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년대 들어와 인터넷은 만화의 발표 무대로 각광을 받고 있다. 독자들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으며, 종이매체가 지니는 단점을 극복하고 인쇄에 소요되는 제작비에 대한 부담 없이 작품 발표가 가능해진 것이다. 하지만, 많은 경우 인터넷에서 발표되는 작품들은 일상의 소소함이나 개인적인 단상을 테마로 삼음으로써 기존 오프라인 출판만화에서 보여주었던 극적인 재미는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이 같은 ‘에세이툰’의 범람 속에서 <순정만화>가 웹툰을 통해서도 드라마가 가능함을 보여주었다면,
강도하의 <위대한 캣츠비>는 s이러한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입증해준 작품이다.
극적 사실성이 담보하는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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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캐츠비> 1부 1화 그녀의 선물 中 |
사실 만화방이나 잡지연재를 통해 만화를 즐겨왔던 독자들에게 웹 만화는 어딘지 모르게 불편하다. 아무리 이미지가 대세라고는 하지만 작품 전체를 가로지르는 큰 줄거리 없이 그저 한 두 컷의 작화와 몇 마디 대사로 끝나버리는 형식이 만화 즐김이들에겐 호의적으로 받아들여지지가 않는 것이다. <위대한 캣츠비>는 이러한 선입견을 극복하고 브라우저를 통해 만화를 보는 재미가 어떠한가를 제대로 구현시켜 주었다.
컷과 컷을 잇는 유려한 연출과 매 컷을 빽빽하게 메우고 있는 컬러, 그리고 무엇보다 작품 전체를 아우르는 스토리는 만화를 즐기는 이들에게 행복감을 부여한다. 여기에 추가되는 또 다른 특징이 있다. 그것은 개, 고양이 등의 동물 캐릭터를 빌려 인간계의 희비극을 구체화시키고 있다는 사실이다. 동물이 아닌 인간들이 등장했다면 자칫 과도하다고 느껴졌을지도 모를 행동과 대사들은 캣츠비와 하운두 그리고 페리수와 선이였기에 너무나 자연스럽게 소화된다. 인간보다 더욱 인간적인 동물 캐릭터들의 합창은 그렇게 독자들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만화적 과장이 보여주는 희망C급 인생이라. 작품의 주인공 캣츠비는 친구인 하운두의 노동 덕분에 먹고사는 만년 백수신세다. 이렇다보니 결혼정보회사에 이름이라도 올려놓고자 해도 직원부터 무시하는 처지. 변변한 직업이 있어, 벌어 놓은 것이 있기를 해, 그렇다고 든든한 빽이라도 있다면 모를까. 암만 잘 매겨도 C급인 것이다.
헌데, 같은 C급이라는 이 여자, ‘선.’ 그녀는 캣츠비에게 희망을 준다. 정주고 마음 주고 사랑도 주고 나서도 남이 되어 떠나지 않는 이 여자. 아~! 아마도 작가는 이 힘든 세상에서 살아가다보면 언젠가는 희망이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일까. 가진 것 없고, 가질 것도 없을 지라도 당신은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
사람이 사람에게 바라고 해주는 것은 그리 큰 것이 아니다. 그저, 선이 자장면을 먹을 때 나무젓가락을 갈라서 건네 줄 수 있는 캣츠비의 마음 씀씀이면 충분한 것. 그렇게 서로에게 존재 그 자체로 희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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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 - - - - - <위대한 캐츠비> 캐릭터 - - - - - - - - - - - - - - |
작품은 캣츠비를 중심으로 하운두, 페리수 그리고 선 등의 복잡다단한 관계를 보여주며, 이를 통해 스토리가 있는 만화의 재미가 무엇인지 한껏 보여준다. 그리고 그 재미를 느끼는 과정에서 우리는 주인공들이 지닌 젊음의 상처와 사랑의 아픔을 어루만지게 될 것이다.
[기본 정보]
책 제목 : 위대한 캣츠비
작 가 : 글그림 강도하
출 판 사: 애니북스, 전 6권(완결)2006년 9월 vol. 43호
글 : 김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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