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작가부터 만화 회사까지, 세금의 차이
정부에서 어떤 정책을 시행한다는 기사가 나면, 수많은 댓글 중 한두 개는 반드시 이런 댓글입니다. “내 피같은 세금 그딴 데 쓰지 마라. 이 xdqe@#%@%@3들아.”. 영국의 상업장관, 내무장관, 국방장관을 거쳐 총리까지 지낸 윈스턴 처칠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 세상에 좋은 세금이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이론물리학자인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수학자에게 세금은 너무도 어렵다. 세무는 우주에서 가장 난해한 개념이다. 철학자가 필요해.“ 죽음과 세금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는데, 세금은 정말 누구에게나 똑같이 달갑지 않은 존재, 한껏 예민해질 수밖에 없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픈 게 싫다고 무조건 예방주사를 피해 다니다간 결국 더 큰 병을 얻게 되는 것처럼, 세금도 골치 아프다고 외면하고 모른 체 하다가는 더 많이 내거나, 심지어 내지 않아도 될 세금을 내야 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작가와 세금’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세금이란 무엇이고, 어떤 것들이 있는지부터 간단히 짚어보겠습니다. ‘세금(稅金)’의 ‘세(稅)’자가 어떤 한자인지 아는 분이 계실까요? 바로 ‘구실 세(稅)’입니다. 문자 그대로 ‘돈을 거둬들일 구실’을 말하는 셈인데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각종 경비로 사용하기 위한 명목으로 국민 또는 시민으로부터 거두어가는 돈이 바로 세금입니다. 세금의 종류가 엄청나게 많은 만큼, 세금의 종류를 나누는 방식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예를 들어 ‘직접세, 간접세’로 나누는 방식이 있습니다. 세금을 내야 하는 의무가 있는 사람, 즉 납세의무자가 세금을 부담하는 것이 직접세, 반대로 납세의무자가 아니라 다른 사람, 즉 담세자가 세금을 내는 것을 간접세라고 합니다. 그게 무슨 소리냐고요? 세금을 내야 하는 의무가 있는 사람이 부담도 해야지, 왜 납세의무자가 있고 담세자가 따로 있는지 모르겠다고요?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를 생각해보시면, 우리는 의외로 이 개념에 친숙하다는 걸 깨달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뭘 살 때마다 붙는 ‘부가세’, ‘VAT’가 있지요. 우리가 물건을 구입할 때 발생하는 부가가치에 대한 세금은 본래 판매자에게 납세의무가 있지만, 판매자가 부가가치세를 가격에 반영시킴으로써 결과적으로 소비자인 우리가 부담하게 됩니다. 그 외에 유류세, 담배소비세도 간접세에 해당합니다. 반면, 돈을 번 사람이 세금을 직접 내는 법인세, 소득세 등은 직접세에 해당합니다.
우리가 돈을 얼마를 벌든 그 세율은 같아야 공평할 것 같지만, 여기에 국가가 개입하여 ‘가난한 사람보다는 돈이 많은 사람에게서 세금을 더 많이 거두어야 한다’는 취지를 적용, 직접세는 ‘누진적’으로 거두게 됩니다. 아주 쉽게 설명하자면, 열 개의 열매를 수확하는 농부에게서는 그중 십분의 일인 한 개의 열매를 세금으로 가져간다면, 천 개의 열매를 수확하는 농부에게서는 십 분의 일인 백 개가 아니라, 사 분의 일인 이백오십 개를 가져가는 식입니다. 쥐도 새도 모르게 뜯기는 간접세와 달리 직접세는 ‘내가 세금을 내고 있다’라는 것이 너무도 뼈저리게 느껴지기 때문에, 어떻게든 적게 내려는, 또는 내지 않으려는 ‘조세 저항’이 심해지게 됩니다. 그래서 세금을 올리게 되면 엄청난 반발이 일고, 특히 법인세의 경우 너무 올려버리면 ‘이 나라에서 사업 못하겠다’며 제3국으로 가버리는 기업이 생겨나는 것입니다. 그 외에도 국가에서 받는 국세와 지자체에서 받는 지방세로 분류하거나, 특별한 목적이 목적세와 별 목적 없는 보통세로 분류하는 방식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종류의 세금이든, 가치, 소득 등 특수한 객체에 대하여 과세표준과 세율이 적용되고, 납세의무자에게 고지서가 날아가면, 납세의무자가 납세액을 신고하고 최종적으로 납부가 이루어지는 순서는 똑같습니다.
