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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방 손님과 어머니> 표지 이미지중 |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라는 타이틀을 마주하면 많은 이들의 머릿속에는 1960년대판 흑백 영화 속에서 흘러나오는 또랑또랑한 옥희의 목소리를 먼저 기억해낼 것이다. 이처럼 예전 시절에 아련한 향수로서 옥희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게임방 손님과 어머니>는 하나의 쇼크일지도 모른다. 아련함? 순박함? 그런 거 없다.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라는 타이틀을 마주하면 많은 이들의 머릿속에는 1960년대판 흑백 영화 속에서 흘러나오는 또랑또랑한 옥희의 목소리를 먼저 기억해낼 것이다. 이처럼 예전 시절에 아련한 향수로서 옥희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게임방 손님과 어머니>는 하나의 쇼크일지도 모른다. 아련함? 순박함? 그런 거 없다.
하나. 캐릭터는 게임방에서 만들어진다
오늘날 게임방이라는 곳은 어떤 곳인가. 작품 속에서 옥희의 엄마 황가영도 이야기했듯이 낮 동안 초등학생에서부터 오후에는 중고생, 그리고 밤에는 20대 이상의 성인들이 번갈아가며 드나들면서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현재를 만들어가는 곳이다. 몇날 며칠을 게임만 하다가 폐인에 이르는 사람도 생겨나는 곳이 바로 게임방의 현실. 때문에 이곳을 운영한다는 것은 단순히 가게를 열었다 닫는 것이 아닌 다양한 인간관계를 형성한다는 것을 뜻한다. 조금 전까지 중고생을 손님으로 받다가도 금세 단속 나온 경찰과 마주해야 하며, 판석이처럼 십 수 시간을 게임만 하다가 실려 나가는 손님도 감당해야 한다. 이 같은 게임방을 운영하는 주인공 황가영. 그래서 그녀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순정만화의 주인공처럼 다소곳한 인물이 아니다.
둘. 사건도 게임방에서 만들어진다그처럼 다양한 인간들이 드나드는 곳이니만큼 사건도 다양한 모습으로 발생할 터. 때문에 여교사가 고스톱을 치고 있어도 혹은 고등학생이 버젓이 에로물을 보고 있어도 크게 놀랄만한 사건은 못된다. 아니, 오히려 매일매일 스트레스를 받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휴식공간으로서는 그것이 자연스러운 모습이기까지 하다. 같은 길드의 동료가 속임수에 당했다고 다른 동료들이 앙갚음을 대신 해주는 것이 이곳의 정당한 문화. 때문에 이미 수년 전에 기억 속으로 사라졌을 법한 게임 브뤼셀로 날밤을 세다가 쓰러졌다는 것이 더욱 대서특필할 만한 사건이다. 오늘, 게임방에서의 사건은 그렇게 만들어진다.
셋.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님은 특별해야 한다이 같은 게임방에 드나드는 손님 가운데 특별한 한 명, 그가 바로 작품의 타이틀이 지칭하는 ‘게임방 손님’이 된다. 이름은 한판석, 중후한 느낌의 양복신사가 아니라 몇날 며칠 마감에 찌들어 꼬질꼬질한 모습 그대로 게임을 하러 와 폐인의 전형을 보여준 인물.
허나, 그가 특별한 손님일 수 있는 것은 ‘꽃미남에 키도 크고 능력도 출중한 만화가’라는 프로필을 가졌다는 점. 이 정도면 주위 배경으로 꽃가루를 날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게다가 옥희 어머니보다 연하라지 않는가. 옮거니, 그렇지 않아도 연상녀 연하남이 대세인 요즘의 분위기와 아귀가 딱 맞다.
유아린과 한판석의 우정, 같은 게임방업계의 라이벌 오르부와 리와의 경쟁, 가영의 과외교사였던 태우의 등장 등 작품은 여러 갈래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지만 그 중심에는 항시 게임방이 자리 잡고 있다. 마치 요즘 어딜 가더라도 흔하게 접할 수 있는 현실의 게임방처럼 말이다.
- 기본 정보 - 책 제목 : 게임방 손님과 어머니 작 가 : 글,그림 기선 출 판 사: 서울문화사, 총 3권(완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