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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리뷰
언제나 희망은 있는법 : 최규석의 <습지생태보고서>
<습지생태보고서>는 <공룡둘리에 대한 오마주>를 통해 많은 만화 팬들의 환호성을 받으며 그야말로 혜성같이 등장했던 최규석의 첫 번째 장기 연재작이다. 『경향신문』의 오프라인 만화섹션 「펀」에서 시작하여 연재 도중 온라인으로 매체를 옮겼지만 형식과 내용에서 아무런 변화가 없었던 것은 그만큼 작품이 재미를 보증했던 것. 자, 그럼 그 누추한 습지들의 삶으로 들어가 보자.
2006-04-01
김미진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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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2년 6월호부터 연재되어 왔던 [그곳에 가면 만화가 있다] 코너는 만화 관련 단체나 사업부를 만나 일반독자들에게 활동과 비전을 소개해 왔다. 한국만화가협회, 우리만화연대, 여성만화가협회 등 작가 중심의 협회로부터 두고보자, 올쏘, 블라블라 같은 인터넷 기반 비평 웹진,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청강만화역사박물관 같은 기관과 코믹팜, 악진 등 대안 만화 웹진 등 다양한 단체가 소개되었다.
이 코너는 이번호를 끝으로 마무리한다. 앞으로는 필요에 따라 칼럼이나 기사 형식으로 취재가 이루어질 것이다. 만 4년간의 연재를 마감하는 감회가 깊다. 이번호는 그간 인터뷰했던 단체들을 되돌아보고, 인터뷰를 진행하며 느꼈던 감상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1. 작지만 의미있는 행보
쉽게들 만화계가 어렵다 한탄하지만 그보다 절실한 것은 구체적인 행동력이다. 그리고 주변에는 만화의 꽃을 피우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다. 작가들이 원하는 만화를 자유롭게 그리고, 창작물에서 비롯된 수익을 온전히 작가가 받는다는 원칙 아래 만들어진
코믹팜(2004년 12월 Vol.27)
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여, 이미 발표한 연재분의 재탕이 아니라 인터넷에서 연재되는 만화를 만드는 웹진이었다. 이때 코믹팜의 역할은 기존 편집부처럼 원고료를 지불하고 사는 방식이 아니라 작가와 매체를 연결해주는 매니지먼트를 표방했다. 성인만화 <코믹 스타★킹>, 순정만화 <앙큼>, 야오이 <옴므파탈> 웹진이 엠파스, 다음 등에 연재되었고 이후 이코믹스, 야후, 네이버, 파란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었다. 만화가 출신의 운영자들은 자유롭게 만화를 그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동인계 만화가들을 위한 웹진과 아마추어 만화행사를 만든
인디로(2005년 07월 Vol.31)
는 그저 만화가 좋았던 젊은이 4명이 모여 일궈낸 쾌거다. 언더그라운드 만화와는 또 다른 동인계 만화의 활성화를 위해 의기투합한 이들은 복잡하게 흩어져 있는 동인지들 사이의 정보전달과 규합을 위해 소식지를 만들었다.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만화행사 코믹 스피리츠는 이제 코믹월드, ACA와 함께 국내 대표적인 만화행사로 자리잡았다. 특히 만화행사 코믹 스피리츠에서는 우수동인지를 발굴하고 서로 다른 동인지 사람들이 함께 모여 만드는 오픈 캔버스 등 아이디어 넘치는 행사가 많다.
2. 만화계 밖에서 이루어진 시도
작업의 특성상, 아니 그보다는 전통적으로 만화가들은 개별적으로 일을 하는 경우가 많고 따라서 만화출판사가 아니라면, 원하는 만화가를 찾는 일이나 연락을 취하는 일 등이 쉽지 않다.
코코믹(2005년 05월 Vol.29)
은 이 점에 착안해 곳곳에 숨어있는(?) 만화가들의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만화가를 필요로 하는 업체와 일을 필요로 하는 만화가를 연결한다는 목표 아래 만들어졌다. 모회사인 가상현실 솔루션 제공업체 ‘Vrin는 만화와의 인연을 계기로 만화계에 영화계와 유사한 네크워크를 만들겠다고 나섰다. 문화콘텐츠진흥원의 인력풀의 민간 버전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이를 위해 극화나 카툰, 일러스트 세 분야로 나뉘어 작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다.
뉴스툰(2005년 08월 Vol.32)
은 신문, 온라인 저널의 시사만화가들이 모인 전국시사만화작가회의에서 만든 시사만화 중심의 인터넷 저널이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한 컷 혹은 3-4컷의 만화를 통해 사회의 진보와 발전을 고민하고 독자들과 함께 토론하는 장을 만들겠다는 것이며 정기 이용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들의 성공은 이미지의 시대라 불리우는 21세기, 만화가 오락용 대중문화를 넘어 사회, 경제, 정치에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편적인 예이기도 하다.
3. 좌초된 도전들
그러나 이들의 도전은 수월하지만은 않았다.
만화무가지 즐김(2004년 08월 Vol.25)
은 광고를 통해 수익구조를 안정화하고 신인작가를 발굴한다는 목표로 만들어졌으나 여타 만화잡지가 그러하듯 광고지면을 확보하지 못해 경영난으로 중단되었다. 코믹팜은 작가들의 잦은 마감 지연과 작가와 업체를 직접 연결해주는 방식에서 발생한 계약상 트러블로 인해 현재는 대부분의 사업을 중단하고 사이트 운영도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인디로도 만화행사는 계속하고 있으나 웹진은 폐쇄되었고 코코믹은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재기발랄한 아이디어와 톡톡 튀는 글로 만화팬들 사이에서 급속도로 입소문을 탔던 순정만화비평웹진
블라블라(2004년 10월 Vol.26)
는 많은 팬들의 지지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사이트가 폐쇄되었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안타까웠던 것은 열정으로 똘똘 뭉친 많은 분들이 그 열의를 채 꽃피우기도 전에 도중하차하는 것을 지켜보는 일이었다. 각 단체들과 만나 그들과 함께 만화의 미래를 이야기하며 설레던 가슴이 채 식기도 전에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모습을 보며 상심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4. 희망은 계속된다
그러나 낙담하긴 이르다. 많은 단체가 생기고 스러지지만, 그 뒤엔 또 다른 단체가 새로운 열정으로 일어난다. 지금도 여전히 많은 이들이 만화의 발전을 꿈꾸며 이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중이다. 한 개인의 만화에 대한 열정에서 시작한
만화인(2004년 06월 Vol.24)
은 다른 만화팬들을 일으켜 ‘
만(http://www.mahn.co.kr)
’이란 이름의 만화중심 대중문화언론을 만들었다. 문화단신 한 켠에 등장하는 기타문화장르로서의 만화가 아니라 만화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자 하는 움직임이다. 계간만화를 만들며 고급만화정론지를 표방한
씨엔씨 레볼루션도 코믹뱅(2006년 03월 Vol.37)
이라는 만화종합미디어를 만들고 날개짓에 한창이다.
악진(2003년 04월 Vol.17)
,
코믹스(2004년 04월 Vol.23)
같은 언더만화와
두고보자(2002년 06월 Vol.14)
같은 만화비평지도 묵묵히 제 갈 길을 가고 있다. 여기에 더해 희귀중고만화서점
좋은책 많은데(2005년 10월 Vol.34)
와
종합만화전문서점 툰크(2005년 09월 Vol.33)
등의 만화서점도 만화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제 몫을 하고 있다.
수많은 가능성들이 점쳐지고 희망의 목소리들이 모인다. 이들의 빛나는 열정과 함께 만화의 미래는 밝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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