만일 회사와 고용계약을 체결하고 ‘근로자’로 소속되어 있는 웹툰 작가나 만화가라면, 세금에 대해서는 비교적 신경 쓸 일이 덜합니다. 투잡이나 부업이나 재테크 등 다른 소득 경로 없이 회사에서 받는 월급으로 생활하고 있다면, 일반 사무직 회사원이 하는 것과 똑같이 하면 됩니다. 월급은 ‘근로소득’에 해당하고 근로소득에 대한 세금은 소득 지급자인 회사가 ‘원천징수’라는 방식으로 미리 징수하여 국가에 대신 납부하므로, 이미 세금이 공제된 상태로 월급을 수령하게 됩니다. 우리가 월급이나 연봉을 따질 때 ‘세전’, ‘세후’를 구분하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입니다. 따라서 한 직장에 전속되어 있는 근로자는 매년 12월 말에 행해지는 ‘연말정산’에 집중하면 됩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작가들은 어느 한 회사에 전속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말만 들어도 무서운 국세청, 세무서와 일대일 관계에 놓이게 되죠. 대사 하나하나가 주옥같고 찰졌던 드라마, ‘더글로리’에서 사라가 혜정이한테 하는 대사처럼, ‘근로소득세를 내는 사람들은 모르는, 종합소득세를 내는 세계’에 들어오게 되는 것입니다. 혼자 또는 여럿이 같이 일하는 일반 작가들의 경우, 세 부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프리랜서, 개인사업자, 그리고 법인입니다. 이중 어디에 속하는지에 따라 세금의 양상도 매우 달라지므로, 우선 내가 어디에 속해 있는지, 또 어디에 속하는 게 세금을 낼 때 더 유리한지 명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프리랜서는, 회사, 더 넓게는 ‘법인’에 소속되어 있지 않고, 그때그때 원하는 대로 ‘계약’의 형태로 업무를 받아 수행하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컨설턴트, 가수, 배우, 프로듀서, 작곡가, 화가, 작가, 모델 등이 프리랜서를 흔히 볼 수 있는 직업군입니다. 사실 ‘프리랜서’는 정식 세법상의 용어는 아니고, 법에서는 ‘인적 용역 사업자’라는 상당히 어려운 용어를 씁니다. ‘인적 용역 사업자’가 되려면 우선 사업자나 법인 등록이 되지 않은 개인이어야 하고, 업무를 위하여 따로 고용한 사람이 없어야 하며, 마지막으로 물적 시설이 없어야 합니다. 즉, 사업장이나 사무실이나 업무용 차량 같은 것이 없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물적 시설’은 정식으로 등록된 것을 의미하므로, 프리랜서 작가가 자기 집에서 만화를 그리면서 집을 사실상 작업실처럼 쓰거나, 자기 차를 업무용으로 사용하거나 하는 것은 아무 문제 될 것이 없습니다. 프리랜서는 근로자가 아니므로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하게 됩니다. 즉, 작품을 통해 번 사업소득에 이자소득이나 연금소득, 기타 소득이 있다면 전부 합쳐서 매년 5월에 종합소득세 신고를 하고 그다음 달까지 납부하면 됩니다. 프리랜서 작가는 인적용역에 해당하므로 부가가치세 면세 대상이고, 원천징수는 출판사, 플랫폼, 에이전시 등에서 작가에게 대가를 지급할 때 이미 3.3%를 공제하고 지급하기 때문에 따로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작가가 연간 작품활동을 통해 버는 돈이 5천만 원 이하라면 그냥 프리랜서로 계속 있어도 됩니다. 공모전 상금이나 판권 계약 등으로 반짝 돈을 벌었지만, 다음 해에는 별다른 소득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작가로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한 해 5천만 원 이상을 꾸준히 벌기 시작했다면, 그때는 사업자등록을 고려해 보아야 합니다. 