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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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 여름

“여기 적혀있는 일을 실행할 생각이라면 돌려줄 수 없어, 다른 사람에게는 입 다물고 있을 테니까 무슨 생각인지는 몰라도 바보 같은 짓은 하지 마.” “나츠메 우인장”의 작가 미도리카와 유키의 단편집 “그 해 여름”이 출시되었다. 또 다른 단편집 “반딧불이의 숲으로...

2010-08-12 유호연
“여기 적혀있는 일을 실행할 생각이라면 돌려줄 수 없어, 다른 사람에게는 입 다물고 있을 테니까 무슨 생각인지는 몰라도 바보 같은 짓은 하지 마.” “나츠메 우인장”의 작가 미도리카와 유키의 단편집 “그 해 여름”이 출시되었다. 또 다른 단편집 “반딧불이의 숲으로”와 함께 “나츠메 우인장”과 비슷한 디자인의 표지를 깔고 서점에 놓여졌다. 미도리카와 유키는 세심하면서도 부드러운 분위기의 판타지 “나츠메 우인장”을 선보이면서 한국 독자들 사이에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는데, 신인작가가 아니라 일본에서 1998년에 데뷔한, 무려 12년의 경력이 붙은 관록 있는 작가다. “거짓말을 못하는 이케다 고로, 대체 누구를 죽이려는 거지?” 미도리카와 유키는 1998년 "꽃도둑(花泥棒)"이라는 작품으로 제74회 LMS ‘최고의 루키상’을 수상하였다. 이 작품을 잡지「LaLa DX」 5월호에 처음으로 게재하였으며, 같은 해 "커피 알레르기(??ひらり)"로 제18회 "LMG 프레쉬 데뷔상"을 거머쥐었다. "커피 알레르기"가「LaLa DX」11월호에 실리면서 만화가로서 정식으로 데뷔하였고 이후 1999년 「LaLa」에 실린 첫 작품인 "붉게 피는 소리"가 독특한 연출로 인기를 얻어 장편으로 연재를 계속하게 되었으며, 이 작품으로 제25회 "하쿠센샤 아테나 신인대상"에서 우수상을 수상하였다. 현재「LaLa DX」에서, "나츠메 우인장(夏目友人帳)"을 연재하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붉게 피는 소리", "진홍색 의자", "나츠메 우인장", "그 해 여름", "반딧불이의 숲으로"를 학산문화사에서 발간하였다. “수첩에는, 감정에 휩쓸린 듯 갈겨쓴 페이지가 있었다. 거기에는 마구 날아가면서도 보기 좋은 그의 필체로 계획이라기에는 허술한 그래도 확실히 사고로 꾸며 타인의 생명을 빼앗을 수 있는 방법이 몇 개나 적혀있었다. 진심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이렇게 글씨를 예쁘게 쓰는 녀석이, 이런 생각을 하며 살고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하다.” “그 해 여름”은 네 편의 작품으로 이루어진 단편집이다. 첫 번째 “그 해 여름”, 두 번째 “꽃의 흔적”, 세 번째 “추운 날도”, 네 번째 “이름 없는 손님”, 이렇게 총 4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책이다. “그 해 여름”, “꽃의 흔적”, “추운 날도”는 모두 같은 학교를 무대로 한 청춘물이고 주인공들도 매 편마다 조금씩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나츠메 우인장”을 읽으면서도 느낀 거지만, 이 작가는 학교를 무대로 한 로맨스물에 아주 뛰어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세 편의 단편에서도 그런 작가의 장점이 유감없이 발휘되는데, 별 기대 없이 편안하게 읽어나가다 보면 이 작가가 만들어 놓은 감정의 흐름에 몸이 맡겨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 단편 “이름 없는 손님”은, 이 작가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깔끔한 단편이다. 일종의 부록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