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해피엔딩> : 보편적 사랑의 모습
[출처] 네이버웹툰/반드시 해피엔딩/불사&재림&플아다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더이상 어떤 고난과 역경도 찾아올 여지도 없는 그야말로 꽉 닫힌 해피엔딩. 로맨스 장르에서 바라는 완벽한 결말이다. 우리는 주인공들이 고난과 역경을 겪고, 마침내 사랑의 결실을 맺으며 이야기가 끝이 난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모두 다 아는 이야기는 여전히 통용된다. 오히려 너무나도 끝이 명확하기에 이야기를 즐길 수 있는지도 모른다.
<반드시 해피엔딩>은 제목부터 장르적 특성이 명확히 드러난다.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웹툰이기에 이야기의 결말을 이미 알고 있지만, 알아도 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뛰어난 작화와 구성 때문이다. 원작 소설의 복잡한 사건과 심리적 묘사를 웹툰에서는 적절하게 재편한다. 복잡한 사건은 충분한 설명을 곁들여 독백 대사들로 갈음하고, 미묘한 감정의 묘사는 주인공들의 표정을 통해 제대로 전달한다. 특히나 로맨스 장르에 걸맞은 주인공들의 외모는 내용에 더욱 집중하도록 만드는 필수요소다.
<반드시 해피엔딩>은 재벌 남자 주인공과 평범한 여자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라는 전형적인 공식에서 변주를 시도한다. 로맨스 장르에서 기본적으로 유지되는 갈등의 요소를 제거한 것이다. 심각한 삼각관계도 없고, 고부갈등도 없다. 계층에서 빚어지는 갈등도 현저히 적다. 이야기 속의 갈등 요소는 주인공들의 사랑을 방해하는 것이 아닌, 주인공의 성장에 대한 것으로 집중된다. 하지만 <반드시 해피엔딩>이 로맨스의 정석으로 느껴지는 것은, 관계의 재구성을 기반으로 하는 사랑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반드시 해피엔딩>은 로맨스의 보편성을 획득하게 된다.
[출처] 네이버웹툰/반드시 해피엔딩/불사&재림&플아다
연우와 선재는 특별한 이유도 없이 결혼을 한다. 서로에 대한 가벼운 호감과 호기심만 있는 상태에서 시작된 관계는 오래가지 못한다. 연극처럼 유지되던 2년간의 결혼 생활에 종지부를 찍던 날, 남편 선재는 교통사고로 사망한다. 완전한 이별을 맞이하고서야 연우는 선재의 행동에 의문을 갖게 되고, 되돌리고 싶어 한다. 모두 예상하듯 ‘회귀’의 이유는 선재에 대한 사랑이지만 연우는 자각하지 못한다. 다시 돌아간 과거에서 연우는 끊임없이 선재의 ‘무사’와 ‘생존’을 기원하며 적극적으로 죽음을 막고자 한다. 이 과정에서 연우와 선재는 사랑을 확인하게 된다. 사랑을 깨닫게 되는 이유가 선재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선재의 건강을 확인하기 위한 관찰에서 그들은 끊임없이 부딪히고 서로를 제대로 인식하게 되기 때문이다. 선재를 지키려는 연우의 무모하고도 부단한 노력은 어쩌면 사랑을 유지하기 위한 당연한 전제조건이 된다.
[출처] 네이버웹툰/반드시 해피엔딩/불사&재림&플아다
<반드시 해피엔딩>에서의 사랑의 걸림돌은 외부 요인이 아닌 두 사람 사이의 ‘오만과 편견’ 때문이다. 호감이 있었지만 표현하지 않았고, 오해가 있었지만 그대로 묻고 넘어갔기에 회귀 이전의 연우와 선재는 동일한 인물이지만 서로가 사랑으로 인식하지 못한다. 따라서 완전히 상실한 후에서야 사랑을 깨닫게 된 것이다. 서로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을 때, 존재하고 있던 호감은 식어 버릴 수도 있다는 사랑의 단순하고도 복잡한 진리를 연우와 선재는 운명을 거스르고서야 깨닫는다.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내고 그 모습을 제대로 바라봐야만 사랑이 빛을 발할 수 있다는 것이 <반드시 해피엔딩>의 사랑이다. 오만과 편견을 넘어서서 있는 그대로의 당신을 바라보는 노력이야말로 ‘반드시 해피엔딩’의 전제조건이자 사랑의 보편적 모습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