웹툰이나 웹소설을 팔아 수익을 올리는 작가도, 상법의 관점에서 보면 엄연히 자영업자, 사장님입니다. 사업자등록을 하려면 사업장이 있어야 합니다. 거주지를 사업장으로 삼아도 되지만 자가가 아닌 임차한 곳이라면 집주인의 동의를 받아 전대차계약서를 첨부해야 하고, 원칙적으로 하나의 공간에는 하나의 사업자만 들어가야 합니다. 상호와 업종도 정해야 합니다. 작가의 이름을 상호로 써도 되지만 따로 상호를 만들어도 되고, 업종은 보통 부가가치세 면세를 받기 위해 작가 등 인적용역 코드 940100이나, 출판업 코드 221100을 많이 씁니다. 신분증, 임대차계약서 등 서류가 다 갖추어졌으면 가까운 세무서의 민원봉사실에 방문하여 직접 사업자등록신청을 하거나, 직접 갈 시간이 없다면 홈택스 사이트에서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됩니다. 등록증은 사흘이면 나옵니다. 등록증을 받았다고 끝이 아닙니다. 은행에 방문하여 사업자 계좌를 개설하고, 체크카드를 발급받고, 그렇게 만든 카드와 계좌를 홈택스에 사업자 계좌 및 카드로 등록해야 합니다. 모든 개인사업자에게는 매입과 매출 내역, 증빙자료들을 정확히 관리해야 할 ‘장부 기장 의무’가 주어지는데, 소득이 늘어나면 이를 일일이 정리하기가 어렵고 누락이 생길 수 있으므로, 사업자를 낼 정도라면 좋은 세무사를 찾아 기장대행을 맡기는 것도 필요합니다.
개인사업자는 부가가치세 납부 의무 여부에 따라 다시 두 종류로 나눠지는데요, 바로 간이과세자와 일반과세자입니다. 작가 등 프리랜서를 포함한 ‘간이과세 적용 업종’의 경우, 직전 연도 매출이 4,800만원 미만인 경우 간이과세자로 등록하여 부가가치세를 면제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2024년도부터 간이과세 기준금액이 하향되어, 직전 연도 매출이 1억 4백만 원 이하라면 10%가 아닌 1.5~4%의 낮은 부가가치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부가세 신고나 납부도 연 1회만 하면 되고, 연매출 4,800만 원 미만이라면 현금영수증 발행을, 그 이상이면 현금영수증과 세금계산서 발행을 할 수 있습니다. 일반과세자는 이와 달리 매년 2회 매출세액의 10%에서 매입세액의 10%를 공제한 금액을 신고하고 납부해야 합니다. 대신 일반과세자는 연매출액과 상관없이 세금계산서와 영수증을 모두 발행할 수 있습니다.

정말 잘 버는 작가가 되었다, 하면 그때부터는 법인 설립을 고려하여야 합니다. 하나의 회사를 만드는 것이죠. 작가가 얼마나 벌 때부터 법인을 하는 게 좋은지는 세무사마다 조언하는 바가 다르지만, 소득세의 최고세율이 3억 원 이상부터 40% 이상으로 대폭 높아지기 때문에, 그 구간부터는 법인을 설립하여 최고세율 25%를 적용받는 것이 확실히 유리합니다. 단, 법인은 장단점이 매우 극명하게 나뉘기 때문에 세무사와 논의하여 신중히 결정해야 합니다. 법인은 대표와 회사가 철저히 분리되는데, 회사가 진 빚이 그대로 대표에게 옮겨오지 않는 것은 장점이나, 대표가 회사의 돈을 마음대로 가져갈 수 없는 것은 단점입니다. 비용 처리를 보다 폭넓게 할 수 있고 직장가입자로 건강보험에 가입하므로 건강보험료도 줄어들고, 또 신용도도 높게 평가되지만, 설립이 복잡하고 정관과 자본금도 필요하며, 개인사업자는 내지 않아도 되는 법인세도 내야 합니다.
종합해 보면 작가에게는 소득 구간에 따라 프리랜서, 간이과세 개인사업자, 일반과세 개인사업자, 법인의 선택지가 있는 것입니다. 어느 것이 제일 좋다고 정해져 있지 않지만, ‘지금의 나’에게 가장 좋은 것은 정해져 있습니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잠시 시간을 내서 나의 매출과 소비를 점검하고, 세금을 줄일 최적의 선택을 위해 세무사 상담을 받으시는 걸 적극 추천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