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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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틴 에이지

잘 나가는 열 일곱 살 친구 세 명은 중학교 때 너무 말썽을 부렸다. 그래서 고등학교에서는 얌전한 친구를 사귀어 말썽을 덜 피워보자고 다짐한다. 그들의 눈에 띈 녀석은 남녀공학의 꿈을 안고 고등학교에 입학한 평범한 소년, 이준이다. 『세븐틴 에이지』는 평범한 소...

2003-11-22 김동연
잘 나가는 열 일곱 살 친구 세 명은 중학교 때 너무 말썽을 부렸다. 그래서 고등학교에서는 얌전한 친구를 사귀어 말썽을 덜 피워보자고 다짐한다. 그들의 눈에 띈 녀석은 남녀공학의 꿈을 안고 고등학교에 입학한 평범한 소년, 이준이다. 『세븐틴 에이지』는 평범한 소년 이준이, 집안 좋고 당당하고 키 크고 롱다리에 잘생긴 서하경, 김문휘, 최강빈을 만나면서 골치 아픈 사건을 겪는다는 이야기다. 이준은 싸움꾼 최강빈 때문에 납치를 당하거나 바람둥이 서하경의 여자친구를 떼어내기 위해 여장을 하는 수고를 감수한다. 후반으로 갈수록 강빈과 준이 우정 이상의 묘한 감정에 휩싸이는 분위기다. 초반에 주연으로 보이는 강한 성격의 하경과 문휘는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양념처럼 등장하며, 초점은 준과 강빈이 사귀느냐 마느냐로 모아진다. 보통 여자 주인공이 처할 상황에 이준이 놓여 있고, 강빈, 하경, 문휘의 팬클럽인 ‘강하문 품위위원회의 협박을 받기도 한다. 이준은 가학적인 캐릭터들을 자극하기에 좋은 주인공으로, 하경, 문휘는 물론이고 준에게 러브레터를 쓰는 소녀조차 준을 괴롭히기 위해 스토킹한다. 이 작품에 이르러 희생양이 여자에서 남자로 옮겨가면서 당하는 쪽은 더욱 무기력한 양상을 띤다. 야오이의 수(修)에 해당하는 캐릭터는 여성적인 여자 캐릭터보다 훨씬 약하게 그려지듯 말이다. 이 작품은 줄거리를 꼼꼼히 파악하며 읽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재미를 찾는다면 준을 제외한 나머지 캐릭터의 왜곡된 성격 표현을 즐기는 것이 좋을 듯하다. 작가 조윤주의 전작 『아녹』에서 보여 주었던 섬세한 그림체를 기대한다면 조금 아쉬운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