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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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 프랑

“마다라키 나오미츠, 세계대전 당시 생화학 부대에 속해 있었으며, 생명 공학 분야에서는 세계 톱 수준의 두뇌를 보유, 전후 행방을 감추어 일설에 따르면 미국, 이스라엘 등 여기저기를 전전하며 연구를 계속하고 있었던 듯하나, 최근 일본에 돌아왔다고 한다.” 어디서도...

2012-11-26 김현우
“마다라키 나오미츠, 세계대전 당시 생화학 부대에 속해 있었으며, 생명 공학 분야에서는 세계 톱 수준의 두뇌를 보유, 전후 행방을 감추어 일설에 따르면 미국, 이스라엘 등 여기저기를 전전하며 연구를 계속하고 있었던 듯하나, 최근 일본에 돌아왔다고 한다.”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매우 유니크한 작품 하나를 소개할까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좀 생소한 이름의 작가 키기츠 카즈히사가 그린 “프랑켄 프랑”이란 작품으로 현재(2012.09) 한국어판으로는 6권까지 출간되었다. “생물학의 악마라 불린 마다라키 나오미츠, 그 외과적 기술은 저승에서 방황하는 인간마저 다시 불러온다 하여, 통칭 지옥에 내려온 ‘거미줄’, 그의 힘 덕분에 이승에 돌아온 한 장관이 존경을 담아 그를 그렇게 부르기도 했지요.” 이 작품의 주인공인 ‘프랑’은 사람이지만 사람이 아닌, 쉽게 정의내리기 힘든 생명체인데, 작품 속에서 한 번도 본격적으로는 등장하지 않지만, 생명공학 분야와 외과 분야에서 ‘세기의 천재’로 불리는 마다라키 나오미츠 박사가 창조해 낸 소녀의 모습을 한 만능 외과의다. “블랙잭”보다 훨씬 진보한 의학기술과 과학적 기반 및 장비를 보유하고 있으며 외모 역시 범상치 않다. 충격을 받으면 눈알이 빠지기도 하고, 칼로 온몸을 난자당해도 자신이 스스로 시술을 해서 다시 살아난다. 응급을 요하는 수술을 할 때는 6~8개의 팔을 달아 수술 속도를 높이기도 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인간의 사고와 감성을 지닌 인조인간인 것이다. “죽은 사람을 살려 내는 건 원칙적으로 불가능하거든? 인간은 생명체인 동시에 정보의 집합체이기도하다구. 시체를 움직이게 하는 건 간단하지만, 생전의 개성까지 유지시키려면 얘기가 달라진단 말이야. 선천적 특징, 학습에 의한 기억, 거기에서 생겨난 감정...그런 정보들은 분자와 함께 배열이 바뀌어 있지. 그것들을 종합한 ‘그’라는 개체는 이제 없어.” 그러나 이 작품이 재미있는 건 주인공인 프랑이 ‘인조인간 외과의’라서가 아니다.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프랑’에게 매우 ‘독특한 의뢰’를 해오고, 프랑은 그걸 천재적인 외과 기술과 최첨단의 과학력으로 실현시킨다. 그런데 의뢰인이 원래 의도했던 목적과는 아주 다른 결론이 도출되곤 하는데 그것이 독자들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기발하다. 매 에피소드마다 ‘불가능해 보이는 의뢰’를 해오는 의뢰인이 있고, ‘어떤 형태가 되었든 그 의뢰를 해결해내는’ 주인공이 있으며, 결론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버리는 것이 이 작품의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진행방식’이다. 작품의 장르가 ‘메디컬 호러 판타지’다 보니 ‘19세미만 구독불가’라는 빨간 딱지가 책표지에 당당히 붙어있을 정도로 매우 잔인하고 역겨운 장면들이 수시로 등장하지만 무척 ‘재미’있다. 에피소드 별로 등장하는 ‘의학적 지식’이나 ‘과학 정보’도 아주 충실해서 독자들을 만족시키는데 부족함이 없고, 무엇보다도 인간의 욕망에 대한 작가의 깊이 있는 통찰력이 돋보인다. 만화의 상상력이 어디까지 펼쳐질 수 있는지 유감없이 보여주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