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미니
학창시절의 밝고 즐거운 기억들. 마음속으로 누군가를 그리며 혼자 행복한 생각에 빠졌던 기억에 미소가 떠오르는 시절이다. 물론 학창시절 전부가 좋은 기억으로 채워진 사람은 없겠지만, 누구나 나름대로 즐겁고 행복한 기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중고등학교때 한번쯤 누군가를 ...
2002-04-22
김규진
학창시절의 밝고 즐거운 기억들. 마음속으로 누군가를 그리며 혼자 행복한 생각에 빠졌던 기억에 미소가 떠오르는 시절이다. 물론 학창시절 전부가 좋은 기억으로 채워진 사람은 없겠지만, 누구나 나름대로 즐겁고 행복한 기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중고등학교때 한번쯤 누군가를 짝사랑해본 사람이라면 그 불안하고 소중한 감정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그 애가 나를 기억하고 있을까? 좋아하는 마음을 어떻게 전하면 좋을까? 실수했던 장면을 그 애가 보고 있었으면 어떻게 하지? 나를 싫어하면 어쩌지? 『미니미니』는 류병민 작가와 장동한 작가의 작품이다 처음에 이 작품을 보았을 때 류병민 작가의 『야호!』라는 작품이 머리 속에 떠올랐던 것은 이런 이유였던 것일까. (주:『야호!』는 류병민 작가의 이후 작품) 작가 특유의 눈이 크고 귀여운 그림체는 보고 또 보아도 반하게 된다. 등장하는 인물들은 청운중학교의 친구들. 6명의 남녀학생의 이야기가 중심으로 돌아간다. 결단력 강하고 활기찬 강민, 섬세한 성격의 소유자 유지수, 생각보다 행동이 앞서는 한미시, 이 세 남학생은 2학년에 올라옴과 동시에 같은 반의 여학생 3명에게 각각 반하게 된다. 유유부단하고 하소연, 우등생에 착한 성격을 지닌 차소리, 예쁘지만 덤벙대서 자주 다치는 조아라. 이들이 펼치는 꿈만 같은 중학교 생활의 내용이다. 어찌보면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미팅, 독서실, 주번, 중간고사, 소풍, 학교 축제와 같은 소재들은 『미니미니』에서 유쾌한 에피소드로 다루어진다. 점심시간이면 젓가락 하나를 들고 여기저기 반찬을 뺏아먹는 녀석은 한 반에 꼭 한명은 있었다. 남녀 따로 공부하도록 되어 있는 독서실에서는, 잠시 쉬러 나왔을 때 보이는 이성에게 호감이 가곤 했었다. 시험시간에 선생님 몰래 컨닝하려고 쓰던 방법들은 또 얼마나 많았었는지. 마음만 들떠서 나갔던 미팅에서 만났던 그 아이는 지금쯤 어떻게 살고 있을까. 야한 잡지를 선생님 몰래 보다가 들켜서 혼난 일도 있었는데... 『미니미니』에서는 그런 학창시절의 즐거운 기억들을 떠올리게끔 한다. 『미니미니』의 내용들은 꿈결과도 같은 느낌으로 보여진다. 현실을 바탕으로 한 비현실적인 이야기인 것이다. 물론 대부분의 학원물 만화들이 그렇다고는 하지만, 『미니미니』에서는 틀리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만화를 보고 있자면 행복한 기분이 든다. 언제나 밝고 명랑한 캐릭터들의 여러 일들을 보자면 마음속 깊이 따스함이 전해진다고나 할까. 물론 저렇게 좋은 일들만 가득한 중학시절을 보낸 사람은 단 한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기억이라는 것은 시간이 갈수록 조금씩 잊혀지며 미화되기 마련이다. 그것은 돌아갈 수 없는 시간들속에 남아있는 자신의 어린 모습이, 현재의 모습과 너무나도 비교되기 때문이 아닐까. 아련한 기억속에 자신의 모습이 귀여운 등장인물 속에 투영되어, 학교를 다니던 그 시절로 돌아간 듯 행복한 기분만이 만화를 읽은 후에 남는다. 때묻지 않은 순수함을 가진 사춘기 시절의 두근거리는 사랑 이야기. 어느 누가 말도 안되는 학원물이라고 돌을 던질 것인가. 완결을 내지 않고 군입대 해버렸던 작가에게 한스럽기만 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