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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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트 뱀파이어

“미완의 그들...둘이 하나 될 때, 그리고 하나가 둘이 될 때, 시작과 끝을 가지리라.” 요즘 한국 신인 작가들 대부분이 작품을 만들 때 판타지 장르를 선호하는 것 같다. 예전에는 사회적인 주제를 가지고 관계에 대해 이야기 하거나 현실에 대해 사유하는 작품들이 ...

2010-03-10 유호연
“미완의 그들...둘이 하나 될 때, 그리고 하나가 둘이 될 때, 시작과 끝을 가지리라.” 요즘 한국 신인 작가들 대부분이 작품을 만들 때 판타지 장르를 선호하는 것 같다. 예전에는 사회적인 주제를 가지고 관계에 대해 이야기 하거나 현실에 대해 사유하는 작품들이 많았고, SF나 판타지를 택하더라도, 그 속에 풀어내는 이야기는 결국 현실에 대한 고민들이 많이 드러난 작품들이 꽤 있었는데, 요즘 나오는 신인 작가들의 작품에서는 그런 요소는 거의 찾아볼 수 없고, 철저하고도 완전한 판타지를 추구한다. 마치 온라인 게임처럼, 이것이 세대별로 다른 특징인 건지, 아니면 게임이나 소설, 영화 등 창작에 영향을 끼치는 다른 분야의 엔터테인먼트가 대부분 그런 코드여서 그런 건지, 아니면 단순히 일본이나 미국의 유행이 한국에서도 요즘 먹히고 있는 건지, 정확히 답을 내릴 수는 없지만, 어쨌든 너무 한 쪽으로만 창작 경향이 치우치는 것 같아 심히 걱정스럽다. (물론 모든 신인 작가가 다 그렇다는 뜻은 아니다) “내가 뱀파이어 그 자체인 것처럼...너도 뱀파이어 그 자체니까!!” 여기에 소개하는 김문식의 “루트 뱀파이어”는, 서울 문화사에서 발행하는 만화잡지 ‘점프’에 연재되고 있는 판타지 만화로, 현재 단행본으로 2권까지 출간되어 있다. 판타지에 적합한 소재인 ‘뱀파이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액션 활극으로, 그리 완성도 높은 작품은 아니다. “뭐, 예상보다는 늦었지만...성스러운 생일과 뱀파이어 세계에 온 걸 축하한다. 미완의 뱀파이어 구묘!!” 뱀파이어는, 동양보다는 서양 쪽에서, 가장 익숙한 판타지이자 호러 장르의 주인공이다. 헐리웃에서 만든 모든 판타지 호러 영화에는 뱀파이어가 등장하지 않는 것이 없다고 할 정도로 무척이나 대중적인 소재다. ‘흡혈’과 ‘불사’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 이 매력적인 소재는, 신과 인간의 중간에 위치한 고뇌에 찬 존재라거나, 천사와 악마 양쪽 모두의 특징을 지닌 신비한 존재로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우리는 미완의 뱀파이어, 즉 돌연변이야” “루트 뱀파이어”의 주인공인 두 명의 남자는, 뱀파이어들에게는 목숨을 위협 받고, 인간들에게는 배척당하는, 완전하지 못한 뱀파이어, 즉 ‘돌연변이’다. 작품은 미완의 뱀파이어로서 피 튀기는 삶을 살아온 바토리 빈센트가, 자신과 운명의 페어를 이룰 또 다른 미완의 뱀파이어 구묘를 찾아 한국에 오면서부터 시작된다. “루트 뱀파이어”를 한 마디로 평하자면, ‘그림은 좋으나 스토리가 너무 어설프다’일 것이다. 작가가 ‘연출과 구성’에 대해서 더 공부해서 스토리를 좀 정리 할 필요가 있다. 이야기가 너무 산만하게 얽혀있어, 집중하기가 매우 힘들기 때문에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은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