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호
1995년 제 9회 챔프 만화 대상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미니미니』의 작가 류병민은, 1998년 여름부터 이 만화 『야호!!』를 「소년 챔프」에 연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본래 『야호!!』에 관한 구상은 그의 군복무기간 중에도 계속 되었던 것으로, 이미 1996년에 캐...
2002-09-05
장하경
1995년 제 9회 챔프 만화 대상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미니미니』의 작가 류병민은, 1998년 여름부터 이 만화 『야호!!』를 「소년 챔프」에 연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본래 『야호!!』에 관한 구상은 그의 군복무기간 중에도 계속 되었던 것으로, 이미 1996년에 캐릭터 설정을 마치고 다양한 형태로 스토리를 상당 부분 진척시켜 놓았던 작품이었다. 그 결과 이 만화의 등장인물들은 2년여에 걸친 연재 기간동안, 자칫 지루하게 보일 수도 있었던 “중학생”의 일상을 꽤 안정감 있게 펼쳐낼 수 있었다. 『야호!!』를 구성하고 있는 주된 이야기의 흐름 역시 주인공 “강 한”을 중심으로 알기 쉽게 펼쳐져 있는데, 그는 이 만화의 시작과 동시에 중학교에 입학한 소년으로서 국내 태권도 최 고수 급의 부모를 둔 까닭에 남다른 체력과 회복력을 가진 잘 생기고 성격 좋게 (그래서 더욱 주인공다운) 설정된 캐릭터이며, 당시 이 만화가 연재되던 소년 만화잡지로서의 「소년 챔프」의 위상을 생각해 볼 때 다분히 주 독자층으로서의 중-고등학생들을 배려한 전형적인 기획의 산물로 보인다. 한편, “상큼 감각 학원 만화”로서 충실하게 자리매김 한 이 작품 『야호!!』의 배경이 어디까지나 “학교”, 그 중에서도 주인공과 그의 주변인물들이 신설하는 “유도부”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것 또한 , 이 만화의 주된 갈등 구조를 일정 부분 『드래곤 볼』이나 『슬램 덩크』류의 만화처럼 격투 혹은 스포츠에 할애함으로써 자칫 사춘기 청소년들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로만 흘러버릴 수도 있었던 이 작품의 긴장감을 팽팽하게 유지시키는 데 기여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만화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작가 류병민 특유의 귀엽고 깜찍한 캐릭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민감한 시기의 청소년들을 주 독자층으로 하고 있는 탓도 있겠지만, 험악하게만 묘사될 법한 불량배들도 이 만화에선 (상당히 자주 나타나는 상황설정임에도) 지나치지 않은 수준에서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을 위협하며, 또 주인공 “강 한”의 친구이자 중요한 조연인 “송두리”의 버릇 “아이스케키(여성의 치마를 들추는 행동)” 역시 자칫 외설적으로 묘사될 수도 있는 행위임에도 작가 특유의 귀여운 캐릭터로 인해 치기어린 행동으로 ‘무난하게’ 넘길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들을 “심의”나 “청소년 보호법”에 대한 작가의 지나친 조심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보기엔 오히려 무리가 있으며, 이것은 현실적인 학교 주변 풍경을 자연스럽게 반영하는 과정(그리고 등장인물들의 연령대인 10대 초-중반 학생들을 묘사하는 과정)에서 애교 있게 넘길 수 있는 수준으로 작품 내에서의 긴장을 조성 내지는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이야기 전개상의 장치’였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을 가능하게 한 것이 바로 류병민 특유의 귀여운 4등신 캐릭터인 것이다. 따라서 이 만화는 등장인물들과 비슷한 연배의 독자들로 하여금 충분히 자신의 모습을 투영시킬 수 있도록 귀엽고 깜찍한 캐릭터들이 자잘한 갈등 속에서도 서로 사랑을 느끼기 시작하고 자아를 발전시켜 가는 사춘기 청소년의 이상적인 모습을 연출한 만화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 만화를 보고 독자들이 공감대를 형성하든, 선망의 대상으로 삼든, 그것은 누구도 어찌할 수 없는 독자 스스로 택할 몫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