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온 GO-ON!
“왕자라고 불리우는 건 잘 생긴 얼굴 때문이 아니다. 그에게는 재능이 있다. 지금이다 싶은 순간에 한 방을 날리는, 내게 없는 무언가를 왕자는 잔뜩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내 역할은 이렇게 재능 있는 사람을 뒤에서 받쳐주는 것이다. 그래, 그런 거야, 분명 그럴 거야,...
2009-11-06
김현우
“왕자라고 불리우는 건 잘 생긴 얼굴 때문이 아니다. 그에게는 재능이 있다. 지금이다 싶은 순간에 한 방을 날리는, 내게 없는 무언가를 왕자는 잔뜩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내 역할은 이렇게 재능 있는 사람을 뒤에서 받쳐주는 것이다. 그래, 그런 거야, 분명 그럴 거야, 그것이 내가 살아가는 길.” 인생에 있어 가장 빛나는 시절이라 회상되곤 하는 청소년기, 흔히들 말하는 청춘, 그러나 사실 그 시절이 아름다웠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당장 내 주위에만 해도 친구 관계 때문에 그 시기가 제일 힘들었다느니, 왕따로 죽고 싶었다느니, 부모님과의 관계가 좋지 못해서 적응할 수 없었다느니, 사회의 쓴맛을 처음 경험해서 우울했었다느니, 하는 암울한 기억을 가진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갈래냐고 물어보면 열에 아홉은 다 싫다고 한다. 그런데 왜 청춘은 인생에 있어 가장 아름다운 시기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묘사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일까? “나와 밴드하지 않을래?” 몸은 어른인데 마음은 어린애처럼 순수한 시절, 그래서 가장 크게 상처를 받기도 하고 가장 크게 환희를 느끼게도 되는 미묘한 시기, 모든 것이 새롭고 모든 것이 암울하기도 한 극단적인 시기, 사람들이 흔히들 생각하는 청춘이라는 시기일 것이다. 이것이 내가 생각한, 청춘이 아름답게 묘사되는 이유다. 어떤 기억이든 이 시기에 경험하게 되는 일들은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깊고 강력하게 각인되는, 감수성이 극도로 예민해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즉,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청춘의 기억은 자신의 편의에 맞게 구성된 환상적인 기억이라는 것이다. “내, 내 이름... 알고 있었어?” 여기에 소개하는 만화 “GO-ON!”은 바로 이런 시절의 이야기를 심도 깊게 파고들어간, 조금은 우울하고, 조금은 현실적인 그런 만화로, 존재감이 없어 모든 것에서 잊혀지고 마는 남자 카타세와 존재감이 너무 커서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는 요모기다가 청춘의 한 가운데서 무언가를 찾기 위해, 무언가를 증명하기 위해 밴드를 결성한다는 이야기다. “내 이름은 카타세 료다!!! 나는 카타오카도 카타야마도 카타기리도 아니야!!! 그리고 시다바리도 아니야!! 나는 카타세다!! 이 멍청이들아!” 소속된 야구부가 갑자원에까지 출전했지만, 3년 내내 보결로 1진의 시다바리 역할이나 하면서 정식 시합엔 나가보지도 못했고, 감독이나 담임조차도 본인의 이름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는 존재감 없는 소년 카타세 료, 그런 그가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한 처절한 싸움을 시작한다. 바로 ROCK MUSIC!! 엄청난 성량을 가진 것이 유일한 재능이지만, 음악에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요모기다에 의해 조련 받으면서 한발 한발 음악의 세계에 빠져들게 되는 우울했던 소년의 이야기 “GO-ON!”, 이런 류의 만화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강력하게 추천할 만하고, 그렇지 않은 분들께도 권할만하다. 청춘은 그저 직선적인 것이니까^^