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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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판매] 사쿠라장의 애완 그녀 : 9월10일 발간예정

“카와니시 선생님, 그건 말도 안 돼요~. 이소야마는 제 말...그러니까 - 다른 사람의 말을 아예 안 듣는다니까요.” 청춘(靑春)의 심볼은 과연 무엇일까? 싱그럽고 기운 넘치는 육체와 빛나는 땀방울? 수줍어하는 면과 과격한 면이 동시에 존재하는 불안한 정신상태?...

2013-02-06 석재정
“카와니시 선생님, 그건 말도 안 돼요~. 이소야마는 제 말...그러니까 - 다른 사람의 말을 아예 안 듣는다니까요.” 청춘(靑春)의 심볼은 과연 무엇일까? 싱그럽고 기운 넘치는 육체와 빛나는 땀방울? 수줍어하는 면과 과격한 면이 동시에 존재하는 불안한 정신상태? 무언가에 몰두할 것을 끊임없이 찾아다니지만 그저 빈둥거릴 뿐인 사회적인 처지? 짝사랑에 설레고 첫사랑에 절망하는 열정? 장구한 인류의 역사 속에서 수많은 작가들이 ‘청춘’을 주제로 삼아 시대별로 다양한 작품들을 세상에 선보여 왔지만, 이 단어를 한마디로 정의내릴 수 있는 명확한 개념은 없는 것 같다.<참고적으로 사전에 나온 ‘청춘’의 의미는 만물(萬物)이 푸른 봄철이라는 뜻으로, ①십 대 후반(後半)에서 이십 대에 걸치는, 인생(人生)의 젊은 나이 ②또는, 그 시절(時節)> “손목치기, 막는다. 그리고 내가...퇴격 머리치기. 역시 결승전에서 내가 이긴 거야!” 단순히 만화라는 장르에서만 ‘청춘’의 의미를 한정짓는 것은 좀 무리가 있지만, ‘청춘’은 만화산업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개념이자 소재다. 요즘에야 ‘만화를 보는 어른들’도 많이 늘어나긴 했지만, 여전히 만화의 주 소비층은 어린이, 청소년들이고, 그들에게 강력하게 어필할 수 있는 스토리나 캐릭터 역시, ‘청춘’의 한 가운데를 살아가는 인물들과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어느 철학자가 얘기한 ‘청춘’의 정의가 만화라는 장르와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청춘은 질풍노도(疾風怒濤)의 시기다.” “강한 사람은 동작과 기술이 모두 아름답다. 그걸 알게 되어 기뻤어요.” 여기에 소개하는 만화 “무사도 식스틴”은, 성격이 판이한 두 명의 여고생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검도(劍道)’의 세계 안에서 우정과 경쟁을 통해 그들이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한마디로 말해서 ‘식스틴’의 시기를 겪는 여고생들의 싱그럽고 활기찬 청춘물인 것이다. 청춘을 무대로 한 스포츠 만화가 거의 다 그렇듯, 이 작품에서도 라이벌, 경쟁, 노력, 우정 등의 요소가 필수적으로 등장하고, 주인공들이 갈등과 화해를 반복하며 ‘성장’을 해나간다는 스토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카와니시 선생님....저는 3살 때 처음으로 죽도를 잡은 이후 패배했는데도 칭찬받는 검도는 한 적이 없습니다.” “무사도 식스틴”이 특별했던 이유는, ‘검도’라는 ‘무도이자 스포츠’를 소재로 삼은 청춘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주인공들이 여자였다는데 있다. “슬램덩크”로 대표되는 스포츠 만화의 주인공들은 거의 대부분이 남자였고, 그들이 경쟁을 통해 뿜어내는 역동성과 긴장감이 만화를 즐기는 핵심적인 재미였다. 이 작품은 고등학교 검도부를 무대 삼아 두 명의 여고생이 펼치는, ‘조용하고 아름다운 긴장감’이 작품 전면에 은은하게 흐르는 색다른 스포츠 만화이자 성장 만화이다. 총 3권으로 완결되어서 읽기에도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