검토하고, 자신이 원하는 더 나은 방향성을 선택할 수 있게 됩니다.

Q. 최근에 공개된 네이버웹툰의 인공지능 채색 베타버전을 보면 인공지능 기술이 정말로 우리 가까이에 왔다는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한편으론 ‘작가가 사라진다’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잖아요. 직접 인공지능 툴을 개발하시는 분들의 의견이 궁금해요.
A. 기술은 양날의 검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에 따라 사람을 살찌우는 요리를 만드는 칼이 될 수도 있고, 사람을 죽이는 칼이 될 수도 있겠죠. 결국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인간을 생각하는 정책 하에 기술이 진행된다면 AI는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부분을 메꿔주고, 작업 파트너로서 더 많은 작가를 행복하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Q. 인공지능은 많은 반복 학습이 필요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개발 과정에서 어떤 애로사항이 있었는지도 궁금합니다.
A. 팀 전반적으로 이전보다 AI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졌고, AI 기술 자체도 상당히 발전한 상태라서 생각보다 프로그램을 구현하는 데에 그다지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다만 AI를 학습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한데 그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Q. 인공지능 기술을 직접 다루시는 분들이 생각하는 도구로서의 인공지능 기술의 창작 분야에서의 미래는 어떤 그림인지 궁금합니다.
A. 창작자들에게는 나를 대체할 수 있는 무언가가 나타나면 위협을 느끼고 거부감을 가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인공지능이 사람의 감성을, 그리고 사람의 독특함을 소거하고 작업의 방향성을 강제하는 역할보다는 옆에서 보고, 조금씩 조언해주는 멘토로서의 역할이 중요해지리라 생각합니다.

Q. ‘세이브 더 AI 웹툰’의 개발은 현재 어느 정도까지 진행되었나요? 그리고 이용자들이 실제로 사용하려면 앞으로 얼마나 더 걸릴까요?
A. 현재로서는 기능 구현은 어느 정도 되어 있지만, 이용자들에게 제대로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좀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더 많은 데이터 구축과 검증이 필요한 단계죠. AI 기능뿐만 아니라 연계된 기능 개발도 필요하고요. 그래도 꾸준히 진행하면 내년 안에는 제대로 된 모습을 선보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세이브 더 AI 웹툰’을 기다리는 작가분들과 궁금해하는 독자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A. AI에 대해 기대도, 걱정도 많이 하시는 것 같습니다. 미래는 결국 조금이나마 꾸준히 전진하는 사람이 만들어나가는 것 아닐까 생각합니다. ‘세이브 더 AI 웹툰’은 작가들이 좀 더 행복해질 미래로 걸어 나가는 중입니다. 함께 전진하며 서로 응원 할 수 있길, 그래서 더 나은 미래를 함께 만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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