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TH 고스
“처음 그 여자애에게 흥미를 느낀 것은, 새카만 옷자락 끝으로 엿보인, 그녀의 하얀 손목이 하얀 도자기처럼 아련히, 그 ‘흔적’을 떠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츠 이치(乙一) : 1978년 10월 21일 후쿠오카 현(福岡?) 출생. 본명은 아다치 히로타카(安達?...
2010-01-29
김진수
“처음 그 여자애에게 흥미를 느낀 것은, 새카만 옷자락 끝으로 엿보인, 그녀의 하얀 손목이 하얀 도자기처럼 아련히, 그 ‘흔적’을 떠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츠 이치(乙一) : 1978년 10월 21일 후쿠오카 현(福岡?) 출생. 본명은 아다치 히로타카(安達?高). 혈액형은 A형. 본명으로 영상작가로서도 활동하고 있다. 1996년 "여름과 불꽃과 나의 사체(夏と花火と私の死?)"로 슈에이샤(集英社)의 점프 소설ㆍ논픽션 대상을 수상하여, 17살(집필 당시는 16살)이라는 젊은 나이로 데뷔하였다. 당선에는 쿠리모토 카오루(栗本?)의 강한 추천이 있었다고 한다. 2002년에 출판된 "GOTH 리스트컷 사건(GOTH リストカット事件)"으로 제 3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을 수상하며, 라이트 노벨에서 벗어난 인기를 과시했다. 2004년에는 "손을 잡은 도둑(手を握る泥棒の物語)"이 TEPCO 히카리(도쿄 전력)의 광섬유 인터넷 서비스의 콘텐츠로서 영화화되었는가 하면, 2005년 봄에 "ZOO"의 수록작 중 5개 작품이 영화화되어 전국의 극장에서 공개되었고, 2006년 가을에는 "어두운 곳에서의 기다림(暗いところで待ち合わせ)"이, 2007년 여름에는 "너밖에 들리지 않아(きみにしか聞こえない)"가 극장에서 공개되었다. 2006년에 영화감독인 오시이 마모루(押井守)의 딸이며, 영화 시나리오 작가인 오시이 토모에(押井友?)와 결혼하였다. (인물정보 출처 : 위키대백과 사전) 우리나라에서도 꽤 많은 작품이 번역되어 탄탄한 마니아 층을 가진 일본 소설가 오츠 이치의 “GOTH : 리스트컷 사건(GOTH リストカット事件)”이 소설판과 만화판으로 학산문화사를 통해 동시에 출시되었다. 만화판의 작화는 “NHK에 어서 오세요”로 유명한 오이와 켄지가 맡았다. 여기에 소개하는 것은 검은 양장본 장정이 눈에 확 띄는 만화판 “GOTH”로, 차갑고 날카로운 그림과 섬뜩한 느낌의 이야기가 아주 잘 어울리는 작품이다. “리스트 컷 사건, 나는 전부터 이 사건이 마음에 들었다. 어른의 손, 아이의 손, 동물의 앞발, 범인은 온갖 손을 절단하여 가져가는 거다. 사망자는 아직 없지만, 손에 대한 그 범인의 무시무시한 집착, 나와 같은 ±0℃의 덩어리, 나도 손을 갖고 싶다. 모리노의 손을...” “GOTH”의 주제는 ‘죽이는 인간과 죽는 인간’에 대한, 작가의 집착에 가까운 탐구다. 남녀주인공인 카미야마 이츠키와 모리노 요루는 죽음과 관련된 모든 정보와 사물에 병적일 정도로 집착하는 특이한 고교생이다. 남자 주인공인 카미야마는 죽음과 살인에 관한 마니아로 범행과정을 밝히거나 살인범의 흔적을 찾아내는데 천재적인 소질이 있다. 여자 주인공인 모리노는 자신의 쌍둥이 형제의 죽음과 관련된 비밀을 가진 신비한 느낌이 나는 아름다운 소녀다. 이 작품은 크게 네 개의 살인 사건으로 이루어진, 고급스러운 단편집의 느낌이 매우 강한데, 소설판을 읽어 보지 못해서 원작과의 비교를 하지 못하는 것이 조금 유감이긴 하나, 만화만으로 놓고 볼 조, 꽤나 잘 만들어진 작품이라 평가하고 싶다. 첫 번째 이야기인 ‘리스트 컷 사건’부터 독자들을 끌어들이는 데 있어 아주 훌륭한 구성과 연출을 선보이고 있으며, 개인적으로는 두 번째 이야기인 “암흑계”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세 번째 이야기인 “흙”과 네 번째 이야기인 “기억”은 결말 부분이 너무 애매모호해서 쉽게 평가를 내리기가 힘들다. 이런 장르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환영할만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