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희0(tngmlek0)> : 인터넷 방송과 스트리머를 둘러싼
[출처] 네이버웹툰/수희0(tngmlek0)/생일기분
1.
유튜버나 인터넷방송을 진행하는 BJ, 스트리머는 MZ세대에게 그리 낯선 존재가 아니다. 인기 있는 유튜버나 스트리머, BJ는 이제 하나의 직업으로 인정받았을 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선망하는 장래 희망이 된 지 오래다.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은 뉴스가 되어 여러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며 가십거리가 된다. 인터넷에서 몇 마디 하고 쉽게 돈을 버는 것처럼 보이는 이들을 부러워하는 이들도 많고, 인기 있는 BJ나 스트리머가 되고 싶지만 되지 못해 우울해하는 사람도 많다.
웹툰 <수희0(tngmlek0)>(이하 수희0)는 평범한 직장인에서 인터넷 방송 스트리머가 된 여성의 이야기다. 가난한 형편에 내세울 것 없는 주인공 수희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인기 없는 동생이 진행하는 1인 게임 방송에 우연히 출연했다가 직접 인터넷 방송을 시작한다. 청순하고 예쁜 외모를 가진 수희는 단시간에 인기 있는 스트리머가 되어 많은 시청자의 주목을 받는다. 별 생각 없이 잠깐만 하고 끝내려고 했던 인터넷 방송에서 헤어나올 수 없는 상황으로 점점 빠져든다.
[출처] 네이버웹툰/수희0(tngmlek0)/생일기분
2.
요즘 웹툰, 웹소설의 트렌드 중 인터넷방송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들이 생각보다 많다. 웹소설 <BJ소드마스터>는 판타지 세계를 배경으로 소드마스터가 되고자 노력하는 주인공에게 인터넷방송을 보는 시청자가 후원과 격려를 통해 주인공을 함께 키워나가는 이야기다. 웹툰 <전지적 독자 시점>에서는 일상이 소설로 변한 세계에서 스타 스트림(星流) 시스템에 접속한 성좌(별자리)들은 인간을 화신으로 삼거나 코인을 후원한다. 인터넷 방송의 시스템이 웹툰과 웹소설의 설정으로 자리잡은 것이 어색하지 않다.
기술의 발전과 함께 대중화된 인터넷 방송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재화의 거래가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는 현장이다. 스트리머의 재능이나 외모가 시청자의 후원금과 교환된다. 시청자는 익명성 뒤에 숨어 평소에 억눌러왔던 욕망을 미션이라는 수단으로 당당하게 요구한다. 미션에 걸린 후원금은 스트리머가 시청자가 원하는 행동을 하게 하는 동기로 작용한다. 내가 돈을 후원한다는데 무슨 상관인가라는 마음과, 시키는 행동을 하면서 당당하게 돈을 요구하는 마음, 즉 상호 보상심리가 작동하는 셈이다. 후원금액에 따라 BJ의 행동은 점점 대담해지고 시청자는 갈수록 점점 센 강도의 자극을 원한다.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가능한 행동이다.
[출처] 네이버웹툰/수희0(tngmlek0)/생일기분
3.
<수희0>의 작화는 전체적으로 어두운 채도의 톤을 중심으로 아슬아슬하고 불안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학교폭력, 인터넷 BJ간 사생활 폭로, 가스라이팅, 스토킹 등 사회문제를 자극적이지 않게 풀어내지만 핍진하게 현실을 재현한다. 수희 역시 처음에는 시청자들과 이야기 하는 것이 좋아 순수하게 인터넷 방송을 시작하지만 그를 둘러싼 사람들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스트리머와 시청자의 관계 뿐만 아니라 남자친구, 그리고 가족 간의 관계, 동료 스트리머 간의 관계 등 인터넷 방송을 하면 할수록 수희를 둘러싼 관계는 더욱 꼬여간다. 어느 네티즌의 댓글처럼 수희네 가족의 진짜 비극은 가족인데 속내를 제대로 보여주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대중과의 소통을 직업으로 삼는 스트리머가 정작 가족이나 남자친구, 동료와 소통이 단절된 상태는 아이러니하다.
그나마 수희 주변 인물 중에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여전히 수희를 지지하는 것은 여동생 수정이다. 아직 어리기 때문에 아무것도 모르는 동생일 수는 있지만 수정의 존재는 수희를 무너지지 않게 붙잡아 주는 유일한 버팀목이자 변치않는 지지자이다. 지옥 같은 현실에서 과거(아빠)의 어두운 기억, 현재의 불안한 관계(남자친구, 채훈, 시청자 등) 속에서도 미래(수정)를 지향하는 희망 한 점이 아직 수희에게 남아있다. 연재 중인 <수희0>의 스토리는 어디로 흐를지 모른다. 수희는 주위와의 관계를 어떻게 회복할지, 인터넷 방송을 통해 자신의 미래를 어떻게 헤쳐 나갈지. 수희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함께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