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INS (트윈스)
왜일까? 눈망울이 커다란 귀여운 아이들이 등장하는 학원물은 늘 그 내용이 그 내용인 것 같지만 읽어나가면 재미있다. 우리가 겪고 있는, 혹은 겪어봤던 일들의 재생이라 그러한 것일까? 양은미의 작품 [Twins]도 사실 흔한 학원 순정물 중 하나다. 귀엽고 친근감...
2002-12-05
정모아
왜일까? 눈망울이 커다란 귀여운 아이들이 등장하는 학원물은 늘 그 내용이 그 내용인 것 같지만 읽어나가면 재미있다. 우리가 겪고 있는, 혹은 겪어봤던 일들의 재생이라 그러한 것일까? 양은미의 작품 [Twins]도 사실 흔한 학원 순정물 중 하나다. 귀엽고 친근감이 느껴지는 등장 인물들과 만화적 상상력이 풍부하다는 점이 조금 특별하다고 할까? 제목 그대로 두 명의 쌍둥이 남매를 주인공으로 하는 이 작품은 작가의 첫 단행본이라지만 초보딱지는 벌써 떼어놓은 작가의 작품 같다. 한마디로 재미있다. 귀여운 외모를 가졌지만 작은 키가 콤플렉스인 남자 아이 해준. 늘 지각을 일삼는 해준에게 화장실 청소라는 벌이 내려진다. 온몸으로 화장실 특유의 냄새를 흡수시킨 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싸움에 휘말리지만 누군가의 도움을 받고는 냉큼 그 자리를 떠난다. 집에 돌아온 해준은 어렸을 때 자신을 형님이라 부르며 따르던 찬휘가 이웃으로 다시 이사 왔음을 알게 된다. 아니, 그런데! 낮에 마주친 그 싸움에서 자신을 도와준 사람이 바로 찬휘였다니! 게다가 과거를 상상할 수 없게 훌쩍 커버린 모습이란… 자신은 아직 작고 귀여운 어릴 적 모습 그대로인데! 해준은 불공평하다는 생각을 한다. 어린 시절, 자신을 지켜주던 해준을 형님이라고 부르며 따랐던 찬휘로 인해 해준은 지금까지의 그럭저럭 순탄했던 생활이 이제 녹록하지 않을 것임을 예감한다. 하지만 여전히 찬휘는 해준의 말이라면 마치 말 잘 듣는 커다란 강아지처럼 좋아한다. 그리고 앞으로는 자신이 해준을 지켜줄 것이라고 말한다. 해준보다 5분 늦게 태어난 쌍둥이 여동생 해진은 아침에 일찌감치 학교에 먼저 가서 좋아하는 선배 찬우를 기다린다. 우연을 가장한 만남을 이루어보려 하지만 오히려 숨어있던 해진이 찬우에게 먼저 들킨다. 멋쩍게 인사말을 건네는데 해진의 말이 체 끝나기도 전에 찬우의 뒤에서 나타난 마돈나라는 별명을 가진 지연이라는 선배가 나타난다. 왠지 해진과 지연 사이에 전운이 감도는데… 며칠 뒤, 가사 실습시간에 찬우를 위해 쿠키를 구워 가지고 가던 해진은 가던 길에 지연이 고의로 발을 거는 바람에 찬우의 교실 창문에 머리를 박는다. 걱정하는 찬우 앞에서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멀쩡하다며 미소 짓고 돌아서는 해진. 하지만 머리에서는 피가 줄줄 흐르고… 망신도 이런 망신이 없다. [Twins]에는 굵은 뼈대가 되는 줄거리는 없다. 하지만 마치 퀼트 조각처럼 엮어져 있는 이야기들은 쌍둥이를 중심으로 재미있게 전개되어 나간다. 아직 미소년의 모습을 가진 해준, 좋아하는 선배 앞에서는 얌전하지만 집에서는 무서운 동생인 해진, 모델 같은 외모로 멋진 분위기를 풍기지만 해준의 말에는 뺨이 붉게 물들이며 쑥쓰러워하는 (느낌이 좀 이상하긴 하다) 찬휘, 그리고 우아한 듯 하지만 마감 날짜가 임박하면 후줄근함의 극치를 선보이는 쌍둥이들의 엄마, 그리고 우빈과 엘리나까지 모두 개성 있는 등장 인물들의 에피소드가 끊이지 않는다. 특히 해준을 다트판에 붙여놓고, 흡사 마녀의 모습으로 다트를 던지는 해진의 모습은 압권이다. 또 작가 양은미의 깜찍하고 예쁜 그림체는 만화의 분위기를 한층 더 발랄하고 상큼하게 만들어주고 있으며 등장 인물들의 성격을 그대로 드러내주고 있다. 작가의 예쁜 그림체로 탄생된 귀여운 10대 아이들의 탄산음료수 같은 이야기 [Twins]의 결말을 주목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