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 헌터 (HUNTER X HUNTER 신장판)
이 만화는 『유유백서』로 잘 알려진 토가시 요시히로의 작품이다. 전작과 비슷한 환타지 액션물의 구성으로 이루어졌으며 전작에서 공인된 인기로 국내에서도 순탄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곤은 아버지 진이 유명한 헌터였다는 말을 듣고 아버지의 흔적을 찾기 위해 헌터가 되...
2002-11-29
박소현
이 만화는 『유유백서』로 잘 알려진 토가시 요시히로의 작품이다. 전작과 비슷한 환타지 액션물의 구성으로 이루어졌으며 전작에서 공인된 인기로 국내에서도 순탄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곤은 아버지 진이 유명한 헌터였다는 말을 듣고 아버지의 흔적을 찾기 위해 헌터가 되기로 결심한다. 헌터 시험장에서 만난 암살족의 키르아, 붉은 눈의 크라피카 그리고 레오리오와 함께 힘든 시험에 도전한 곤. 과연 까다롭다는 헌터 시험답게 각 관문을 넘는 것은 어려웠으나 동료들과 힘을 모아 무사히 통과했다. 헌터카드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온 곤은 아버지가 남긴 물건을 통해 그리드 아일랜드라는 게임이 아버지와 연관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드 아일랜드는 사람이 직접 게임 속으로 들어가 싸우는 것으로 아버지가 만든 넨능력자 전용 게임이다. 수많은 고비 끝에 결국 그리드 아일랜드 속에 들어간 곤과 키르아, 게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유심히 살펴보면 무어 그리 특별한 것은 없는 만화다. 동물같은 감각, 민첩성 외에 특별한 능력 없던 곤은 아버지를 찾기 위해 헌터 시험에 응한다. 그 과정에서 만난 동료들과 진한 우정을 나누고 힘을 기른다. 이것이 『HUNTERxHUNTER』의 주된 내용이다. 즉 구성 자체는 진부하다는 말이다. 얼마나 많은 액션 만화들이 그 동안 평범한 주인공이 말 그대로 "무럭무럭" 성장하는 만화들을 그려왔던가. 『드래곤 볼』이후 답습해 온 토너먼트 식의 대결 구도, 차례차례 더 강한 상대를 만나 싸우는 주인공은 액션 만화의 뻔한 구성이다. 그러나 독자들은 이 만화를 통해, 진부한 구성을 가지고도 그것을 얼마나 흥미롭고 설득력 있게 그리고 감동적으로 풀어내느냐가 작품의 인기를 좌우한다는 것을 새삼 확인할 수 있다. 이 작품의 강점은 곤의 캐릭터에 있다. 동물과 함께 자란 탓인지 오감이 발달한 곤은 승부욕도 건강해서 이기고 지는 것에 집착하지 않는다. 다만 강한 자와 겨루고 그 경험을 통해 성장하는 것을 즐길 뿐이다. 또한 마음도 단순하고 착해서 영리하게 상황을 판단할 수는 없지만 친구에 대한 믿음을 져버리지 않는다. 이러한 곤이 암살자 집단의 자손으로 친구 하나 없던 키르아와 우정을 나누는 모습은 보는 이를 흐뭇하게 만든다. 어떤 위협에서도 꺾이지 않는 진한 우정이란 아무리 말도 안되는 이상적인 그것이라도 역시 질리지 않는 것이다. 동화의 구조들이 끝없이 반복되어도 여전히 사랑받는 이유와 같다. 이야기 구성이 복잡하지 않고, 사건을 차근차근 풀어나가는 것도 작가의 강점이다. 너무 많은 복선이나 급반전 없이 편안하게 작품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어린 아동부터 어른들까지 독자층의 폭이 넓다. 무엇보다 밝은 만화라는 점이 좋다. 각 단계마다 곤 일행의 적이 설정되지만 그 적마저도 완벽한 악인이 아니라는 점, 사건을 해결하는 방식에 슬픔이나 고통이 없다는 점에서 말 그대로 "즐겁게 읽을 수 있는" 만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