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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부K> : 복수를 위한 복수에 의한

<청소부K>/신진우&홍순식/투유드림

2022-09-08 한유희

<청소부K> : 복수를 위한 복수에 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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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투유드림/청소부K/신진우&홍순식 

좋아하는 장르는 쉽게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늘 똑같은 이야기는 사람들을 매혹할 수 없다. 특히 대상, 장르가 제한적일 경우에는 양산형 웹툰이 빠르게 제작된다. 특정 장르를 선호해서 유입된 독자들은 이야기에 빠르게 몰입하지만 동시에 비슷한 패턴의 작품들에 쉽게 질리게 된다. 더 큰 재미를 원하지만 비슷한 작품만으로는 충족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탑툰에서도 마찬가지다. 탑툰은 흔히 말하는 남성향웹툰 사이트로, 성인 인증을 거친 후 접할 수 있는 작품들 대부분은 고수위 작품들이다. 특성 장르가 주축이 되면서 플랫폼은 다양성을 놓치기 쉽다. 다양한 작품이 연재될 때 웹툰과 플랫폼의 파급력은 극대화된다. 동시에 탑툰 만의 재미있는독점 작품을 연재해야만 한다. <청소부 K>는 탑툰을 선호하는 독자들과 탑툰을 처음 접하는 독자까지 매혹할 수 있는 작품이다. 

복수의 당위성

<청소부 K>는 복수극이다. 시즌 1은 딸이 성폭행을 당한 후 가해자들을 모두 처단하는 이야기이다. 딸이 죽음에 이르기까지 김진의 무력감은 복수를 더욱 극적으로 만든다. 가해자들은 부모의 비호 아래 죄를 죄로 인식하지 못했고, 부모는 자신들의 권력을 위시하며 모든 것을 덮으려고만 했다. 그들의 죗값은 제대로 치러지지 않는다. 이로 인해 김진은 복수를 결심하게 된다. 딸을 잃은 분노로 김진은 가해자들을 잔인하게 고문하고, 참혹하게 죽인다.

김진이 국가정보원의 흑색요원이라는 특이성이 전제되었기 때문에 살인과 고문은 더욱 의미를 지닌다. 김진의 복수 이전의 살인은 모두 나라를 위한 정의에서 비롯된다. 그는 자신의 딸 수희가 잘 살아갈 수 있는 정의로운 나라를 위해 헌신한다. 하지만 딸의 죽음 이후 목숨을 걸고 지켜 왔던 국가가 바라는 정의와는 다른 사적 정의를 실행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정의를 위해 김진은 사적 살인을 택하게 되는 것이다. 복수 자체가 부패한 사회 권력을 심판할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된다는 점에서 김진의 처단은 큰 죄의식 없이 진행된다. 오히려 정의를 적극적으로 실행하고 있는 모습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완전 연소의 복수

흥미로운 점은 시즌 2에서도 지속적으로 동일한 주제를 반복하며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적 복수가 확장되었지만 여전히 김진은 본인이 정한 선을 넘지 않는다. 약자들을 최대한 배려하고, 죽이지 않아도 될 때는 살인을 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시즌 2에서는 이러한 김진의 복수와 정의와 대척점을 이루는 모방범을 등장시킨다. 정의와 복수에 대해 다시 한 번 독자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모방범의 살인은 죽여도 되는 대상을 향한다. 문제는 복수를 위한 살인에 자신의 이득이 전제되고 있다는 점이다. 살인과 폭력이 계속될수록 모방범은 완전히 자신을 위한 복수와 정의를 실현하며, 모든 자제력을 잃는다. 무차별적인 폭력성이 발현되는 것이다. 복수의 칼날은 어디를 향해야 하며, 누가 쥘 수 있을까. <청소부 K>는 복수의 과정과 행위, 결과에 대해 다시 한 번 질문한다.

[출처] 투유드림/청소부K/신진우&홍순식 

<청소부 K>는 사회적 정의와 복수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보편적인 이야기일 수 있다. 하지만 탑툰이라는 플랫폼에서 독점적으로 연재되고, 시즌 2까지 인기리에 완결될 수 있었던 것은 기본적으로 재미가 보장되기 때문이다. 탑툰에서 으레 기대했던 웹툰과는 다른 장르인 <청소부 K>는 플랫폼에서의 다양성을 확장시킨다. 빠른 이야기 전개와 통쾌한 액션, 확실한 복수를 통해 <청소부 K>는 또 다른 의미로 성숙한 독자들을 위한 웹툰 플랫폼으로서의 탑툰을 기대하게 한다.

필진이미지

한유희

문화평론가. 제 15회 <쿨투라> 웹툰부문 신인상으로 등단.
2021년 만화평론 공모전 우수상 수상.
경희대 K-컬처 스토리콘텐츠 연구원으로 웹툰과 팬덤을 연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